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 오랜 기간 계속되면 합병증
코골이, 오랜 기간 계속되면 합병증
  • 이승훈 고려의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 승인 2017.12.08 10:58
  • 호수 5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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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 [41]

[백세시대]안숙면(가명) 씨는 머리만 대면 잠이 드는 체질이다. 하지만 일찍 잠든 후 사정없이 코를 골아대는 통에 그와 잠자는 주변 사람들은 늘 괴로웠고 잠에서 깨고 나면 자신도 괴로웠다. 군대 시절엔 코를 곤다는 이유로 선임병들에게 구박을 받았고, 신혼 초에는 가장 사랑하는 아내를 불면의 고통에 빠지게 했다. 결국 코골이는 세월이 흘러 부부가 각방을 쓰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

코골이의 시끄러운 소리는 대체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코골이를 코에서 나는 소리로 착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잠을 자는 동안 코를 통해 들이마신 공기가 목구멍을 거쳐 폐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목구멍 속의 길게 늘어진 목젖과 주위 점막 등이 좁아져 저항을 받게 되면서 공기 흐름에 의해 떨려 소리가 발생하게 된다.
심하게 코를 고는 사람들 중에는 코를 골다 말고 숨을 쉬지 않아 주변 사람들을 긴장시키는 이들이 있다. 두려운 마음에 흔들어 깨우면 어느 순간 ‘푸’하고 숨을 몰아쉬는데 이를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라 한다. 이는 잠을 자는 중에 공기가 들어가는 상기도가 매우 좁아져 공기의 흐름이 멈춰 몸안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다가 다시 공기가 들어가는 증상을 일컫는다.

수면 무호흡이 계속되면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아 낮에도 졸음이 몰려들며 피로감, 두통, 기억력 저하, 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산소 포화도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수면 무호흡증이 오랜 기간 계속되면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계질환 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고혈압, 대사증후군, 당뇨 등의 발병률도 높아지므로 코골이가 병을 불러오기 전 질병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그렇다면 무서운 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코골이의 원인은 대체 무엇일까? 성인의 경우 비만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목이 짧고 굵은 살찐 사람들에게서 코골이가 많이 나타나는데, 공기가 지나는 목젖과 주위 점막들이 비만으로 인해 비대해지면서 공기 흐름에 주위 점막이 쉽게 떨려 소리가 나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코를 골지 않던 여성들도 중년이 되어 살이 찌면서 코를 골기 시작하는데 이 역시 비만 때문이다.
그 밖에도 혀가 유난히 크거나 골격구조상 턱이 작은 경우에도 목구멍 부위가 좁아져 코골이가 나타날 수 있으며, 코 칸막이 뼈가 휘거나 만성비염으로 코 안의 공간이 좁아져도 코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증이 이처럼 2차적인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는 병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병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더 큰 질병을 부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코와 목 안에 좁아진 부분은 없는지 이비인후과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하며, 수면 무호흡증이 얼마나 심한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수면다원검사는 숙면을 잘 취하는지, 자주 깨는 정도나 혈중산소농도가 얼마나 많이 감소하는지, 무호흡과 저호흡 같은 호흡장애와 코골이의 정도, 수면자세에 따른 수면 무호흡이나 코골이의 개선정도 등을 알아보는 검사다.

검사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게 되면 치료가 시작되는데, 현재까지 성인 수면 무호흡증의 가장 좋은 치료방법은 지속적으로 양압호흡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양압호흡기는 마스크 형태로 되어 있어 수면 전 착용하면 잠을 자는 동안 코나 입으로 지속적으로 공기를 불어넣어 주어 상기도가 좁아지는 것을 막아준다. 
코골이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살아온 안숙면 씨, 코골이가 병인 동시에 다른 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병원치료와 함께 그는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비만과 체중조절도 시작했다. 고요해질 그의 밤을 기대해 본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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