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영국지회 노인회관 개관식
대한노인회 영국지회 노인회관 개관식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2.02 11:13
  • 호수 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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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도 참여하는 문화센터 기능도 겸할 것”
임선화 영국지회장이 1월 22일 열린 노인회관 개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대환 영사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임선화 영국지회장이 1월 22일 열린 노인회관 개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대환 영사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런던 뉴몰든의 번듯한 건물… 문화강좌·영어강습 등 진행 

임선화 지회장 “어르신들의 힘과 노력으로 마련해 뿌듯”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최근 한 어르신이 홀몸으로 외롭게 지내시다가 돌아가셨어요. 가족이나 연고자를 찾지 못해 영국 공공기관에서 한국인 세분만 참석하는 쓸쓸한 장례식을 치렀어요. 생전의 그 분은 말동무라도 만날 수 있는 경로당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어요. 앞으로 더는 그런 불행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최근 영국 런던 뉴몰든 하이스트리트에 노인회관을 마련한 임선화 대한노인회 영국지회장의 말이다. 영국지회는 지금까지 자체 노인회관이 없었다. 지회 회원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한인종합회관 건물에 잠깐씩 모일 수 있었다. 지난해 6월에 열린 지회 창립기념식 때 임 지회장은 “영국지회에 경로당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자녀를 만나러 영국을 방문한 어르신들이 잠시 모여 머무를 공간조차 없다. 당장 노인회관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했다. 그로부터 1년도 채 안 돼 지회 숙원을 풀게 된 것이다. 앞으로 노인회관은 어르신들의 쉼터 역할과 함께 젊은 층도 참여하는 문화센터로서의 기능도 활발히 하게 된다.

영국지회는 이에 앞서 지난 1월 22일 오전 11시, 노인회관 개관식을 가졌다. 임 지회장은 “오늘의 노인회관은 하루 만에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재영 어르신들이 오랫동안 힘과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며 “앞으로 영국에 거주하는 어르신은 누구나 이곳을 방문해 차 한 잔을 드시며 쉬어가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개회식에는 서병일 전 한인회장, 주영대사관 김대환 영사를 비롯 60여명의 한인, 탈북민, 영국인, 중국동포 등이 참석했다.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은 서면을 통해 “영국지회 노인회관 개관을 계기로 영국에 거주하는 한인 노인은 물론이고 교민 전체의 친목과 교민 사회의 우호를 다지는 만남과 교류의 터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김대환 영사는 축사를 통해 “재영 동포 어르신들이 직접 마련한 노인회관과 문화센터 설립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런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임선화 지회장을 비롯 회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노인회관에선 평일 오전 10시부터 요리·문예 등 문화강좌, 12시부터 점심, 2시부터 영어강습·합창연습 등이 열린다. 앞으로는 외부인에게 전시회, 회합, 비즈니스 회의 등의 장소로도 대여할 예정이다.

노인회관은 회원들의 비장한 각오가 동력이 돼 십시일반으로 모은 자금으로 마련했지만 임대료, 유지비 등 들어갈 비용을 생각하면 운영이 만만치 않다. 또, 냉장고, 싱크대, 컴퓨터, TV 등의 마련도 시급하다.  

임 지회장은 “노인회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독지가를 대상으로 후원자 멤버십을 운영할 계획이다. 매월 일정액을 기부하는 후원자 멤버가 되면 노인회 각종 행사에 초대하고, 노인회관을 모임이나 미팅룸으로 쓸 수 있는 혜택을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선화 지회장은 뉴몰든에서 차로 2시간 걸리는 거리를 달려와 봉사하고 돌아가는 등 노인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해오고 있다. 회원들은 “만약 임 지회장 같이 열심히 일하는 이가 없었다면 노인회관 마련은 꿈에 그쳤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역 교포신문 기자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임 지회장의 뜨거운 열정과 희생을 가늠할 수 있다. 

“임 지회장은 많은 이들에게 문자를 보낸다. ‘노인회에 필요한 밥통 남는 게 있으면 지원해 달라’는 문자가 온다. 그러면 3분이 못돼 벌써 ‘누군가가 기증해주셔서 기쁘다’는 문자가 뒤를 이어 또 온다. 과연 나 같으면 그 3분의 시간이 아니라 단 3초라도 노인회 밥통 걱정을 했을까. 이 어르신들 앞에 서면 우린 너무 허울만 좋다.”

영국에는 한국교포가 4만 1000여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다. 유학 간 젊은 층이 많아서다. 특히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킹스턴 구시가지는 탈북민 1000여명도 거주하고 있다. 

임선화 지회장은 탈북민들과 교류하고 가깝게 지내기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구상 중이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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