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저림은 말초신경‧척추의 문제일 수도
손발저림은 말초신경‧척추의 문제일 수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8.01.19 13:30
  • 호수 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상에 따라 원인 다른 ‘손발저림’
손발저림은 흔히 혈액순환의 문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오히려 말초신경질환이나 척추질환, 심리적인 문제 등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사진=중앙대병원
손발저림은 흔히 혈액순환의 문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오히려 말초신경질환이나 척추질환, 심리적인 문제 등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사진=중앙대병원

혈액순환 장애로 속단하기 쉬워… 정확한 진단이 먼저

손목 굽힌 상태에서 손저림 나타나면 ‘손목터널증후군’

[백세시대=배지영기자]

49세 주부 윤영자(가명) 씨는 최근 독감을 심하게 앓은 후 손발이 찌릿한 저림 증상과 통증이 심해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윤씨는 단순히 혈액순환이 잘 안되어 그런 줄로 생각하고 손을 수시로 주무르기도 하고 혈액순환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을 먹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다 통증이 심해지고 팔다리의 힘도 저하돼 뒤늦게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한 결과, 황당하게도 말초신경들이 손상되는 ‘말초신경병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철을 맞아 손발저림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 대부분은 추워진 날씨 때문에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 그런 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손발저림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혈액순환장애는 드물고 윤씨와 같이 말초신경질환이나 척추질환, 뇌졸중, 심리적인 문제 등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저림 증상 양측으로 나타나는 ‘말초신경병증’

손발저림의 가장 대표적이고 흔한 원인 중 하나는 ‘말초신경병증’이다. 말초신경병증은 팔다리를 비롯해 몸 전체에 전선줄처럼 퍼져있는 말초 신경계의 손상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이상감각’, ‘감각저하’, ‘저림증’ 등의 감각 증상부터 힘이 빠지는 근육 마비까지 올 수 있다. 

여러 개의 말초신경이 동시다발적으로 손상되는 ‘다발말초신경병증’의 경우에는 보통 저림 증상이 초기에 발바닥이나 손끝에서 먼저 나타나다가 점차 팔다리 전체로 양측 또는 대칭으로 진행하는 경과를 보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걷기, 달리기, 젓가락질, 글씨쓰기 등의 기본적인 생활에도 불편함을 초래한다.

안석원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말초신경병증을 방치할 경우에는 몸 전체로 저림증이 진행되고 마비까지 올 수 있다”면서 “특히 예전에 없던 손발저림이 발바닥이나 발가락 끝, 손가락 끝에서부터 나타나서 점차 올라오고, 보행 장애나 젓가락질 사용에 문제가 있다면 말초신경들에 대한 근전도검사, 신경전도검사, 유발전위검사 등을 통해 말초신경병증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가락 저리면 ‘손목터널증후군’  

말초신경병증에서도 뼈, 관절, 인대, 근육 등의 주위 구조물에 의해 말초신경이 압박돼 발생하는 ‘단발성 말초신경병증’은 한쪽 팔이나 한쪽 다리에서만 국한돼 저림증이 발생하는데, ‘손목터널증후군’이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인대, 손목 관절 등에서 신경의 압박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데, 주로 엄지, 검지, 중지 손가락에 저린 증상을 호소하며 일을 많이 한 뒤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다 손을 털면 증상이 완화된다. 

안 교수는 “손목을 완전히 안으로 굽힌 상태에서 손에 통증과 손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손목의 가운데 말초신경 부위를 가볍게 칠 때 손저림이 나타나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어깨통증, 팔저림 유발하는 ‘목디스크’  

손이 저리는 증상과 함께 손가락까지 전기가 오는 듯한 찌릿한 자극이나 어깨통증, 두통, 뒷목의 뻣뻣함 등이 동반될 경우에는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일 가능성이 높다. 목디스크는 경추의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 내부의 수핵이 빠져 나와 신경근 또는 척수를 눌러 뒷목이 뻐근하고 쑤시는 증상은 물론 어깨와 팔, 손저림과 통증을 유발한다. 또한 다리의 옆쪽과 뒤쪽이 저리면 허리 척추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으며 발목, 종아리, 허벅지, 엉덩이 등이 저리고 허리 통증이 동반되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안 교수는 “저림 증상이 손이나 발에서 느껴지더라도, 실제로는 그 원인이 경추나 요추의 척추질환인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척추 수술을 받았거나, 만성적인 목과 허리의 통증이 있을 때는 손발저림의 원인이 척추질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