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울산시장 “경로당에 늘 관심 갖고 시설 살펴… 올해 800여 곳에 공기청정기 보급”
김기현 울산시장 “경로당에 늘 관심 갖고 시설 살펴… 올해 800여 곳에 공기청정기 보급”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2.02 11:40
  • 호수 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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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변호사·국회의원·시장 등 4개 직업 거쳐… “그중 시장이 가장 어려워”

울산 노인들 생활수준 통계적으론 낮지 않아… 형편 어려운 사람 집중 지원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김기현(60) 울산시장은 2월 초, 시니어 신문 ‘백세시대’와의 인터뷰를 통해 “울산의 경로당이 올해 13개소(806개)가 늘어나고 전 경로당에 공기청정기를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어 “제2시립노인복지관(북구 송정택지개발지구)과 남목노인복지관(동구)을 새로 건립하고 도산노인복지관(남구)을 증축하는 등 어르신들이 생활터전 가까이서 여가를 보내도록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김 시장은 “이와 함께 WHO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통해 해외 도시들의 우수사례와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노인 세대가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기 5개월을 남겨둔 김 시장에게서 듣는 울산의 노인복지정책과 시정운영. 

-울산의 노인 생활수준은 어떤가.

“통계적으로는 전국 평균보다는 높다. 기초연금 수급 비율을 보더라도 62.8%로 전국 평균(65.6%)보단 낮을뿐더러 7대 특·광역시 중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노인 인구는 어떤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울산시 인구는 119만여명이고 그중 어르신은 11만7000여명(10.0%)이다. 전국 평균(14.2%)보다 훨씬 낮지만 50대 중반에서 60대 초반에 속하는 베이비부머 세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고령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 우려된다. 앞으로 노인 세대가 지역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행정력을 모아갈 계획이다.”

-울산시의 노인복지를 소개해 달라.

“생활이 어렵거나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위한 복지서비스지원과 돌봄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838명에게 식사배달을 하고, 거동이 불편한 6352명 어르신의 집안일을 돕고 요양보험을 지원하는 것 등이다.”

-올해는 치매국가책임제의 원년이다.

“그에 발맞춰 치매 치료와 간병을 돕기 위해 모든 구·군에 설치된 5개소의 치매안심센터가 별도의 건물을 갖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일자리 지원은 어떤가.

“올해 총 8602개의 노인 공공일자리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의 사회활동을 지원한다. 베이비부머와 노인세대를 전담 지원하는 ‘내일설계지원센터’는 민간취업 연계 및 맞춤형 교육훈련, 은퇴 준비 등을 돕고 있다.”

김기현 시장은 “특히 올해는 건강하고 활력 있는 여가문화 조성과 고령친화도시 인증을 역점과제로 추진한다”며 2개 복지관 건립과 1개 복지관 증축 그리고 WHO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 가입 등을 거론했다.

김기현 울산시장이 작년 추석 명절에 울산명성노인요양원을 방문해 어르신을 위로하고 있다.
김기현 울산시장이 작년 추석 명절에 울산명성노인요양원을 방문해 어르신을 위로하고 있다.

-경로당에는 자주 가보시는지.

“울산에는 총 793개의 경로당이 운영되고 있고 연말까지 806개소로 늘어난다. 가끔 가는 정도이지만 늘 관심을 가지고 담당 부서와 구·군, 읍면동을 통해 경로당의 시설과 생활여건에 부족함이 없는지 살피고 있다. 올해 경로당에 공기청정기를 한 대씩 넣어 드리려고 한다.”

-프로그램 운영은 어떤가.

“순회프로그램 관리자를 배치 운영하고 비품과 운동기구 등 시설개선을 위한 지원도 계속하고 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서울대와 동대학원 법학과를 나와 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부산지법 울산지원 판사로 법조인의 첫발을 내디뎠다. 변호사를 거쳐 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4년 제6대 울산시장에 당선돼 현재에 이르렀다. 의원 입법 활동이 뛰어나 ‘NGO 선정 국정감사 우수의원’, ‘대한민국 국회 선정 입법우수의원’, ‘제18대 국회 대한민국 헌정대상’ 등을 수상했다.

-법관을 선택한 계기라면.

“돌이켜 생각해보면 중학교 시절,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하고 말겠다’고 다짐한 것이 법학을 전공한 계기가 됐다.”

-인상 깊었던 소송 건이 있었는지.

“변호사 시절 교통사고로 구속된 트럭운전사가 있었다. 현장조사와 서류검토 결과 운전사의 과실이 아니며 억울하게 구속됐다는 걸 알게 됐다. 하지만 운전사가 억울함을 증명하려면 상당한 어려움이 따라야 했고 그걸 증명했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변호사 보수를 줄 수도 없는 처지였다. 잠시 고민을 했지만 죄가 없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건 직무유기요,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여겨 백방으로 노력한 결과 운전사는 법원 판결에서 다행히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 후 어떻게 됐나.

“저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중년의 남자가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와 그 때 이야기를 들려주며 음료수 박스와 함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바로 당시의 트럭운전사였다. 그 일이 계기가 돼 정치를 하면서도 정치인은 가진 사람보다는 못 가진 사람에게 더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하고 힘 있고 강한 자보다 소외되고 약한 자들에게 더욱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판사, 변호사, 국회의원, 시장 중에서 어떤 자리가 힘든가.

“시장의 역할이 가장 복잡하고 어렵다. 정해진 시간 내에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 많은데다가 각각의 정책이나 사업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서 부담감이 크다.”

-그만큼 보람도 크겠다.

“그렇다. 지방행정의 본질은 주민이 원하는 바를 정책과 예산에 반영하는 것인 만큼 시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지역사회의 협력을 통해 최적의 방안을 찾아가는데 보람과 자긍심을 느낀다.”

-시정운영 성과를 말한다면.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13조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해 2만명에 가까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고 ‘울산 방문의 해’를 통해 방문객 700만 돌파의 대성공을 거두어 관광을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육성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국가예산 2조원 이상을 확보함으로써 미래 먹거리 마련과 도시 인프라 확충을 뒷받침 해 왔다. 이러한 성과들이 ‘정부종합평가’ 결과로 이어져 민선 6기 3년 동안 매년 최상위의 평가를 받았다.”

-부모에 대한 효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어머니가 계시지만 바쁜 탓에 자주 찾아뵙지를 못해 항상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 도의원을 지낸 부친은 돌아가셨는데 저에게 정치가로서의 꿈을 심어주셨다. 성실하고 정직했던 부친은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고 옳은 일에는 항상 앞장 서는 분으로 기억한다. 울산을 더 발전시키고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드는 것도 부모님께 효도하는 길 중 하나라고 여기며 살아왔다.”  

-노인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젊은 세대의 부양 부담과 복지비용을 줄이고 저출산으로 줄어든 생산가능인구를 보충하기 위해 노인 기준연령을 올리는 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우리는 선진국에 비해 노인복지 인프라가 미흡한 만큼 점진적인 연령 상향 정책을 통해 충격을 완화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건강하고 일하고 싶은 어르신들이 경력과 전문성을 활용해 자긍심을 느끼면서 일할 수 있도록 국가가 뒷받침을 해야 한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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