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사진축제 개막, 11월 26일까지 열려
2017 서울사진축제 개막, 11월 26일까지 열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11.10 13:34
  • 호수 5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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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들여다보는 근현대사 이야기

징용 희생자 유골 수습과정 담은 ‘70년만의 귀환’ 눈길

오석근의 ‘비난수하는 밤’
오석근의 ‘비난수하는 밤’

[백세시대=배성호기자]]1997년 한국과 일본의 민간단체, 그리고 전문가와 학생들이 나서서 일제강점기 일본 북해도 지역으로 강제 징용된 희생자들의 유골을 찾아 나섰다. 희생자들은 슈마리나이 우류댐 건설 등에 동원됐다가 끝내 고국 땅을 밟지 못했다. 2014년까지 수색이 이어졌고 안타깝게 희생된 115구의 유골이 국내로 돌아왔다. 유골 발굴과 수습에 참여한 인원만 1500여 명에 달했다.

지난 11월 3일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전시실에는 당시의 기록을 담은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손승현의 ‘70년만의 귀향’은 사진을 통해 영상보다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며 관람객들에게 뭉클함을 선사했다.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서울사진축제가 개막했다. 서울사진축제는 2010년부터 사진 문화의 저변 확대라는 시대적 요청에 맞춰 시민을 위한 축제로 개최됐다. 또 2021년 개관 예정인 국내 최초 사진 공공미술관인 ‘서울사진미술관(가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축제는 ‘성찰의 공동체; 국가, 개인, 그리고 우리’를 주제로 11월 26일까지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SeMA창고, 플랫폼창동61, 광화문광장 해치마당, 아트나인 등에서 진행된다.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에서 진행되는 본전시에서는 사진 100여 점과 3편의 영상 작업 등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정치‧사회 사건과 이로 인해 고통 받은 개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손승현의 ‘70년만의 귀향’과 함께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이 이동한 경로와 참혹했던 삶의 현장과 죽음의 흔적들을 찾아가는 이재갑의 ‘상처 위로 핀 풀꽃’, 한국전쟁이 발발한 직후 미군에 의해 자행된 ‘노근리 사건’을 배경으로 한 권순관의 ‘어둠의 계곡’ 등은 약한 국력 때문에 희생당한 개인들을 위로한다. 

반면 국가가 개인에게 가한 무자비한 폭력을 행했던 사건을 재해석한 오석근의 ‘비난수하는 밤’, 전쟁 무기를 소재로, 한반도의 중단된 전쟁의 의미를 되새긴 임안나의 ‘절정의 재구성’(Restructure of Climax Scene), 정치적·지리적 공간으로서의 비무장지대(DMZ)를 다룬 권하윤의 ‘489년’ 등은 국가의 책임에 대한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미술관 SeMA 창고에서 열리는 특별전 ‘공존의 스펙트럼, 그 경계와 바깥’에서는 우리 사회의 현실과 자화상을 기록한 20~30대 젊은 작가들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취업난에 허덕이며 연애도 결혼도 포기한 청년들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또 이번 전시와 연계한 영화제 ‘레드라인’도 열린다. ‘레드라인’에서는 칸 영화제 수상작인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비롯 ‘내일을 위한 시간’, ‘지슬’, ‘위로공단’ 등이 상영된다. 국가폭력에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산업화에 희생된 노동자들의 이야기, 나라를 잃은 백성들이 강제로 이주해야만 했던 이야기, 전쟁에 희생된 개인의 삶 등 국가에 의해 억압당한 개인의 이야기를 살펴본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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