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글빙글 도는 어지럼증, 완화시키는 방법은?
빙글빙글 도는 어지럼증, 완화시키는 방법은?
  • 석승한 원광의대 산본병원 신경과
  • 승인 2017.12.01 10:58
  • 호수 59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 [40]

[백세시대]58세 직장인 나돌아(가명) 씨는 여느 때처럼 아침 6시에 기상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천장이 빙글빙글 돌고 땅속으로 빨려들어 가는 느낌이 들었다. 몸을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증상은 더 심해졌고 속이 울렁거렸으며 이내 구토까지 했다. 

혹 뇌졸중은 아닌가 싶어 아내는 119 구급대에 전화를 걸었고, 응급실에 실려가 몇 가지 검사를 받았다. 검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나씨는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하지만 뇌졸중이라면 나타날 수 있는 언어장애나 신체마비, 감각이상 같은 증상들은 없었다.
자신이나 주위가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럼증을 ‘현훈’이라고 한다. 속이 울렁거리고 통하는 증상이 나타나며, 특히 머리나 몸을 움직일 때 심해진다. 현훈은 우리 몸에서도 귀 안의 전정기관 부위에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나는 병으로 문제가 일어난 부위에 따라 말초성 현훈과 중추성 현훈으로 나눌 수 있다. 

말초성 현훈은 내이의 중력을 감지하는 ‘이석’이라고 하는 돌이 변성돼 그 부스러기가 반고리관으로 들어가 신경을 자극함으로써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를 유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석증이 어지럼증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 감기를 앓은 후 전정신경에 염증을 일으키는 전정신경염과 메니에르병이 말초성 현훈, 즉 어지럼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메니에르병이란 발작성 현훈, 청력이 떨어지는 증상, 귀 울림, 그리고 귀에 무엇이 꽉 차 있는 듯한 귀 충만감의 네 가지를 특징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말초성 현훈은 움직임에 따라 잠깐씩 발생하는 어지럼증이 반복되거나 며칠 또는 몇 주간 어지럼증이 지속되기도 한다.

반면, 중추성 현훈은 뇌졸중, 뇌종양, 퇴행성 질환과 같은 중추신경에 나타난 병 때문에 생긴 어지럼증으로 말초성 현훈에 비해 상대적으로 드물지만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마치 술에 취한 듯 걸을 때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거나 손으로 물건을 잡을 때 겨냥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말할 때에는 발음이 둔해지고 물체가 둘로 보이기도 하며, 몸에 편마비나 감각이상 같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갑작스럽게 어지럼증과 구토가 발생한 경우 환자나 보호자가 말초성 현훈인지 중추성 현훈인지 구별하기란 쉽지가 않다. 따라서 정확한 병력조사와 진찰이 필요하며, 뇌병변이 의심될 경우에는 반드시 뇌 MRI(자기공명영상) 같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
회사원 나돌아 씨는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결과, 말초성 현훈 중 가장 흔한 질병인 이석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휴식과 약물치료를 병행하자 약 일주일 후 증상이 사라졌다.

다음은 어지러움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우선 머리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잠자리에서 일어날 땐 무릎을 세우고 천천히 일어나야 되고, 일어나기 전에는 잠시 앉아 있는 것이 좋다. 
잠자리에 일어나서 어지럼증이 느껴지면 눈은 뜬 상태로 딱딱한 바닥에서 머리를 좌우상하로 돌리면서 열 걸음 정도 걸으면 도움이 된다. 
또한 테니스, 배드민턴, 자전거, 골프 등 몸의 평형을 유지하도록 유도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실내에서 벽에 고무공을 던지고 받는 운동을 자주해야 한다. 단, 수영은 평형능력이 약화된 사람에게 좋지 않으므로 피해야 한다.
뉴스나 신문을 들여다보면 가끔 세상을 어지럽히는 사건, 사고가 너무나도 많다. 빙글빙글 도는 어지러운 세상, 그곳에서 중심을 지키려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잘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