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어르신들에게 들려줄 노래 연습하러 노래방 찾기도 해요”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어르신들에게 들려줄 노래 연습하러 노래방 찾기도 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7.11.24 13:33
  • 호수 5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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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서전 출판기념회에 정세균 국회의장 등 3000여명 몰려 성황

9‧10대 강동구의회 의원, 7‧8‧9대 서울시 의원 역임… 노인대학장도

[백세시대=오현주 기자]11월 21일, 서울시청 다목적홀 1,2층이 3000여명의 시민들로 가득 찼다. 양준욱(60) 서울시의회 의장의 출판기념회를 축하하러 온 이들이다. 정세균 국회의장부터 강동구의 태권도 관장에 이르기까지 계층이 다양했다. 국회의원 박영선‧송영길‧진선미, 이병해 서울시의원, 영화배우 신영균씨 모습이 보였다. 노인회에선 김성헌 서울연합회장, 김병운 강동구지회장, 노수열 중랑구지회장, 고광선 서울연합회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시 행사에 항상 동행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빠지지 않았다.

이날 식전공연에 이어 양준욱 의장이 함세웅 신부 등 주요 인사들을 소개하고 강동구의 각종단체 임원들 250여명을 호명하는 데만 1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어 축사가 40분간 진행됐고 마지막으로 양 의장이 부인, 아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감사의 인사를 끝으로 2시간여 행사가 끝났다.

양준옥 의장의 자서전
양준욱 의장의 자서전

-성대한 출판기념회였다.

“많은 분들이 기꺼이 와주시고 격려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기념회를 계기로 다시 한 번 강동구 주민을 비롯 서울시민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쳐야겠다는 각오를 갖게 됐습니다.”

-가수 김상희‧권성희도 보이던데.

“그분들이 중심이 돼 서울시 어르신들을 모시고 ‘어르신한마음축제’를 개최해오고 있어요. 서울시에서 지원하고 저도 해마다 그 행사에 참석해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립니다.”

-책 제목 ‘자네가 고생을 제일 많이 했구먼’은 어떤 의미인가.

“군 시절 제가 부대에서 태권도 선수로 뽑힌 적이 있어요. 대대장 이‧취임식에 웃통을 벗은 채 태권도복을 입고 줄맞춰 서 있었는데 대대장이 지휘봉으로 저를 가리키며 ‘자네가 고생을 제일 많이 했구먼, 열심히 했어’라는 겁니다. 제 얼굴이 까만 편인데다 땡볕에서 연습을 하다 보니 더 까맣게 그을려 눈에 띄었던 겁니다. 그때 자신감을 얻었고 이후 그런 자세로 생활하다 보니 하는 일마다 더 잘되더라고요. 그 말이 항상 기억에 남아있어요.”

-노인회 행사에 꼭 참석하는 것 같다.

“어르신들은 우리 사회를 이끌어 온 주역이자 울타리였습니다. 그렇게 당차고 힘 있던 분들이 이제는 기력도 약해지고 사회의 관심사에서도 소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이 외로우실 어르신들에게 이제는 우리가 튼튼한 울타리가 돼 주어야 합니다. 저는 다른 건 몰라도 육아와 어르신에 관련된 시 예산은 무조건 통과시킵니다.”

-노인대학장도 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종교단체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어요. 제가 다니는 강동구의 성당에서도 노인대학을 운영하는데 처음엔 노인대학장 제안에 선뜩 승낙을 못했어요. 제가 아는 것도 없고 늘 일이 바빠 제대로 하지 못하면 오히려 민폐가 되지 않나 해서지요.”

-계기가 있었나.

“아내로부터 ‘부모님께 못 다한 사랑, 못 다한 효도를 노인대학 어르신들께 하면 되지 않겠느냐’라는 말을 듣고 시작했어요.”

-어떻게 운영했나.

“효도라는 게 용돈도 많이 드리고 늘 좋은 음식 해드리면 좋겠지요. 그러나 그게 효도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작은 것부터 했어요. 위생 문제인데 성당 식당에서 여럿이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며 찌개냄비 하나에 여러 숟가락이 들어가는 겁니다. 감기라도 옮기 십상이라 식판을 사용하도록 했고 주방의 청결에도 신경을 썼어요. 그리고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찾아드리기 위해 어르신잔치를 열어드렸어요. 지난 5월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9지구 어르신 잔치에 1100여명의 어르신을 모시고 1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기도 했습니다.”

 

양준욱 의장은 전남 강진 출신이다. 광주 석산고, 한려대를 나와 경희대 공공대학원 석사를 마쳤다. 서울 강동구를 제2의 고향으로 삼아 강동구 의회(3‧4대)에 입성, 지역 발전에 헌신했다. 제7‧8‧9대 서울시의회 의원을 역임했다. 친환경무상급식 추진과 유치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해결, 학교시설 사용료 기준 마련, 도시가스 연체가산금부과 개선 등 시정 운영에 앞장섰다. 현재 서울시의회 후반기 의장과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으로 있다. 대통령표창(2004년), 대한민국 지역사회 공헌대상(2017년) 등 수상.

-도시가스 사용료를 개선했다는 말은 무언가. 

“예를 들면 도시가스 중단 이후 재공급 시 부과되는 해제수수료를 비롯해 연체 가산금이 수도나 전기 등 다른 공공요금에 비해 현저히 높다는 겁니다. 연체 하는 이들 대부분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을 맞은 서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경제에 이중고가 될 수밖에 없어요. 평균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도시가스회사가 운영비를 서민에게 부담지우는 건 기업 윤리에도 맞지 않아요. 이런 걸 조목조목 지적하자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이 대체로 수긍을 했고 연체 수수료는 2회, 4%를 넘지 않는 선에서 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혔어요.  도시가스요금은 시민의 생존권과 관련된 민생 문제로 소외된 시민들, 경제적으로 취약한 저소득층을 더 어렵게 하는 정책이 없는지 다시 한 번 따져봐야 해요.”

-노래방을 찾는다고.

“어르신들 계신 장소에는 어디든 찾아가서 노래를 불러드립니다. 유명가수들 만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못하지는 않아요. 노래방에 가서 혼자 연습도 해요. ‘동동구르무’‧‘보릿고개’처럼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를 찾아 숙련될 때까지 수십 차례 반복해 불러요.” 

-100세시대, 노인인구 1000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걸 보면 서울시의 경우 가구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미달하는 노인 비율이 19.3%로 전국 평균(28.5%)보다 낮은 수치를 나타냈어요. 특히 노인들이 사회적 관계와 건강 부문에서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고 합니다.”

-대안은 무언가.

“어르신 10명 중 한 명이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일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히고 있어요. 의료비 지원도 현안이고요. 먼저 어르신 맞춤형 일자리를 만들고 건강지원을 해야 합니다. 지역에 나가보면 일을 구하는 사람과 필요로 하는 기업이 서로 어려움을 호소해요. 일자리 전문기관을 활용해 어르신들에게 보다 만족이 높고 더 많은 소득을 보장하는 일자리를 마련해야 합니다.”

양 의장은 이어 ▷편리한 복지 인프라 구축 ▷활기 넘치는 여가문화생활 지원 ▷어르신사랑방 맞춤형 프로그램 추진과 환경개선 ▷마음까지 돌보는 어르신 돌봄 지원체계 강화 등을 꼽았다. 

여가문화생활지원의 경우 어르신 예술동아리 활동을 활성화하고 정기적으로 발표대회를 진행해 어르신들의 여가문화활동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양 의장은 “문화예술 동아리와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어르신들이 발표할 기회가 적어 아쉬워한다”고 말했다. 

양 의장은 또, ‘어르신들이 문자 메시지는 물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뉴스 기사를 많이 본다. 거기에 맞춰 SNS 및 컴퓨터 교육을 활성화해 젊은 세대에 뒤처지지 않고 노력하는 어르신 상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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