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이병해 의원 “한 명의 시의원 역할 중요해… 노인대표 국회의원 꼭 필요해요”
서울시의회 이병해 의원 “한 명의 시의원 역할 중요해… 노인대표 국회의원 꼭 필요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7.12.22 11:18
  • 호수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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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산증인… 경로‧취업‧자원봉사 조직에 관여, 해외지부도 늘려

서울시 지회장 활동비, 사무국장 월급 등 인상… 지회서 보는 눈 달라져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서울시에 있는 3400개 경로당의 25%가 30년 이상 되고 시설이 낙후됐다. 25개 지자체에서 관리 운영한다고 서울시는 관심 밖이다. ‘작은집’(구청)에서 예산부족으로 시설정비나 환경정비를 안한다면 ‘큰집’(서울시)에서 관심 가지고 해줄 수 있지 않느냐.”  

지난해 12월 9일.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실. 이병해 서울시의회 의원(65‧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당시 장경환 서울시 복지본부장에게 이렇게 따졌다. 이에 대해 복지본부장은 “일단 구청에서 앞장서고 저희가 도와주는 식으로 이 문제는 해결해야 될 것 같고 다만 주민참여예산으로 일부 경로당은 개선하는 경우도 있다”고 대답했다. 이 의원은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다.

이병해 의원은 서울시의회에서 노인복지와 권익을 위해 의정활동을 펼치는 유일한 의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대한노인회 출신의 전문가이기에 앞서 노인행복구현의 사명감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는 노인예산을 따는 일을  ‘외로운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12월 말, 서울시의회의원회관에서 만나 의정활동의 뒷이야기와 보람을 들었다.

-서울시의원의 역할은 무언가.

“1000만 서울시민의 복지와 건강을 위해 예산 등을 잘 편성‧운영하는지 살피고 시민들의 어려운 점, 걱정거리를 하나하나, 곳곳에서 챙기고 있다.”

-의정활동은 어떤가.  

“마지막 농사를 짓는다는 생각으로 예산심의 중이다. 노인, 장애인, 다문화가족 등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자기 지역 챙기느라 남 생각하지 못한다. 나 같이 비례대표는 전체를 배려해야 해 힘들다.”

-내년도 서울시 노인예산은 얼마인가.

“50억원 정도다. 그 중 많은 부분이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관련예산이다.”

-지회장, 사무국장들의 처우개선은 어떤가.

“작년에 여기 와서 20만원이던 지회장 활동비를 70만원으로 올려놓았다. 내년엔 100만원 인상을 추진하려고 했다. 예결위원장을 찾아가 ‘노인들이 전부 나를 쳐다보고 있다. 이거 통과 안 시키면 난 죽는다’고 엄살도 부렸지만 예산 공무원이 의원회관까지 찾아와 사정사정하는 바람에 80만원으로 양보했다. 업무추진비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드린다. 서울시에 6‧25 참전용사와 베트남 참전용사들이 많다. 6‧25 참전용사들은 거의가 80대 중반을 넘겼다. 그분들 챙겨주는 이가 없다. 살아야 얼마나 오래 사시겠는가. ‘참전용사 가운데 폐지 줍는 분도 있다’고 소리치자 아무소리도 못하더라. 내가 군 경험이 좀 있어 시비로 도와주어야 한다고 나섰다.”

-서울연합회에선 정말 고맙게 생각할 것 같다.

“최근에 서울연합회 성과보고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내가 ‘죄송하지만 지회장 활동비를 이것밖에 못했어요’ 하자 어르신들이 ‘아, 좋다’고 함성을 지르고, 사무국장 월급을 196만원으로 올렸다고 하자 또, ‘와아’ 하고 소리치고 기뻐하더라. 그런 때 새벽 4시까지 예산 줄다리기로 보낸 힘든 시간을 잊고 보람도 느낀다.” 

-노인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맞다. 엄청나게 중요하다. 그 한 사람의 역할이 별개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다. 그 사람이 그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면 큰 성과를 얻는다. 국회의장이나 예결위원장은 겉으로는 ‘예, 예’ 하지만 자기 지역만 챙긴다. 그들은 앞에서는 해준다고 말해놓고도 뒤돌아서면 신경 쓰지 않는다.” 

-대한노인회가 19대 국회 때 청원한 노인복지청 신설도 결국은 물거품이 됐다. 만약 노인을 대표한 국회의원이 있었다면 그 문제도 해결됐을까.

“당연히 됐을 것이다. 싸매고 드러누우면 가능하다. 노인회는 숫자가 많다. 이게 큰 힘이 된다. 이 힘으로 밀어붙이면 해결 못할 문제가 없다. 어르신들이 단합해 힘을 모으면 얼마든지 어떤 기관이고 만들 수 있다. 그런데 720만 노인의 단합된 힘을 끌고 갈 선장이 없다. 순풍에도 좌우로 흔들리는 배와 같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

이병해 의원은 예비역 소령이다. 11년의 군 생활을 마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옮겨 19년을 일했다. 대한노인회에 13년간 있으며 노인복지의 초석을 쌓았다. 작년 3월, 전국 연합회장, 지회장들의 추천을 받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시의회에 진출했다. 

서울 태평로에 있는 서울시의회 앞에서 포즈를 취한 이병해 서울시의회 의원.
서울시의회 앞에 선 이병해 서울시의회의원

-국민건강보험공단서 오래 일했다.

“지금도 아쉽게 생각하는 게 있다. 주변에 치매증상이 있어 공주의 한 요양원에 들어간 분이 있었다. 그곳 시설을 가보니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건강보험에서 지원을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예산 문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한노인회 역사의 산증인인 셈이다.

“노인회 행사를 도우러갔다가 안필준 회장(2003~2009년)이 같이 일하자고 해서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중앙회는 직원이 11명으로 시설과 조직 운영 모든게 빈약했다. 공문도 먹히지 않아 지회에 일일이 전화로 설득해야할 정도였다. 나는 첨부터 조직을 담당했다. 취업, 경로, 자원봉사 등 지금의 조직을 갖추는 과정에 모두 관여했다. 지금도 보람을 느끼는 건 해외지부 확대이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지구를 몇 바퀴씩 돌며 강행군을 한 덕에 2개였던 지부가 18개로 늘었다.”

-‘백세시대’(당시 노년시대신문) 창간에도 일조했다고.

“안필준 회장 생존 당시 복지관련 신문 두 곳에서 노인회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썼다. 거대한 공룡조직이면서 별로 하는 일이 없다는 식으로. 우리도 그에 대항하는 매체가 필요해 대한노인회의 신문으로 백세시대를 창간했다. 초창기엔 적자 때문에 무척 고생했다. 지회장들을 만날 기회가 되면 신문구독 협조를 부탁했던 일이 엊그제 같다. 어려울 때 방패막이가 돼준 신문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런 애정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의정활동 중 기억에 남는 일은.

“경로당활성화 방안 관련 조례발의를 비롯해 간담회, 심포지엄 개최 등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다. 예산도 중요하지만 서울시 25개구 어르신들에게 단결심을 심어주었다고 할까. 구마다 의견차이가 있는 부분을 예산지원을 해줌으로써 서울연합회를 중심으로 단합하게 됐다. 그 다음은 서울역 쪽방촌의 시설 보수라든지 서울역노숙자들의 동절기 대책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서울시의원 최초로 공무원 군기 잡았다는 소문도 들리던데.

“올해 초 행정감사에서 신임 복지본부장이 진땀을 흘리며 답변하는데 뒤에 앉은 부하직원들의 자세가 남의 집 불 보듯 했다. 가만 두면 안 될 것 같아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다들 차렷, 일어서세요’라고 해놓고 한바탕 훈시(?)를 했더니 나중에 그렇게 소문이 나더라(웃음).”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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