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자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자
  • 정재수
  • 승인 2008.01.2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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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수명은 길어지는데 젊은이들은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 젊은세대 인구는 급속히 감소하고 고령의 노인들의 인구만 늘어간다. 그러니 한 살 한 살 늙어가는 마음이 편치 않다. 출산을 적극 장려하고 출산 후의 육아 지원도 아낌없이 해주어야 한다.

노인사회가 출산장려를 위해 할 일이 뭐가 있을까. 임산부들이 의견을 나누는 인터넷 카페나 개인 블로그에 보면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자리양보와 같은 배려를 받지 못해 불편하다고 하소연하는 글이 많다. 임신 초기에는 건강해 보여 앉아 있는 것도 눈치가 보이고, 어떤 때는 어르신들로부터 호통을 듣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임산부입니다’는 표시 브로치나 머리핀 같은 것을 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출산장려 방안으로 가끔 나오는 의견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그런 표시가 없어도 마찬가지다. 노약자석의 젊은 처자를 보고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줄 알아야 양식이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최근 민망한 일이 일어나고 있기에 가져보는 생각이다. 서울지하철공사가 노약자를 배려하는 좌석을 늘린다고 하자 인터넷을 중심으로 반대하는 서명(본지 104호 보도) 운동을 하고 있다. 다리를 다쳐 노약자석에 앉은 젊은 여성을 한 어르신이 일으켜 세워 자리 양보를 받은 것이 발단이라고 한다. 노약자석은 어르신은 물론 교통약자인 만삭의 임산부나 신체가 불편한 환자, 장애우가 앉는 자리이니 사실이라면 유감스런 일이다. 

솔직히 노약자석이 구분되는 것이 불편한 어르신도 있다. 보호와 배려는 고맙지만 노인들만 한쪽으로 모아놓는 것 같아 싫어하기도 한다. 그렇게 각박해져서는 안 된다.

올해부터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가 출퇴근시간까지 여성 전용칸을 확대 운영한다고 한다. 그 소식도 반갑지 않다. 여성을 배려할 수야 있지만 그런 식으로 구분하다가 노인전용칸을 만들자는 소리를 할 것 같아 걱정이다.  

건강해서 젊은 사람들이 자리를 양보할 때 괜찮다고 거절하는 즐거움도 있다. 임산부나 연약한 여성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남성 노년의 보호본능을 발휘할 기회도 있는 것이다. 서 있는 사람이 많으면 미리 몇 정거장 전에 일어나 내릴 채비를 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고생하고 나라를 발전시키며 자식 키워낸 어르신들이 그쯤 못하겠는가. 노약자석에 앉은 젊은 여인은 임산부일 가능성이 많다. 자리를 양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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