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경로당 사무장을 ‘노인일자리’로 하는 건 어떨까
[기고]경로당 사무장을 ‘노인일자리’로 하는 건 어떨까
  • 최인수 울산시 남구
  • 승인 2018.01.12 11:04
  • 호수 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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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은 어르신들의 든든한 동반자다. 예전부터 우리 사회는 웃어른을 공경하는 고상한 예의가 전래됐고 현대에 들어서 퇴색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 밑바탕에는 그런 정신이 자라잡고 있다. 웬만한 동네마다 경로당 현판이 하나씩 붙어 있는 건 앞으로도 사회가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돌보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북한의 도발, 온갖 사회적 갈등 가운데서도 경로당에 대한 지원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제반시설과 운영비를 지원해 경로당에서 지내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세밀히 챙겨 주는 정책은 참 믿음직스럽다.

다만 점점 경로당이 늙어가는 건 염려스럽다. 고령화로 인해 경로당의 회원들의 평균연령도 어느덧 80세에 접어들고 있다. 걷는데 지장 없는 젊은 노인들은 경로당보다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복지관을 찾는다. 나이가 많아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많다 보니 경로당의 평균연령도 덩달아 올라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살림을 도맡는 경로당 사무장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사무장은 경로당을 이끄는 회장과 회원들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한다. 주 역할은 운영비 관리다. 돈을 허투루 쓰지 않도록 감시하면서 매달 사용한 돈을 꼼꼼히 장부에 기입하고 이를 회원들에게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 또 경로당의 각종 집기 상태 등 모든 시설을 관리하면서 경로당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데 첨병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회원들끼리 다툼이 일어나지 않도록 화목한 분위기도 조성해야 한다. 간혹 경로당 운영에 대한 회원들의 불평을 들었을 때 마음 졸이고 가슴 아파하는 것도 사무장의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무량이 회장에 버금갈 정도로 상당하다. 크게 힘이 드는 일은 아니지만 자질구레한 일이 많다 보니 나서서 사무장을 맡겠다는 사람이 드물다. 

젊은 노인이 경로당 가입을 꺼리는 현실로 인해 사무장을 못 찾아 진통을 겪는 경로당도 많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사무장에게 끊임없이 위로와 격려를 하는 것이다. 작은 실수는 이해해주고 문제를 해결했을 때에는 큰 소리로 칭찬해주면 사무장들도 좀더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고려해볼 사항이 사무장의 노인일자리 전환이다. 젊고 능력 있는 회원들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사무장이 노인일자리가 된다면 기피현상도 사라지고 국가나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돈을 받는 만큼 책임감 있게 일을 할 것이다. 즉 사회 변화에 대응이 빨라지고 그만큼 경로당도 바르게 운영되게 된다. 자발적인 참여가 최선이겠지만 노인일자리 정책과 결합한 차선도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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