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캐릭터 전성시대, 뽀로로·라이언·브라운을 알아야 손주와 친해져요
국산 캐릭터 전성시대, 뽀로로·라이언·브라운을 알아야 손주와 친해져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12.22 13:11
  • 호수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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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까지 외국산의 밀려 기를 펴지 못했던 국산 캐릭터는 2003년 ‘뽀롱뽀롱 뽀로로’의 등장 이후 급성장을 시작했다. 지난해 기준 연간 11조원 규모로 성장한데다가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 등 캐릭터는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2000년대까지 외국산의 밀려 기를 펴지 못했던 국산 캐릭터는 2003년 ‘뽀롱뽀롱 뽀로로’의 등장 이후 급성장을 시작했다. 지난해 기준 연간 11조원 규모로 성장한데다가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 등 캐릭터는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2003년 ‘뽀롱뽀롱 뽀로로’가 성공한 후 ‘타요’, ‘로보카 폴리’ 등 인기

메신저 캐릭터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 등 세계적으로 유명

[백세시대=배성호기자]

12월 2일, 경기 의정부시의 한 패스트푸드점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햄버거 세트를 사면 ‘카카오프렌즈’ 인기 캐릭터인 라이언 인형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추운 날씨에도 잠옷 바람으로 딸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현기(52) 씨는 “크리스마스 때는 라이언 담요를 주는 아이스크림 케익을 구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키마우스(미국), 헬로키티(일본) 등 외국 유명 캐릭터에 밀려 수십년 간 기를 펴지 못했던 국내 캐릭터 시장에 ‘국산’ 전성시대가 열렸다. 특히 주요 캐릭터를 모르면 육아뿐만 아니라 청소년이 된 손주들과 소통에도 어려움이 있어 어르신들도 꼭 알아둘 필요가 있다.

국산 캐릭터의 원조로는 흔히 반세기 전인 1967년 제작된 국내 첫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의 주인공인 ‘홍길동’을 꼽는다. 그 뒤로 ‘고인돌’(1972), ‘주먹대장’(1973), ‘태권V’(1976), ‘독고탁’(1976), ‘까치’(1983) 등 사랑을 받은 캐릭터들이 등장했지만 외산 캐릭터만큼 큰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그나마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것은 1983년 김수정 작가의 만화 ‘아기공룡 둘리’에 등장하는 ‘둘리’, ‘도우너’, ‘또치’ 등의 캐릭터였다.

국산 캐릭터가 비약적인 발전을 한 건 2000년대 들어서부터다. 2003년 웹툰 서비스가 시작된 뒤 2005년 ‘아이들의 대통령(뽀통령)’이란 별명을 얻은 ‘뽀로로’가 등장하면서 국산 캐릭터 산업도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그해 ‘국산 애니메이션 총량제’ 시행으로 발전을 위한 제도적 발판을 마련한 것도 한몫했다. 이어 ‘타요’(2010), ‘라바’(2011), ‘로보카폴리’(2011), ‘터닝메카드’(2014) 등이 등장했고 스마트폰 문화의 정착으로 ‘라인프렌즈’(2011), ‘카카오프렌즈’(2012)와 같은 모바일 캐릭터들이 새로운 주인공으로 급부상하면서 외국산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대표 국산 캐릭터 뽀로로.
대표 국산 캐릭터 뽀로로.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6년 캐릭터 산업 백서’의 캐릭터 선호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카카오프렌즈는 1위를, ‘뽀롱뽀롱 뽀로로’가 2위를 차지해 일본 만화 캐릭터인 ‘짱구’와 ‘원피스’를 제쳤다.

캐릭터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국산 캐릭터산업 규모(매출액)는 2015년 10조807억원으로 처음 10조원을 넘어섰으며 지난해는 전년보다 9.7% 늘어난 11조573억원으로 성장했다. 2005년 2조원 대에서 11년만에 5배로 커진 것이다. 

국산 캐릭터 전성시대를 선두에서 이끈 ‘뽀롱뽀롱 뽀로로’는 만화영화로 사계절 내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극지방의 어느 눈속 마을에서 동물들이 좌충우돌하는 에피소드를 다룬다. 조종사 모자와 고글을 쓴 펭귄 뽀로로를 비롯해 여우, 곰, 새, 공룡 등 다양한 동물들을 동글동글하게 형상화한 캐릭터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04년 프랑스 최대 지상파 채널인 TFI에서 57%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고, 2007년에는 ‘아랍권의 CNN’으로 불리는 알자지라 방송에까지 방영이 되는 등 82개국에 수출됐다.

라이언이 이끄는 카카오프렌즈는 2012년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의 이모티콘으로 등장한 뒤 휴대폰 케이스, 초콜릿, 신발, 장신구, 텀블러, 인형, 이어폰, 스티커 등 다양한 캐릭터 상품으로 만들어지면서 관련 산업에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뒤늦게 카카오프렌즈에 합류한 라이언은 무뚝뚝한 표정이지만 내면은 소녀처럼 여리고 섬세해서 갈기가 없는 게 콤플렉스다. 토끼옷을 입은 단무지인 ‘무지’와 무지를 따라다니는 작은 악어 ‘콘’, 유전자 조작 복숭아 ‘어피치’ 등 원래 카카오톡에 있었던 캐릭터 7종을 이끌 ‘리더’ 역을 창안하던 중 탄생됐다. 카카오프렌즈는 라이언의 인기 열풍에 힘입어 작년 705억원의 매출과 23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라인프렌즈.
라인프렌즈.

2011년 출시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스티커 캐릭터로 시작한 라인프렌즈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곰을 귀엽게 형상화한 브라운을 비롯해 코니, 문, 제임스 등 총 11개의 캐릭터로 구성된 라인프렌즈는 카카오프렌즈처럼 각종 상품으로 개발돼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라인프렌즈 상품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상점을 운영 중이다. 지난 8월에는 뉴욕 타임스퀘어에도 매장을 열면서 화제를 모았다.

인기 동요로 시작해 캐릭터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른 ‘핑크퐁 상어가족’도 눈여겨 봐야할 캐릭터다. 콘텐츠 기업 스마트스터디가 제작한 약 2분 분량의 이 동요 애니메이션은 2015년 말 유튜브 첫 공개와 동시에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누적 조회수 10억회를 돌파하며 국민 동요로 자리매김했다. 국악, 캐롤, 할로윈, 율동체조, EDM 등 다양한 버전으로 제작되었으며, 올 여름에는 윤종신, 에디킴, 제이래빗 등 인기 가수들과 콜라보(합주)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 한 제과점과 손잡고 내놓은 케익이 출시되자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들을 긴장케 할 정도였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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