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혁명 100주년과 전국노인기독교신우회
러시아혁명 100주년과 전국노인기독교신우회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7.11.24 13:56
  • 호수 5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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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올해는 러시아혁명 100주년이 된 해이다. 기자는 젊었을 적 이 세계적인 역사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것은 순전히 북한에 대한 저항감 때문이었다. 학교와 사회에서 줄기차게 주입한 반공교육의 결과로 김일성에 대한 증오와 공산당, 공산주의에 대한 혐오가 뼈에 사무칠 정도였으니 친북의 중국, 러시아가 곱게 보일 리 없고 그들의 역사에도 관심이 없었던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최근 러시아혁명 100주년을 주제로 한 신문칼럼이 여기저기 눈에 띄자 어떻게 일어났고 이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증이 일었다. 러시아혁명에 대한 글들을 읽다보니 영국에 망명 중이던 레닌이 부인, 연인과 함께 기차를 타고 귀국하는 등 혁명가의 로맨스도 알게 됐고 막연히 공포감을 주는 볼셰비키와 멘셰비키란 단어가 ‘다수파’, ‘소수파’라는 의미의 소련 말이란 것도 뒤늦게 확인했다.  

러시아혁명은 ‘2월 혁명’과 ‘10월 혁명’ 두 단계로 진행됐다. 20세기 초 러시아 황제 차르는 가난에 신음하는 백성을 돌보지 않고 연산군처럼 사치와 향락에 젖어 있었다. 귀족들도 황제의 비위만 맞추고 농민들을 노예처럼 부려먹었다. 1914년 유럽에서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황제는 전쟁 참전을 선포했다. 전쟁이 길어지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전쟁터에서 죽어가자 국민들 사이에 반전 기운이 일었다. 

1917년 3월, 당시 수도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식량 배급 줄에 서 있던 농민들이 ‘더 이상 식량이 없다’는 말을 듣고 “빵을 달라, 전쟁을 중단하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황제 니콜라이 2세는 군대를 동원해 시위를 막으려 했지만 오히려 군대가 황제에게 등을 돌리고 시민 편을 들었다. 여기서 농민과 노동자, 군인들이 선출한 대표들로 구성한 소비에트가 탄생했다. 군과 시민이 힘을 합치면 국가는 배겨낼 재간이 없다. 니콜라이 2세는 자리에서 물러났고 러시아 로마노프왕조는 막을 내렸다. 이걸 ‘2월 혁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새로운 러시아 공화국임시정부는 혁명의 바람을 무시하고 여전히 전쟁을 계속했다. 이때 10여년간 영국 망명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블라디미르 레닌(1870~1924)이 ‘4월 테제’를 발표하며 무능한 임시정부에 항거했다. 4월 테제는 소비에트공화국 수립, 토지 몰수와 국유화, 소비에트의 생산‧분배통제 등 사회주의 강령을 담고 있다.
러시아 급진공산당 볼셰비키는 대중의 지지를 얻어 1917년 11월 7일(러시아 달력 기준 10월 25일) 군사작전을 성공시켜 중앙은행, 전화국, 우체국 등을 차례로 접수했다. 이로써 세계 최초의 소비에트공화국(소련)이 들어섰다. 이것이 ‘10월 혁명’이다.

소련은 공산주의에서는 인간의 이기심이 없어진다는 마르크스의 주장을 믿고 실천에 옮겼다. 신성한 노동을 시장에 팔게 만드는 물신화의 주범인 화폐를 없애고 생산수단의 국유화에 나섰다.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 받는 체제를 구축하려고 했다. 그러나 인간성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공업 생산량은 혁명 이전 수준의 3분의 1로 줄었고 기근으로 수백만명이 아사하는 대재앙이 발생했다.

이에 반해 마르크스의 이론을 무르익게 한 영국에서는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것은 높은 윤리의식으로 사회적 책무를 감당한 사람들이 많아서였다.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1864~1920)는 검약과 성실,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 정신으로 무장된 청교도의 후예들이 영국 자본주의를 낳았다고 분석한다. 종교개혁자 존 웨슬리(1703~1791)의 감리교 운동에 영감을 받은 신자들은 자신의 재산을 털어 학교와 병원을 짓고 약자를 돌봤다. 중산층이 앞장섰고 귀족이 도왔으며 노동자 계층도 동참함으로써 나눔이 일상화됐고 배려가 생활이 됐다. 참된 인간혁명은 사회주의 체제가 아니라 종교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최근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기독교인들이 ‘전국노인기독교신우회’를 만들었다. 신앙을 통해 민족의 번영과 평화통일 기원, 평등한 사회복지서비스 실현과 노인의 행복한 삶 구현이라는 목적으로 탄생한 이 조직이 영국과 러시아를 거울삼아 갈등과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된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출해내는데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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