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대한노인회 충남 천안시지회장,전국노인건강대축제 준비에 만전
유홍준 대한노인회 충남 천안시지회장,전국노인건강대축제 준비에 만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7.11.10 11:17
  • 호수 5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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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회 직원, 시 공무원들 열심히 뛰어…평가는 경기 끝난 뒤 받을 터”

전국에서 가장 많은 710개 경로당… 30명 분회장 통해 관리

시 홍보, 지역경제에도 도움… 천안시장 즉석에서 “하세요!”

[백세시대=오현주기자]이 시간 유홍준(71) 대한노인회 충남 천안시지회장보다 바쁜 지회장이 또 누가 있을까. 천안시지회는 11월 16~17일, 이틀 동안 천안에서 개최하는 전국노인건강대축제 준비에 눈코 뜰 새가 없다. 기자가 방문한 11월 6일에도 유 지회장은 김성준 천안시지회 사무국장과 함께 개‧폐회식이 열리는 천안종합운동장에 가 있었다.  

-경기장에서 페인트 냄새가 난다.

“경기장 트랙 바닥과 라인을 새로 칠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원래는 10월에 건강대축제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이 공사 때문에 연기가 된 겁니다. 덕분에 새 경기장을 우리가 가장 먼저 사용하는 행운을 갖게 됐어요.”

유 지회장은 시설공단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개회식 당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 등 VIP가 머무를 내빈 휴게실과 식사장소 등을 점검했다. 김 사무국장은 “연합회 별로 2개씩 텐트를 설치하고, 중앙회 임원들과 후원업체 관계자들을 위해 몽골텐트 8개를 따로 설치할 예정”이라며 “개회식에 이어 바로 그라운드골프와 게이트볼 경기가 열린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한궁과 장기‧바둑은 운동장 좌우, 두 곳의 경기장에서 치르고 배드민턴은 천안여고 근처의 배드민턴장에서 열린다”고 덧붙였다.

-사무국장이 일을 많이 한다.

“(사무국장이)천안시 공무원 시절 ‘벚꽃축제’, ‘U17 월드컵대회’ 등을 유치했던 경험이 있어 이번 건강대축제 준비에 큰 도움이 됩니다. 사무국장 없으면 행사 못 치러요(웃음).”

-행사 준비는 잘 되고 있는지.

“3400여명이 참가하는 노인회 최대 규모의 행사이니만큼 저를 비롯해 지회 직원들, 천안시청 담당공무원들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평가는 대회 끝난 뒤에 받게 되겠지요. 가장 중요한 건 먹고 자는 문제입니다. 언젠가 전국 규모 대회에 참가했었는데 주최 측의 점심 대접이 부실해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신경을 많이 썼어요. 쌀쌀한 날씨를 고려해 인근 식당들을 예약해놓았어요. 100여명 자원봉사자들이 식당까지 안내해주고, 그날 다른 손님은 받지 않기로 했어요. 천안에는 연수원이 많아요. 선수들은 그곳에서 숙박을 하게 됩니다.”

11월 16~17일, 전국노인대축제가 열리는 천안종합운동장.
11월 16~17일, 전국노인건강대축제가 열리는 천안종합운동장.

-무엇보다도 시의 협조가 중요하다.

“성공적인 행사의 비결은 주최 도시의 열의와 관심입니다. 처음 개최지 얘기가 나올 때 천안시에 타진을 했어요. 구본영 천안시장을 찾아가 ‘천안시를 전국에 알리는 홍보의 기회도 되고 지역경제에 도움도 될 것’이라고 했더니 시장이 주저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하세요’라고 했어요.”

이번 행사에 총 2억80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1억6000만원, 천안시에서 1억2000만원을 지원한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수천만원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유 지회장은 “안 지사가 올해 초 대선후보로 나섰을 때 가장 먼저 노인 회장(유홍준)을 찾아 덕담을 청할 정도로 어르신을 잘 모신다”고 덧붙였다.

-천안시장도 노인을 극진히 모시는 것 같다.

“읍면동을 찾아 시정보고를 할 때 항상 경로당 회장과 함께 가고 발언권도 먼저 줍니다. 어른을 지극정성으로 모셔 노인들에게 인기가 많아요. 개인적으로는 중‧고교 후배이기도 하고요.”

유홍준 지회장은 천안에서 나고 자랐다. 교육공무원으로 40년간 봉직했다. 재직 시 충남초등교장단 회장을 역임했다. 신안철 충남연합회장의 소개로 노인회와 인연을 맺었다. 유 지회장은 신 연합회장과 천안일봉초교에서 함께 근무했다. 당시 신 연합회장은 교장, 유 지회장은 교무주임이었다. 두 사람의 사회적 위치와 인간적 유대는 노인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유 지회장은 천안시지회 수석부회장을 거쳐 2015년 2월, 경선을 통해 지회장에 당선돼 현재에 이르렀다.

-신안철 연합회장 밑에서 일을 많이 했나 보다.

“기업체 등에서 지원 받는 일을 도맡아 했어요. 제가 백범김구재단 고문으로 있어요. 그런 인연으로 김호연 전 국회의원(빙그레 회장)으로부터 쌀 600가마를, 후배가 하는 기업체로부터 국수 세 트럭분을 기부 받아 경로당에 전달하기도 했어요. 노노케어봉사클럽 회장하라고 해서 그것도 맡아서 하고요.”

-천안시지회 노인 상황을 소개해 달라.

“시 전체 인구 63만여명 중 노인은 6만여명(9.4%)이고 회원은 2만5000여명입니다. 천안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로당(710개)을 갖고 있어요. 분회가 30개이고 노인대학이 3곳입니다.”

-경로당을 모두 방문하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닐 것 같다.

“지회장 되기 전에 눈썹이 까맸는데 지금 보세요. 하얗게 됐어요(웃음).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다는 옛말이 있듯이 힘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지금까지 약 60%의 경로당을 다녔어요. 물론 선거 때는 다 돌았지요. 촌 깊숙이 있는 경로당을 찾아가던 중 승용차가 논둑에 빠져 레커차로 꺼내기도 하고 고생했어요.”

-경로당 관리가 힘들 텐데.

“워낙 많은 숫자라 한 자리에 모일 장소도 마땅치 않아요. 분회장들을 통해 지회 사업을 알리고 관리도 합니다. 제가 나이가 적은 편이라 분회장 어르신들과 일하는 것도 조심스러워요.”

유 지회장은 “우리는 시니어클럽도 위탁 받아 운영 중이다. 노인들의 일자리 알선을 주로 하는 시니어클럽은 올해 100명 가까운 노인들에게 경비, 운전 등의 일자리를 마련해주었다”고 밝혔다.

-천안시지회의 특색사업이라면.

“교육장 협조를 받아 천안시내 128개 초‧중‧고교와 경로당이 1교1경로당 자매결연을 맺었어요. 학생들이 경로당 청소도 해주고 노인들 말벗도 돼주고, 노인들은 효와 예절을 가르칩니다. 가사실습시간에 만든 음식을 갖다 드리기도 하고요. 또, 경로당과 각종 행사장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복지예술단도 지회의 자랑거리입니다.”

유 지회장은 학연‧지연으로 맺은 인적 네트워크가 넓다. 충남의 초등교장단 회장을 4년간 하면서 쌓은 인맥이다. 이들을 노인회 사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특색사업이 ‘사회교육반’ 운영이다. 10명의 교장 출신 강사들이 한글, 서예, 컴퓨터 등 10개 반에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유 지회장은 이밖에 “경로당에서 1000원, 2000원 모아 장학기금 3000만원을 만들어 공부를 잘하지만 가정이 어려운 학생들을 학교로부터 선정 받아 학생 당 20만원씩 장학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회의 현안은 무엇인가.

“천안시지회 건물에 주차장이 없어요. 제가 선거공약으로 노인회관 신축을 약속했어요. 도비 20억원, 시비 60억원의 지원을 받아 천안역 앞에 전국 최고 규모의 노인회관을 짓고 있어요. 지상 5층, 지하 1층 연건평 660평의 친환경 건물로 내후년 완공 예정입니다.”

유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우리 노인들이 그동안 고생도 많이 했지만 국가와 사회로부터 대접도 많이 받은 게 사실”이라며 “봉사하고 나누고 베풀며 살다가 삶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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