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을 치매극복의 원년으로
2018년을 치매극복의 원년으로
  • 조종도 기자
  • 승인 2017.12.29 10:34
  • 호수 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노인회는 지난 12월 27일 서울 부영태평빌딩에서 치매예방운동본부 발대식 및 충북도와 업무협약식을 거행했다. 이날 행사 후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이중근 회장, 이시종 충북도지사(왼쪽 9번째부터 11번째까지)를 비롯해 시·도 연합회장들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노인회는 지난 12월 27일 서울 부영태평빌딩에서 치매예방운동본부 발대식 및 충북도와 업무협약식을 거행했다. 이날 행사 후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이중근 회장, 이시종 충북도지사(왼쪽 9번째부터 11번째까지)를 비롯해 시·도 연합회장들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치매예방운동본부 발족… 치매 전수조사·교육 등 펼쳐   

전국 252개 치매안심센터 본격 가동… 경증치매 노인 건강보험 적용

[백세시대=조종도기자]

의료과학의 눈부신 발전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100세시대의 도래가 눈앞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120세시대 진입도 멀지않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건강장수를 위협하는 질병이 있으니 그게 바로 치매다. 

치매는 고령자들에게 소리 없이 다가와 정신 능력을 마비시키고 가족들까지 피폐화시키는 무서운 질환이다. 그동안 치매는 개인들이 고스란히 짊어져야 할 몫이었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지난해 10월부터 치매 국가책임제가 도입되면서 치매치료비의 90%를 국가가 지원하고,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지역에서 치매환자에 대한 돌봄과 치매 예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은 진정한 의미에서 치매극복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국 252개 치매안심센터가 본격 가동되고 가벼운 치매증상을 보이는 노인들도 장기요양보험의 혜택을 받으며, 66세부터 2년마다 치매 조기진단을 위한 인지기능장애검사를 시행한다.

대한노인회도 나섰다. 대한노인회는 지난 12월 27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치매예방운동본부’를 발족하고 치매예방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노인 스스로 치매 예방에 앞장선다’는 취지에서다. 이날 대한노인회는 충북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18년부터 경로당 전수조사를 통한 치매검사사업, 치매예방 활동과 교육사업, 전문기관과의 교류·협력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치매 국가책임제 본격 시행=지난해 12월부터 설치돼 올해부터 상담과 조기검진, 교육, 사례관리 등을 본격화하는 치매안심센터는 전국 252곳에 이른다. 이전에는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47개의 치매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었다.

전국 시·군·구 보건소마다 최소 1개 이상의 치매안심센터가 운영되는데, 경증 치매부터 고위험군 치매까지 전담 사례관리사가 증상 진행 정도에 따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복지부 치매정책과 서일환 사무관은 “치매안심센터는 지역 사정에 따라 개소 시점과 서비스 내용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금년 중 부족한 인력을 집중 보강해 9월부터는 치매 환자와 가족이 모두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부터는 비교적 신체가 건강한 경증치매 환자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장기요양 등급이 확대된다. 

그동안 신체기능을 중심으로 1~5등급을 장기요양 등급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에 신체기능이 양호한 경증 치매노인은 등급판정에서 탈락했다. 새롭게 등급을 받는 노인들은 신체기능 유지와 증상악화 방지를 위해 인지활동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며, 간호사가 가정을 방문해 복약지도나 돌봄 관련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또한 그동안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만 66세, 70세, 74세에 실시했던 인지기능장애검사의 주기를 새해부터 66세 이후부터 2년마다 실시하는 것으로 확대한다. 치매 조기진단을 위해서다.

아울러 치매 의심 환자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그간, 치매에 대한 MRI검사는 경증이나 중등도 치매로 진단되는 경우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치매 의심단계(경도인지장애)에서 MRI 검사를 실시한 경우 비용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만 했다. 

◇대한노인회 치매예방운동본부 발대=12월 27일 거행된 치매예방운동본부 발대식에는 이중근 대한노인회 중앙회장을 비롯해 시·도 연합회장,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김상훈 보건복지위 간사(자유한국당), 이시종 충북 도지사, 김태백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이사, 전국 지회장, 노인대학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중근 회장은 인사말에서 “치매 문제를 국가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노인 스스로 예방에 앞장서기 위해 오늘 발대식을 갖게 됐다”면서 “전국 최초로 경로당을 통한 치매전수조사를 실시하는 충북도와 대한노인회가 업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치매 예방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충청북도는 치매예방을 위해 2011년부터 ‘치매, 중풍 걱정 없는 충북도 만들기’라는 기치 아래 여러 사업을 펼쳐 왔으며, 새해에도 31개 치매관련 사업에 447억원을 배정했다”면서 “이번 발대식을 계기로 치매 없는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더 많은 힘을 기울이자”고 말했다.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 치매환자는 약 72만명으로 노인 인구의 10%쯤 되며 2027년에는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전국에 있는 경로당을 잘 활용하면 선제적으로 치매를 진단하고 예방과 홍보를 함으로써 치매환자를 줄이고 국가 재정부담도 절감하는 획기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새해 치매전수조사를 전국 최초로 실시할 예정이다. 치매전수조사는 대한노인회와 함께 경로당을 통해 이뤄진다. 

이를 기반으로 경로당 치매예방 교실 등 교육사업과 다양한 치매예방활동이 전개된다.

대한노인회는 업무협약을 맺은 충북도를 시작으로 전국 6만5000개 경로당을 통해 치매예방운동을 전국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치매 치료제 개발도 멀잖아=난공불락의 질병으로만 여겨지던 치매도 10년쯤 뒤엔 치료제가 개발돼 출시될 것이란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뇌지도가 완성돼 치매를 예측할 수 있는 장치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지난해 6월 5일 조선대학교 치매국책연구단은 연령대별로 한국인의 표준 뇌지도를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얼굴이 변하듯 뇌 역시 노화에 따라 변형되는데, 특히 청각 정보를 처리하는 측두엽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위축된다. 따라서 국책연구단이 완성한 표준 뇌지도와 변형된 뇌를 비교·분석하면 정상적인 노화인지 질병으로 인한 노화인지 구별할 수 있다. 치매 환자는 정상인보다 해마 등 뇌의 주요 부위가 줄어들거나 모양이 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삼성서울병원 서상원 교수팀은 신경심리검사만으로 개인별 치매 발병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서 교수팀의 연구에 의하면, 경도인지장애환자의 신경심리검사를 이용해 3년 이내 치매 진행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치매치료제 개발도 더디지만 진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치료제 연구는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베타(Amyroid β)와 타우(Tau)라는 두 단백질을 없애는 약제를 개발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아직 임상시험을 통과한 약제는 나오지 않았지만, 시간이 좀더 걸리더라도 치료제가 나오리라는 예측이 일반적이다.    

조종도 기자 jdcho@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