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진·나훈아 연말연시 공연 ‘빅매치’… 시니어 관객 들썩인다
남진·나훈아 연말연시 공연 ‘빅매치’… 시니어 관객 들썩인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12.01 13:56
  • 호수 5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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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나훈아(왼쪽)는 12월 15~17일 대구에서 ‘나훈아 드림콘서트’를 개최하고 남진은 12월 24일과 25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크리스마스 디너쇼’를 연다.
가수 나훈아(왼쪽)는 12월 15~17일 대구에서 ‘나훈아 드림콘서트’를 개최하고 남진은 12월 24일과 25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크리스마스 디너쇼’를 연다.

남진·나훈아 1주 간격 공연… ‘타이타닉’·‘모래시계’도 뮤지컬로 부활

이문세 노래로 만든 ‘광화문 연가’, 이순재·신구 주연 연극도 무대 올라

[백세시대=배성호기자]

미남형 외모에 거친 음색, 그리고 월남전 참전도 마다하지 않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남진. 각진 외모로 거친 남성미를 풍기면서도 이와 대조적인 고운 음색으로 뭇 여성들을 설레게 했던 나훈아. 1970년대부터 한국 가요계를 이끌었던 세기의 라이벌이었지만 나훈아가 각종 구설수에 시달리며 한동안 활동을 쉬면서 이 구도가 잠시 흔들렸다. 하지만 지난 11월 나훈아가 전격 컴백하면서 라이벌 대결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두 가수가 올 연말 나란히 공연을 하면서 중·노년 팬들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연말연시 대목을 맞아 공연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활동이 뜸했던 대형 가수의 컴백과 국악, 뮤지컬 대작이 잇달아 출격을 준비하면서 공연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노년층에게 가장 기대를 모으는 공연은 단연 남진과 나훈아의 콘서트다. 남진은 오는 12월 24일과 25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크리스마스 디너쇼’를 개최한다. 앞서 11월 3~5일 서울 공연과 24~26일 부산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나훈아도 12월 15~17일 대구에서 ‘나훈아 드림콘서트’를 개최한다.

불과 일주일 차이를 두고 공연이 열림에 따라,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뛰어난 가창력과 관객을 사로잡는 화끈한 무대매너와 카리스마, 위트 있는 입담을 가진 대가수의 무대는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매년 겨울 대작을 쏟아냈던 연극·뮤지컬계도 올해는 더욱 풍성한 잔칫상을 차린다. 특히 영화·드라마 원작의 작품을 대거 선보인다. ‘타이타닉’, ‘시스터액트’ 등 인기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과 ‘귀가시계’로 불리며 전국민적 사랑을 받은 ‘모래시계’가 춤과 노래를 입고 재탄생한다. 

포문을 연 건 11월 8일 첫 공연을 시작한 ‘타이타닉’이다. 1997년 뉴욕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토니 어워즈 작품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샤롯데씨어터에서 내년 2월 11일까지 진행되는 공연은 1912년 4월 세계 최대 규모의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의 출항부터 침몰까지 5일간의 여정을 무대 위에 그려낸다. 여러 개의 층으로 나뉜 무대는 선실 간 격차를 상징하는데 침몰 과정에서 관객들이 배와 함께 가라앉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또 작곡가 모리 예스턴의 음악을 19인조로 재편 한 오케스트라를 선상 밴드처럼 무대 뒤에 배치, 음악과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연출했다. 

1990년대 최고 히트작 ‘모래시계’도 2시간 30분 분량의 뮤지컬로 압축돼 부활했다. 격변의 현대사, 그 시대를 살아간 인물들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이 작품은 클래식과 록을 넘나드는 풍성한 노래와 역동적인 무대 연출이 관전 포인트다. 12월 5일 개막해 2월 11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진행된다.

12월 15일 막을 여는 ‘광화문 연가’는 모래시계만큼이나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이문세가 부른 ‘옛사랑’ ‘광화문연가’ 등 주옥같은 명곡을 쓴 고 이영훈 작곡가의 음악 26곡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안재욱, 정성화, 차지연 등 화려한 출연진이 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내년 1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이순재와 신구, 박소담과 김슬기 등 드라마 스타들이 대거 참여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도 역시 주목받는 작품. 서울 대학로 대명문화공장에서 12월 15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진행되는 공연은 70대 독거노인과 20대 방황하는 청춘은 물론 40대 불임부부까지, 공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해 온 가족이 함께 봐도 좋을 내용을 담고 있다. 파리의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고집불통 할배 앙리 역은 이순재와 신구가 맡았다. 호기심 넘치는 상큼발랄 대학생 콘스탄스 역은 박소담과 김슬기가 연기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두 사람이 서로의 인생에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모습을 그리며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건넨다. 

국립극장의 대표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도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10년 30년간의 공연을 마무리하고 막을 내린 국립극장의 마당놀이가 4년 만에 부활해 올린 첫 작품으로 초연 당시 객석점유율 99%를 기록했다.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의 한 장면.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의 한 장면.

3년 만에 돌아온 이번 무대는 국립극장 대극장인 해오름극장에서 하늘극장으로 장소를 옮겨 펼쳐진다. 돔형극장인 하늘극장은 원형 무대와 그 무대를 둥글게 둘러싼 객석으로 이뤄져 마당놀이에 최적화된 장소다. 

내용 역시 원전의 구조를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요소를 첨가해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구성했다. ‘심청전’ 속 심청, 심봉사, 뺑덕은 더욱 생생하고도 욕망에 충실한 인물로 재탄생됐다. SNS 중독자 심봉사는 허세 가득한 글과 사진으로 온라인 공간 속의 자아를 치장하고, ‘봉사 전문 꽃뱀’인 뺑덕은 심봉사의 허위과장 광고에 속은 피해자라고 주장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또 철없는 아버지를 부양하기 위해 밤낮으로 아르바이트에 매진하는 심청은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을 연상시킨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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