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불면증
  • 글=이기영 시인
  • 승인 2018.01.12 11:06
  • 호수 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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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음미하는 디카시 산책

불면증

 

나무에 눈이 이식되었다

 

그 후로 나무는 

잠들지 못하는 시간이 많아져 갔다

 

임창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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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d-Circuit Television의 약어인 ‘CCTV’는 특정한 화면 수상자에게 화상 정보를 전송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우리 생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CCTV는 24시간 녹화되는 영상으로 각종 범죄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거나 예방하는 기능도 있지만 사생활 침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요즈음 워낙 강력범죄가 많이 발생하다보니 이제는 이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곳은 무법지대가 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나무에 CCTV가 달렸다. 24시간 눈을 부릅뜨고 방범활동을 해야 하는 나무로서는 얼마나 고역이겠는가. 생명이 있는 모든 생명체는 일정시간 잠을 자야한다. 하지만 가로등이 저녁 내내 비치는 유실수가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은 불빛을 받은 나무가 스트레스가 심해 열매가 열리지 않는 것이다. 원치 않는 불면증으로 고통받는 저 나무를 어쩌면 좋을까. 잠을 자지 못한 눈이 붉게 충혈되어 있다.    글=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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