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만화의 시대
지금은 만화의 시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12.15 11:21
  • 호수 5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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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12월 개봉한 ‘강철비’, ‘신과 함께 – 죄와 벌’,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드라마 ‘고백부부’, 그리고 대학로에서 1년간 장기공연 중인 ‘운빨 로맨스’. 스크린, 안방극장, 연극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이 작품들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는 것이다.
웹툰은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만화’(cartoon)의 합성어로 컴퓨터로 그려 온라인에 거재하는 만화를 뜻한다. 국내에서 처음 개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등장한 지 10년 만에 문화계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장르로 성장했다.

1800년대만 해도 문화계 공룡은 소설이었다. 스페인 소설가 세르반테스가 17세기에 쓴 ‘돈키호테’를 발표한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한 소설은 19세기에 만개한다. 흔히 우리가 세계문학고전을 통해 접하는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등 대문호가 이때 탄생했다. 

1900년대 초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소설은 이후 이 바통을 영화에게 넘겨준다. 뤼미에르 형제가 1895년 프랑스의 한 카페에서 세계 최초로 ‘기차의 도착’이란 작품을 상영하면서 세상에 처음 등장한 영화는 이후 할리우드로 넘어와 기술적, 예술적으로 발전을 거듭했고 1950년대 이후 세계 문화의 아이콘으로 군림한다. 
모든 자본이 영화계로 몰렸고 1990년대부터는 수천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일명 블록버스터 작품들이 쏟아지면서 그 규모를 더욱 넓혀갔다. 여기에 비약적으로 발전한 컴퓨터그래픽까지 더해져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영상미까지 갖추면서 영화는 문화계의 왕좌를 더욱 견고히 했다.

이런 영화의 아성에 도전하는 것이 만화다. 만화는 엉뚱하고 발랄한 상상력이 더해진 이야기 때문에 저급한 문화로 취급받았다. 괴력을 가진 영웅이 등장해 초능력을 발휘하면서 악당을 휘어잡는 다소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많아 주류 예술로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실력 있는 작가들이 만화계로 흘러들면서 소설 못지않은 탄탄한 작품성과 영화에 뒤지지 않는 시각효과를 주면서 서서히 대중을 사로잡는다. 

그러다 영화와 손잡고 또다른 문화계 공룡인 인터넷과 접목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웹툰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고 웹툰을 기반으로 한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이 쏟아지면서 문화계의 변방에서 주류로 완전히 변신한 것이다. 

물론 수준 이하의 작품들도 있지만 색안경만 벗고 본다면 소설, 영화보다 감동적인 작품들도 많다. 본지에 만화를 연재하는 원로 만화가들과 ‘화분’의 삽화를 그리는 이두호 화백 등이 개척한 황무지에 이제 막 과실이 맺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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