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침침해 책 읽기 어렵다면 ‘귀 독서’ 해보세요
눈 침침해 책 읽기 어렵다면 ‘귀 독서’ 해보세요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8.01.12 13:17
  • 호수 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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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듣는 독서법… 무엇이 있을까

 ‘팟빵’ 사이트 이용하면 1만여개 오디오 방송 통해 ‘귀 독서’ 가능

온라인 서점에서 전자책 e-book 구입시 읽어주는 서비스 제공

책 읽어주는 프로그램인 팟빵의 ‘명로진․권진영의 고전읽기’에서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인 ‘설국’을 들려주고 있다.
책 읽어주는 프로그램인 팟빵의 ‘명로진․권진영의 고전읽기’에서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인 ‘설국’을 들려주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인터넷을 통해 관심 있는 정보들을 단편적으로 접하다 보니 독서를 하며 깊이 사고하는 능력이 퇴화되고 있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고령자들은 다른 이유 때문에 독서에서 멀어진다. 막상 독서를 하려고 해도 시력 저하로 인해 책을 읽기가 쉽지 않아서다. 돋보기 등을 사용해 꼭 필요한 정보만 간신히 알아낼 뿐이다. 긴 글 읽기도 시도해보지만 불편해서 점차 책을 멀리하게 된다. 독서를 통해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책을 눈이 아닌 귀로 읽는 ‘귀 독서’ 방법이 관심을 모은다. 오디오북, 팟빵, TTS(티티에스) 기능 등이다.

오디오북은 이른바 ‘귀로 읽는 책’으로 주로 성우들의 녹음 작업을 통해 제작된 것을 가리킨다. 과거 어린이들이 자주 듣던 동화 카세트, CD, MP3가 오디오북이다. 전문가들이 읽기 때문에 억양이 자연스럽고 세밀한 묘사가 가능하다. 

책 내용에 따라서 적절한 배경음악이나 효과음을 삽입하고 캐릭터나 상황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구사해 완성도를 높인다. 또한 한권의 책을 2~4시간 분량으로 각색․압축해 바쁜 현대인에게 적합한 면도 있다. 

하지만 글로 출판되는 도서에 비해 오디오북 비중은 작기 때문에 원하는 책이 녹음된 것을 찾기가 쉽지 않다. 오디오북은 각 서점에서 오디오북을 검색하거나 오디오북 전문 사이트 ‘오디언’ 등을 통해 찾을 수 있다. 

오디언 관계자는 “오디오북의 가장 큰 매력은 책을 읽기 어려운 환경에서 자유로운 것”이라며 “운전할 때, 등산할 때, 불 꺼진 침실에 누웠을 때도 독서가 가능하고 청소나 요리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귀로 듣기 때문에 상상력을 자극한다. 눈에 쉽게 피로를 느끼는 분들이나 어르신들도 지식과 정보뿐만 아니라 재미도 얻을 수 있다. 

‘팟빵’은 오디오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로 1만여개의 오디오 방송을 인터넷으로 접할 수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혹은 내려받기를 통해 듣고 싶은 때 들을 수 있다. 여기에는 ‘도서’ 카테고리가 있는데 책을 읽어주거나 독서 토론을 하는 방송이 주를 이룬다. 청취자들은 책을 ‘듣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그중에서 ‘명로진․권진영의 고전읽기’는 동서양 인문고전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으로 2014년도에 종영된 EBS '고전읽기'가 전신이다. 

이외에도 ‘정영진, 정미녀, 정박의 일당백’, ‘이동진의 빨간책방’,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소설 속 역사’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팟빵 프로그램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지만 좋은 프로그램을 들었거나 앞으로도 계속 좋은 방송을 만들어 주길 바랄 경우에는 제작자를 소액으로 후원할 수 있다. 

최근에는 TTS 기능이 주목받고 있다. ‘TTS’(Text To Speach)는 문자를 소리인 음성으로 전달하는 것으로 ‘문자음성 자동변환’ 또는 ‘음성합성 기술’이라고 한다. 즉, 기계가 글을 대신 읽어주는 것이다. 읽어주는 목소리, 성별, 속도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스피커가 간단한 메모나 메시지를 읽어줄 수 있는 것도 TTS를 활용한 것이다. 

예컨대,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 있는 뉴스 카테고리에 있는 기사에서 찾을 수 있다. 각각 기사 제목 옆에 ‘본문듣기’ 또는 스피커 모양으로 표시된 ‘음성 기사 듣기’가 TTS 기능으로 이를 이용하면 신문 기사를 ‘들을’ 수 있다. 

이 TTS 기능은 전자책인 이북(e-book)에도 있다. 교보문고, 영풍문고, Yes24 등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대부분의 전자책을 ‘들을’ 수 있다. 전자책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태블릿 PC등에서 읽을 수 있는 것으로 전자 출판되거나 원고 파일을 사진처럼 저장한 것이다. 

기계가 읽어주는 탓에 억양이 부자연스럽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발음 탓에 거슬린다는 반응도 있지만 정보를 얻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자연스러운 낭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유사서비스로 녹음도서가 있다. 먼저 대체자료는 일반도서나 자료를 이용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한 것으로 점자도서․촉각도서․확대도서 등이 있다. 비장애인의 이용은 제한된다. 녹음도서는 시각적 또는 책을 들거나 페이지를 넘길 수 없는 경우나 글을 읽지 못하는 등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자료다. 

국립장애인도서관, LG상남도서관이 제공하는 ‘책 읽어주는 도서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SK텔레콤이 운영하는 ‘행복을 들려주는 도서관’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성우나 자원봉사자 등 사람이 녹음한 녹음도서의 질이 더 좋지만 전자책의 TTS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면 장애인들도 최신 정보나 출판 도서들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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