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오지 복음전파에 열정 불사르는 시니어들
해외 오지 복음전파에 열정 불사르는 시니어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12.01 14:03
  • 호수 5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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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 사람들도 하기 힘든 선교활동에 시니어선교사들이 나서면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시니어선교사 교육생들이 국내 전도여행을 떠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최근 젊은 사람들도 하기 힘든 선교활동에 시니어선교사들이 나서면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시니어선교사 교육생들이 국내 전도여행을 떠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선교단체 ‘시니어선교한국’ 교육에 40~80대 선교 희망자 몰려

해외선교 50여명 포함 1500여명 배출… 국내 외국인 대상 활동도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캄보디아는 오랜 내전으로 인해 1인당 GDP가 1000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가난한 나라다. 박춘석(69) 씨는 아내와 함께 지난해 이곳으로 왔다.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던 그는 이곳에서 또다시 교육자가 됐다. 2006년 선교사들이 세운 라이프대학교(Life University)에서 한국어교육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에겐 또하나 임무가 있다. 바로 기독교 복음을 전파하는 것. 박 씨는 “캄보디아 학생들을 위한 교육봉사와 함께 복음을 전달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면서 “시니어선교는 이제 하나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20~30대 청년들이 주도했던 국내·외 선교활동에 40~80대 시니어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그동안 선교활동은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진행된다는 점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도 중요했다. 이로 인해 20~30대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 이런 인식을 뒤집고 시니어들이 적극적으로 선교활동에 나서면서 그 결과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국내 시니어선교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곳은 ‘시니어선교한국’이다. 2007년 설립돼 올해 10주년을 맞은 이 선교단체는 서울·경기를 비롯해 대전, 광주·전남, 전북, 대구·경북 등에서 상·하반기로 나눠 시니어선교학교를 열어 40~80대 기독교인을 전문 인력으로 육성해 국내외로 파송하고 있다. 현재까지 수료생만 1500여명에 달하고 이중 50여명이 캄보디아를 비롯,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에티오피아 등 오지로 나가 교육 봉사와 함께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선교활동을 위해선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20~30대 선교사는 이 부분에서 취약하다. 결혼해 아이를 낳게 된다면 자녀 교육 문제까지 겹쳐 더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다. 반면 시니어선교사들 대부분은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오히려 선교 활동에 이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시니어선교사들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선교활동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은 한국에 거주하면서 크고 작은 문제에 시달리는데 시니어선교사들이 이런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니어선교한국 상임총무를 맡고 있는 느헤미야 선교사는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등 어려움에 처한 외국인들에게 시니어선교사들이 조언과 함께 심적 물적 지원을 하면서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이는 복음전파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이 빛을 발하면서 시니어선교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지난 9월 28일부터 12월 7일까지 11주 강의로 진행되는 ‘11기 서울·경기 시니어선교학교’엔 전 기수보다 2배 많은 인원이 참여했다.  

지난 11월 23일 서울 강남구 서울영동교회 5층 교육장에서는 9주차 막바지 강의가 진행됐다.  이날은 느헤미야 선교사가 강사로 나서 시니어선교의 중요성을 전달했다. 대부분 60~70대로 구성된 교육생들은 2시간 30분간 진행된 교육 내내 진지한 태도로 수업에 임했다.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시니어선교사의 역할이 중요해진다는 내용에 공감하면서 궁금한 점은 적극적으로 질문해 교육 내내 열띤 분위기가 이어졌다. 

올해 80세인 이영목 어르신은 “더 늦기 전에 오랫동안 품었던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참여했다”면서 “배운대로 좀더 많은 사람을 돕고 복음을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의 70%는 이 어르신처럼 선교에 관심은 있지만 국내에서 활동할지 해외로 나갈지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참여한다. 시니어선교한국은 단순히 교육을 시키는 데서 끝나지 않고 수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조언을 통해 교육생들이 자신의 적성에 맡는 선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면서 원활한 선교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느헤미야 선교사는 “선교의 열의만 있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면서 “믿음이 단단하고 몸과 마음만 건강하다면 누구나 선교사로 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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