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용인시 기흥구지회 노인건강교육 참가기
대한노인회 용인시 기흥구지회 노인건강교육 참가기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1.19 13:37
  • 호수 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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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보다 복잡한 인간의 뇌… ‘나’란 존재의 귀중함 느껴요”
경기 용인시기흥구지회는 지난해 10월 21~12월 23일, 기흥구 노인복지관 강당에서 100여명의 경로당 회원을 대상으로 ‘보람된 노후를 위한 노인건강교육’ 제하의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경기 용인시기흥구지회는 지난해 10월 21~12월 23일, 기흥구 노인복지관 강당에서 100여명의 경로당 회원을 대상으로 ‘보람된 노후를 위한 노인건강교육’ 제하의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박문호‧최길수‧조장희 등 전문가에게 토요일마다 4시간씩 집중 공부

교육 수료자 올해 재능나눔사업 치매예방활동에 투입 “큰 성과 기대”

[백세시대=오현주기자]

“1400그램에 불과한 나의 뇌 속에 100억개의 뉴런(신경세포)과 1000조개의 시냅스(연결조직)가 상호작용해 거의 무한대로 생각의 수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내가 얼마나 귀중한 존재라는 것을 절감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지회 이두호 회원이 뇌 과학 강연을 듣고 느낀 점을 이같이 밝혔다. 이 회원은 “100억개의 별들을 포함한 1000억개의 은하수로 구성된 우주 전체보다 사람의 뇌가 더 복잡하다는 말에 전율마저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 지회는 2017년 10월 21일~12월 23일, 3개월간 ‘보람된 노후를 위한 노인건강교육’이란 타이틀 아래 뇌 과학을 비롯 당뇨‧치매 예방 등 노인건강을 주제로 박사 출신의 전문가들을 초빙, 강도 높은 강의를 들었다. 조영재 지회장을 비롯 지회 직원과 고학력 출신의 경로당 회원 등 100여명이 기흥구 노인복지관 대강당에서 매주 토요일 4시간씩 총 40시간의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조영재 지회장은 “지난해 재능나눔활동 참여자들이 치매예방과 치매선별검사 활동을 해본 결과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의 필요성을 느껴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건강교육을 이수한 분들이 올해 재능나눔활동에 투입돼 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건강교육이 화제가 됐던 이유 중 하나는 국내외 명성이 자자한 강사들이란 점이다. ‘그림으로 보는 뇌과학’을 주제로 강의한 박문호 박사는 전자공학도이지만 독학으로 뇌를 연구해 전문가 이상의 실력을 쌓아 뇌 전공의들 대상의 강의를 할 정도다. ‘노인성질환과 노인의 건강관리’를 주제로 강의한 최길수 서울대 명예교수는 국내 최초로 현미경수술을 도입했으며 육영수 여사 피격 당시 수술 집도의였다.

‘왜, MRI인가’를 주제로 강의한 조장희 박사는 세계 최초로 PET(양전자단층촬영기)를 개발해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과학자란 명성을 얻었다. 그밖에 ‘당뇨병은 치매발병을 높인다’의 윤태욱 박사, ‘파킨슨병의 뇌심부자극술과 감마나이프수술’의 백선하 박사 역시 이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로 알려졌다.

교육에 참가한 한 회원이 박문호 박사가 내준 뇌 그림 숙제를 들어 보이고 있다.
교육에 참가한 한 회원이 박문호 박사가 내준 뇌 그림 숙제를 들어 보이고 있다.

강의 수준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두호 회원은 “박문호 박사가 매주 숙제로 내준 뇌 그림을 100장 가까이 그리면서 뇌의 구조와 기본용어, 뇌 화학물질, 신체 호르몬 등에 관해 상세하게 알게 됐다”며 “박 박사 말에 따르면 우리가 받은 강의가 의대생 수준”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건강교육을 통해 뇌를 포함, 노인건강 전반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얻었다. 이희숙 사무국장은 “실제로 성남 중원구보건소 내의 뇌 박물관을 견학했을 때 대‧중‧소뇌,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 등 뇌 명칭을 척척 알아듣고 그 자리에서 뇌 구조물을 조립해보이자 박물관 안내자가 깜짝 놀라더라”고 전했다. 

아울러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건강정보와 감동적인 실화를 곁들인 강의에 참석자들의 학습참여 열기가 뜨거웠다고 한다. 

서근미 경로부장은 “식사하고 30분 후에 필히 운동해야 뱃살이 줄어들고 고기를 먹고 탄수화물을 줄여야 인슐린이 분비된다는 ‘당뇨 박사님’의 강의 내용이 머리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두호 회원은 “백선하 박사가 소개한 동영상에서 온몸이 위축된 환자가 치료를 받고 결혼식까지 치르는 장면을 보는 순간 참석자들이 감동의 박수를 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건강교육 초반에 일부 참석자는 ‘이 나이에 뒤늦게 무슨 공부냐’며 회의감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박문호 박사의 열성적인 강의가 진행되면서 공부에 재미를 붙여 만사 제치고 숙제를 마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명수 회원은 “생소한 뇌 명칭들을 암기하는 게 처음엔 힘들고 고통스럽기까지 했으나 뇌 그림그리기 숙제를 하면서 만학의 재미마저 느꼈다”며 “이번 교육을 계기로 치매 예방의 대열에 동참해 ‘치매 없는 용인시’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호 회원은 “교육 기간 중 자극을 받아 인근 도서관에서 뇌과학 서적을 찾아 읽었다”며 “앞으로 기회가 되면 뇌과학 전문가가 돼 뇌 관련 질병에 시달리는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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