재혼 노인 커플 성생활 후 배뇨통?
재혼 노인 커플 성생활 후 배뇨통?
  • 이미정
  • 승인 2007.10.26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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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의심 말고 방광염 검사를”

예순 다섯의 황모 할머니는 얼마 전 열 살 연상의 이모 할아버지와 재혼을 했다. 두 사람 다 일찍 배우자를 사별하고 자식 키우며 혼자 살다가 늘그막에 복지관에 다니며 소일하다 감정이 통하게 되었다. 혼자 외롭게 사는 것보다 말동무도 되고 가려운 곳이 있으면 서로 긁어주자며 음식점에서 조졸하게 피로연을 갖고 신접살림을 차렸다.

 

그런데 함께 잠자리를 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황 할머니는 하체가 불편해 재혼한 남편과의 잠자리가 왠지 어색해져 버렸다.


증상은 소변보기가 아주 불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변을 볼 때 아랫배에 저리는 듯한 통증이 있고, 소변을 볼 때나 누고 나서 찌릿찌릿 아프기도 하며, 소변이 자주 마렵다. 또 배설한 후에도 시원치 않은 느낌이 든다. 혹시 ‘내게 숨기는 창피한 병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혼자 끙끙거리며 고민하다 황 할머니는 산부인과를 찾았는데 병명은 ‘밀월성 방광염’으로 밝혀졌다.


방광염은 신혼기의 여성들에게 자주 감염을 일으켜 ‘밀월성 방광염’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즉 신혼 초의 과도한 부부관계로 요도가 자극을 받아 항문 대장균, 질 주위의 균 등이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전달되어 생기게 된다.

 

신혼 초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혹시 성병이 아닌가 하여 배우자를 의심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아니다. 방광염은 부부생활, 요도자극, 임신 등이 원인이 되어 항문이나 질 주위에 상주하는 세균이 방광에 침습하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인데 할머니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남성은 요도가 15~16cm되는데 반해 여성의 요도는 4~5cm에 지나지 않는다. 지나치게 짧은데다 직선형이며 또 요도 지름이 남성에 비해 2배나 커서 세균이 침투하기 쉽다. 아울러 세균이 많이 모여 있는 질 입구나 항문 바로 옆에 요도구가 있어 균이 요도를 통해 거슬러 올라가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다. 그래서 여성들이 특히 잘 걸리게 된다.


그런데다 여성들은 오줌을 참는 경우가 흔한데 이렇게 되면 소변이 체온과 비슷해져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조건이 되고 가득 찬 소변으로 방광이 팽창하면서 혈관이 확장되어 혈액순환이 나빠지기도 한다.


방광염에 걸리면 배뇨를 하지 않더라도 오줌이 차오면 아랫배가 몹시 부푼 듯한 느낌이 들고 15~30분마다 화장실에 가게 된다. 또 밤중에도 오줌이 마려워 서너 차례 잠을 깨기도 한다.
오줌이 마려워 화장실에 갈 때까지 못 참고 싸 버리는 절박뇨의 경우도 있으며, 소변 끝 무렵 피가 한 방울 정도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오줌에는 방광염으로 생긴 고름이 섞여서 색깔이 뿌옇다. 유리컵에 받아보면 보다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증세가 심할 경우에는 적혈구가 섞여 붉은 탁뇨가 나오기도 한다.


방광염은 그 자체로는 치명적이지 않다. 그러나 빈뇨, 잔뇨감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며, 자주 재발해서 괴로움을 안겨준다. 게다가 만성화되면 합병증으로 신우신염을 일으켜 신부전증에 이르기도 한다. 간단한 소변검사로 방광염을 진단할 수 있다.

 

이때 소변 배양검사를 함께 실시해서 적합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1주일~10일 정도 항생제 치료를 하면 되는데, 치료가 끝난 후 소변 배양검사를 통해 세균이 완전히 없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오줌을 자주 누고 또 눌 때마다 통증이 따른다고 수분 섭취를 제한하면 증세는 오히려 악화될 두 있다. 보리차, 숭늉, 국, 주스, 과일 등을 자주 먹어 수분 섭취 량을 늘려주어야 한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좌욕만으로도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다. 온도가 약 40도 정도 되는 물을 대야에 떠놓고 10분 정도 걸터앉아 있는다.


아침, 저녁으로 하면 효과가 있다. 또 더운 물주머니를 아랫배에 대고 찜질을 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옥수수 수염에 차조기 잎과 줄기, 삼백초, 쑥 등을 넣고 달여 마셔도 효험을 볼 수 있다.


껍질을 깐 호두를 타지 않을 만큼 잘 구워 빻은 다음 아침, 저녁 공복 시에 호두 1숟가락에 소주 반잔을 타서 20여 일 간 마시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옥수수 수염과 수박씨도 도움이 된다. 옥수수 수염은 방광을 튼튼하게 하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는 성분이 있는데 옥수수 수염 한줌에 물을 넣고 되게 달인 후 하루 3회 정도 마신다.


 장옥경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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