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무대에 서는 개그맨 심형래
다시 무대에 서는 개그맨 심형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12.08 11:01
  • 호수 59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세시대=배성호기자]최고 인기 개그맨, 신지식인 1호, 국산 기술로 제작한 SF영화로 헐리우드에 도전했던 영화감독, 그리고 파산, 한물간 스타. 
1980~1990년대 국내 코미디계를 평정했던 심형래를 한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한국의 찰리 채플린’이라 불리며 슬랩스틱, 일명 몸개그로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던 그가 최근 다시 개그 무대로 복귀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심형래는 지난 12월 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심형래 유랑극단’ 제작발표회를 열고 오는 2월부터 전국투어에 나선다. 2월 10일 전북 군산을 시작으로 나주, 구미 등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다. 
‘심형래 유랑극단’은 임하룡, 심형래, 최양락 등 1983년부터 1992년까지 KBS에서 주말 저녁에 방송돼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개그 프로그램 ‘유머 1번지’를 2018년 버전으로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다.

심형래를 비롯 지영옥, 김용 등 20여 명의 코미디언과 가수들이 출연해 당시 인기 프로그램인 ‘변방의 북소리’, ‘동물의 왕국’, ‘내일은 챔피언’ 등을 재연할 예정이다.
심형래는 신지식인 1호에 걸맞은 경력을 쌓았다. 개그맨으로서 정상에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오랜 꿈인 영화감독에 도전해 ‘디 워’(D-War), ‘용가리’ 등의 작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의 꿈은 ‘해피엔딩’이 되지 못했다. 무리한 영화 제작으로 직원들의 임금이 밀리면서 결국 파산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고 계속 된 구설수로 이미지까지 최악으로 치달았다.

심형래와 비교되는 인물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현재 개그맨들의 대부로 불리고 있는 이경규다. 전성기 인기만 놓고 보면 심형래가 월등히 앞선다. 이경규 역시 공개코미디 무대에서 성과를 냈지만 심형래만큼 신드롬급 인기를 장기간 유지하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누가 더 성공적인 경력을 쌓았나를 묻는다면 이경규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이경규도 ‘복수혈전’, ‘복면달호’ 등 영화에 감독 혹은 제작자로 나서며 외도를 했고 지금도 방송에서 자신의 꿈이 영화 제작에 있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다만 심형래와 달리 그는 방송 무대를 떠나지 않고 60대를 바라보는 시점에도 후배 개그맨들보다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귀감이 되고 있다. 

이번 심형래의 복귀가 성공할 거라 여기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제작발표회를 레스토랑에서 한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과거 인기 프로그램을 재연하는 수준에 그치는 프로그램 구성도 다소 실망스럽다.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온 국민에게 사랑을 줬던 국민 코미디언의 성공적인 귀환을 기대한다. 현재까지는 실패한 모양새지만 그의 도전만큼은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그의 본업인 개그 무대를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