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혈당 측정 시 혈액 억지로 짜내면 수치 부정확
집에서 혈당 측정 시 혈액 억지로 짜내면 수치 부정확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8.02.02 13:35
  • 호수 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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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가정용 의료기기 사용 방법
혈당 측정 시 피를 쥐어짜면 주변 조직액까지 같이 흘러나와 혈액이 희석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바늘로 찌른 손가락 마디를 짜지 않아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혈당 측정 시 피를 쥐어짜면 주변 조직액까지 같이 흘러나와 혈액이 희석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바늘로 찌른 손가락 마디를 짜지 않아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집에서 의료기기 잘못 사용하다 부작용… 되레 병 키울 수도 있어

혈압계 압박대 팔꿈치 위쪽에 착용… 양팔 모두 재는 게 좋아

[백세시대=배지영기자]

고령화가 심화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병원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질병의 예방이나 관리를 위해 의료기기를 활용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가정용 의료기기에는 체온계부터 혈당측정기, 혈압계, 마사지기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가정용 의료기기는 의료기관용 의료기기와 달리 대부분 사용법이 간편하고 덜 위험하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사용하면 질병을 제때 진단하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등 크고 작은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어 위험하다. 이에 가정용 의료기기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과 함께 어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지 알아본다.

◇혈당측정기

최근 당뇨병의 위험성이 잘 알려진 덕분에 가정에 자가 혈당측정기를 두고 직접 혈당을 측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 관리 차원에서, 당뇨병 전 단계(내당능 장애) 환자들은 당뇨병으로의 악화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자가 혈당측정기를 쓴다.

현재 시판 중인 수십 종의 자가 혈당측정기는 모두 측정오차 기준을 충족하긴 하지만 사용자 개인이 잘못 측정한 경우까지 보증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방법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가 혈당측정기는 혈액을 채혈침으로 짜내 검사지(스트립)에 묻힌 뒤 측정기계에 넣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채혈 과정에서 세균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소독에 신경을 써야 하고, 채혈침을 재사용하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쓰는 것은 금물이다. 

혈당측정 시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는 손가락 끝을 찔러서 피를 낼 때 쥐어짬으로써 실제 혈당보다 낮게 측정되게 하는 것이다. 피를 쥐어짜면 주변 조직액까지 같이 흘러나와 혈액이 희석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바늘로 찌른 손가락 마디를 짜지 않아야 한다. 또한 손에 물기나 땀이 남아 있으면 혈액 농도가 묽어져 낮은 수치가 나오므로 채혈 전 비누로 손을 씻고 충분히 말린 뒤 손을 30초 정도 아래로 향하게 한 후 채혈해야 한다. 

또한 실온에 오래 노출돼 있는 측정 검사지를 사용하면 실제보다 혈당이 낮게 나오므로 사용하지 않는 검사지는 밀봉한 채로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지는 40도 이상 고온, 습기,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변성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혈압계

가정용 혈압계에는 아날로그형 혈압계(아네로이드식 혈압계)와 전자식 혈압계가 있는데, 가정에서는 주로 전자식 혈압계를 사용한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매일 3회 정도 동일한 시간에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침 기상 후 1시간 이내나 첫 소변을 본 직후, 점심 식사 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측정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혈압 측정 전에는 적어도 5분 이상 안정을 취한 뒤 측정해야 하며, 매일 측정해 변화를 살펴보고 필요한 경우 지속적으로 측정된 자료를 가지고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혈압 측정 시에는 압박대(커프)의 하단이 팔꿈치 접히는 선에서 2.5cm 위쪽에 위치하도록 착용해야 하며, 이때 압박대는 손가락 한 개 정도가 들어갈 여유가 있어야 한다. 혈압은 1~2분 간격을 둔 다음 2번 이상 측정하고, 양쪽 팔의 혈압 수치가 다를 수 있으므로 양쪽 팔을 모두 재는 것이 좋다. 

커피 등 카페인 음료는 측정 전 1시간 동안은 마시지 말아야 하며, 담배는 측정 전 15분 동안은 피우지 말아야 한다. 또한 혈압을 상승시키는 성분이 들어 있는 감기약 등을 복용한 후에는 측정을 피해야 한다. 혈압계를 보관할 때에는 튜브가 꺾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직사광선에 노출되거나 뜨거운 장소에 보관하면 안 된다. 

◇저주파 자극기

저주파 자극기는 피부 속에 있는 감각신경 가닥을 전기로 자극해 뇌로 가는 통증 신호를 줄여주는 의료기기다. 관절염, 외상 후 통증, 허리통증, 대상포진 통증, 만성근육통 완화 목적으로 사용된다.

저주파 자극기는 통증이 있는 부위에 갖다 대기만 하면 될 정도로 사용법이 간단하다. 하지만 평소 피부 알레르기가 자주 일어나는 사람은 저주파 자극기 사용을 삼가는 게 좋다. 자극 강도를 높이다가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슴 안에 심장박동기가 있는 심장질환자는 저주파 자극이 박동기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사용을 금해야 한다. 인지기능이 떨어진 치매 환자나 임신부도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약에 내성이 생기듯 저주파 자극기 또한 자주 사용하면 진통효과가 떨어지므로 하루 1~2번, 한 번에 10~15분 이내로만 사용하는 게 좋다. 

◇공기압 마사지기

공기압 마사지기(공기압박펌프 치료기)는 팔, 다리에 끼워 다양한 정도로 압력을 가하는 의료기기이다. 림프부종이 있는 환자가 가정에서 10~15분 정도 공기압 마사지기를 쓰면 질병 악화나 재발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잘못된 강도로 사용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직업상 오래 서있는 사람은 퇴근 후 공기압 마사지기를 사용하면 부종이나 하지정맥류 위험을 줄이고 증상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심부전으로 인해 발생한 심장성 부종, 피부염 환자들은 압력 정도와 시간을 적정 수준 이상으로 사용하면 부종이 오히려 더 악화될 수 있으므로 적정한 강도와 시간 조절이 필요하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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