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뇌졸중’ 위험 높아… 몸 최대한 따뜻하게 유지
환절기 ‘뇌졸중’ 위험 높아… 몸 최대한 따뜻하게 유지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11.24 14:45
  • 호수 5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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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증상과 치료법

아침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 안 되도록… 고혈압 환자 특히 주의해야

한쪽마비‧언어장애 등 전조증상… 이상 나타나면 즉시 병원으로

김순자(74) 어르신은 최근 집에서 TV를 보다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었다. 가족의 신고로 119 구급차를 타고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김 어르신은 희미하게나마 의식은 회복했으나 말을 할 수 없었으며 오른쪽 팔다리를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김 어르신은 바로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진행했고, 그 결과 뇌졸중으로 진단받았다.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어지럼증, 언어장애 등을 겪으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있다. 그 중 대부분은 흔히 중풍이라고 일컬어지는 뇌졸중 진단을 받는다. 하지만 익숙한 병명과는 달리 뇌졸중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뇌졸중은 뇌의 혈관에 문제가 생겨 뇌 기능에 장애가 발생한 상태로,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과 뇌로 가는 혈관이 터지면서 출혈이 발생하는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뇌졸중 환자 수는 2012년 52만9181명에서 지난해 57만3380명으로 8.4% 가량 증가했다. 그 중 50대 이상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95%에 이른다. 특히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날씨엔 급격한 혈관 수축에 따라 발병 위험이 커지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의 경우 증상 발생 후 3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제 치료를 통해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빨리 녹이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혈전용해제 투여 전 뇌경색 환자의 막힌 혈관 모습(왼쪽)과 투여 후 혈관이 뚫린 모습.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의 경우 증상 발생 후 3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제 치료를 통해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빨리 녹이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혈전용해제 투여 전 뇌경색 환자의 막힌 혈관 모습(왼쪽)과 투여 후 혈관이 뚫린 모습.

◇뇌졸중 원인

뇌졸중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바로 고혈압이다.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을 경우 뇌혈관에 동맥 경화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혈관이 점차 굳고 딱딱해지다가 결국 막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가 바로 뇌경색이다. 반대로 이렇게 딱딱해진 혈관이 높은 혈압을 이기지 못하고 터지면 뇌출혈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고혈압 환자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이러한 뇌졸중 발생이 2~4배 정도 높다. 

평소에는 고혈압 증상이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기온이 급격하게 변할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갑자기 기온이 낮아지게 될 경우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해 혈압을 높이게 되는데, 이 경우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중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경동맥 등 혈관벽의 탄력이 떨어지고 두꺼워져 혈관 벽이 좁아지는 경우가 많아 뇌졸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한내과학회지에 따르면, 경동맥 혈관이 1㎜ 두꺼워질 경우 남자는 3.6배, 여자는 5.5배 뇌졸중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준홍 일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기온이 급격하게 변하는 환절기에는 체온을 최대한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면서 “일교차가 심한 새벽이나 아침에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뇌졸중 증상

뇌졸중은 대부분 전조 증상을 통해 신체에 경고를 보내는 만큼 자신의 몸 상태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대표적인 전조증상으로는 편측마비, 언어장애, 시각장애, 어지럼증, 심한 두통 등이 있다. 

편측마비는 뇌졸중의 가장 대표적인 위험증상으로, 몸의 한쪽만 움직여지지 않거나 감각이 없고 반대편 보다 확실히 힘이 떨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더불어 안면마비도 동반될 수 있다. 또한 발음이 어눌하며 말을 잘 하지 못하거나 말을 많이 하는데 이상한 말을 하는 언어장애가 오기도 한다.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시야의 한쪽 편에 사물이 아른거리고, 물체가 겹쳐 보이는 복시가 생기기도 하며, 일생 동안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심한 두통을 느낀다.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 비틀거리기도 한다. 

이같은 증상을 보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혈액이 순환되지 않는 단 1초가 생명 유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조증상 후 3시간 이내를 ‘골든타임’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와 같은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 치료

뇌졸중 치료는 상황에 따라 정반대로 진행된다. 뇌경색이라면 혈전용해제를 정맥혈관에 투여해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피떡) 등을 녹여 혈류를 원활하게 해주는 약물치료를 실시한다. 혈전용해제를 사용하는 것은 막혀 있던 혈관을 다시 통하게 해 회복 가능한 뇌 조직을 최대한 살려 내는데 목적이 있다. 

반면, 뇌출혈의 경우에는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출혈의 위치 및 정도를 파악해 정도가 경미하면 약물치료를 시행하지만 출혈량이 30㎖ 이상이나, 의식이 계속 악화되는 경우에는 뇌 안에 고인 피를 수술로 제거한다. MRI 등을 이용해 출혈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혈종(고인 피)에 도관을 삽입해 빨아들여 제거하는 방식이다.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매일 30분 이상의 운동은 혈압과 혈당을 낮추고, 뇌졸중의 또 다른 원인인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더불어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소금 섭취를 줄이고, 대신 섬유소와 비타민, 항산화물질 등이 포함된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뇌졸중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 만큼 발병률이 높아지는 50대 이상이나 고혈압, 당뇨 등의 환자는 평소 꾸준히 뇌혈관 검사 등을 통해 사전에 뇌졸중 발병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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