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만성당뇨 환자 ‘신경인성 방광’ 검사 필요
파킨슨병‧만성당뇨 환자 ‘신경인성 방광’ 검사 필요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8.01.05 14:20
  • 호수 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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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인성 방광 증상과 치료법

70대 이상서 많이 발생… 척수손상‧파킨슨병 등 신경계 이상이 원인

절박뇨‧빈뇨‧신부전 등 증상… 초기엔 방광압박이나 약물로 치료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신경이나 근골격계 손상 등으로 배뇨와 관계된 방광이나 요도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는 ‘신경인성 방광’ 질환이 50~70대 이상 노년층에서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1년~2016년 ‘신경인성 방광’ 질환으로 진료 받은 인원은 2011년 30만1000명에서 2016년 41만5000명으로 연평균 6.6%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살펴보면, 70대 이상(14만2000명, 34.1%)이 가장 많았고, 60대(8만명, 19.4%), 50대(7만2000명, 17.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환자가 전체 인원의 64.2%(26만6320명)를 차지했다.

방광은 소변을 저장하고, 요의가 있을 때 배출을 하는 두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기능은 신경계의 지배를 받아 조절된다. 그러나 신경계의 이상이나 조절 기능의 부조화로 기능에 이상이 오면 ‘신경인성 방광’이 생긴다. 

신경계 중에서 방광과 관련 있는 신경은 뇌, 척수, 방광주위 말초신경 등이다. 신경장애에는 척수손상, 파킨슨병, 뇌졸중, 허혈성 혹은 출혈성 뇌병변, 치매, 뇌성마비, 다발성경화증, 다계통위축증, 오래 지속된 당뇨병 등이 있다.  

신경인성 방광이 심화되면 소변이 방광에서 몸 밖으로 나감과 동시에 신장이나 요관으로 역류하는 ‘방광요관역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림=대한의학회
신경인성 방광이 심화되면 소변이 방광에서 몸 밖으로 나감과 동시에 신장이나 요관으로 역류하는 ‘방광요관역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림=대한의학회

◇신경인성 방광 증상과 진단

신경인성 방광이 발병되면 다양한 배뇨증상이 나타난다. 여기에는 자신의 배뇨 의사와는 관계없이 참을 수 없는 요절박,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싸는 절박성 요실금,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야간 수면 시간에 배뇨를 자주 하는 야간뇨 등이 있다. 더불어 다량의 잔뇨나 요폐로 인해 상부요로 기능 저하 혹은 신부전, 요로감염증으로 인한 패혈증까지 유발되기도 한다.

이석영 일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노인층에서 신경인성 방광이 자주 발병하는 이유는 고령층으로 갈수록 방광 수축력 저하로 인한 과도한 잔뇨량 증가 때문”이라며 “나이가 들면서 남성의 경우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증가하고 여성도 말초신경 장애 등으로 배뇨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하면서 덩달아 신경인성 방광 환자도 증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신경인성 방광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청취와 신체검진, 신경학적 검사 등이 중요하다. 신경에 관련된 질병이 언제 발병했는지, 요실금이나 배뇨곤란 증상은 언제부터 발생했는지, 요실금이 있는 경우 새어 나오는 소변량이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의사에게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성기능 문제, 대변 문제 등도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또한 환자에 따라 조영제를 정맥 내로 주사해 신장에서 요도까지 여과 배설되는 경로를 찍는 경정맥 요로조영술과 신장초음파검사, CT(컴퓨터단층촬영) 등의 검사가 필요하며, 요류검사와 배뇨 후 잔뇨측정검사 등의 영상검사도 필요하다. 

◇신경인성 방광 치료

신경인성 방광 치료에는 비침습법 치료, 최소 침습 치료, 수술 치료 등이 있다. 비침습법 치료는 아랫배를 손으로 압박해 요를 배출하거나 복부에 힘을 주는 ‘방광 압박법’과 손으로 배를 두드리거나 자극해 방광수축을 유도하는 ‘방광반사 유도법’, 항콜린성 약물‧알파차단제‧항우울제 등을 처방하는 ‘약물치료’ 등이 있다. 

최소 침습 치료에는 하루 4~6회 정도 요도를 통해 호스를 방광에 넣어 소변을 배출시키는 ‘청결 간헐적 도뇨법’이 있다. 간헐 도뇨를 시행하는 경우에는 유치 도뇨관을 하는 경우처럼 항상 호스를 착용하고 있지 않아도 되므로 성생활 유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적절한 시간 간격으로 실시한다면 심각한 요로 감염으로 발전되는 경우도 거의 없다.

‘치골상부 방광루 설치술’은 하복부의 방광 바로 위에 구멍을 뚫어 호스를 아랫배에 착용해 소변을 배출하는 방법으로서 장기간 소변 배출이 필요한 환자에서는 요도를 우회하므로 요도 합병증을 피할 수 있어서 좋다. 

대부분의 신경인성 방광 환자들은 이같은 청결 간헐적 도뇨법, 약물치료 등을 통해 잘 관리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이같은 시술을 적용하기 힘들거나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수술의 목적은 신장 기능을 보호하고 요실금을 방지하는 것이다.

수술은 방광 크기를 증가시켜 요실금이 치료되게 하고 방광요관역류(소변이 방광에서 몸 밖으로 나감과 동시에 신장이나 요관으로 역류)를 치료할 수 있는 ‘방광확대술’과 방광 경부를 절제해 배뇨기능을 향상시키는 ‘경요도 방광경부 절제술’, 방광 수축을 위한 ‘전기자극술’, 방광과 요도의 기능이상을 치료하는 ‘보톡스 주입술’ 등이 있다. 

이 교수는 “요폐나 배뇨 후 다량의 잔뇨 등이 남는 저수축성 방광 형태일 경우는 지속적, 재발성 요로감염으로 인한 상부요로감염, 이로 인한 신부전이나 요로계 결석 질환이 빈번히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이외에도 지속적인 삶의 질 저하로 인한 대인기피증, 우울증 등의 정신의학적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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