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읽는 시]해조(海鳥)의 기도
[마음으로 읽는 시]해조(海鳥)의 기도
  • 이미정
  • 승인 2008.02.16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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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조(海鳥)의 기도

 

태안 앞바다
07.12.07 새벽 재앙은
안개 탓일까 바람 탓일까
네 탓도 아닌 진실로
내 탓이로다

 

조개무덤 앞에 갯지렁이 탄식소리
섬들은 주저앉고
바다가 오열(嗚咽)하니
하늘은 차라리 청맹과니가 되소서

 

해오라기 갈매기도 떠날 빈 바다에
모여든 천사의 손길들
흉물로 떠도는 검은 띠 ‘타르’ 딛고
발버둥쳐 깨우고 깨워도
쓸물같이 기진 한 넋 달랠 길 없어
海鳥따라 하늘나라 가신 가난한 魂들
오늘도 슬픈 숨결소리 물참마다 들어본다

 

죽어가는 것들
살아나는 것들
타들어가는 검은 입술에 호흡히 급할지라도
멀-리 수평선 하늘 거기
삼월이 오고 있어요 봄바람 봅빛 타고
닷줄 풀리는 나날
해당화 피어나면 게밥일고 굴꽃도 피오리다 

 

 

 

 

 

 

 

 

 

 

김진오 (시인: 충난 서산시 운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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