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칼럼-어느 중늙은이의 변명
초대칼럼-어느 중늙은이의 변명
  • super
  • 승인 2006.08.27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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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좋은 것은 점점 힘이 빠지는 일이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쓸데없는 짓 안하게 되니 말이다. 그러나 나이 들어 나쁜 건 점점 말이 많아지는 점이다. 그리고 참을성이 오히려 더 없어진다는 사실이다.


특히 나는 본래 성질이 급하고 참을성이 모자랐다. 그래서 말을 참지 못하는 편이고 그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불편( )을 주며 살아왔다. 그리고 가장 많은 피해를 스스로 입었다. 여럿이 식사를 함께 하면, 역시 말을 많이 한 사람이 밥값을 내게 마련이다.


이제 나이가 좀 들면서 입에는 자크를 채우고 그 대신 지갑 자크는 열심히 열겠다고 다짐한다.


이제는 말을 아끼고 젊은이들을 격려할 입장이다. 그런데 정말 남의 말을 경청해야 할 시기에 이르러 그 반대가 되고 있다는 실제 상황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쯧… 쯧…


가까운 일본엔 ‘젊은 사람에게는 지게 돼 있다’라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어른을 원로로 모실 줄 아는 일본 특유의 조직사회에서 겸양한 노인이 예절바른 젊은이를 향해 하는 말이다.

 

또 중국의 지도층들도 급속히 젊어지고 있다. ‘젊은 놈’들이 그냥 혼자 크는 것이 아니라, 다 뒤에서 노인들이 끌어주고 세워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떤가  ‘선거까지 쉬시라’고 할 정도로 마땅한 대접을 받지 못해 문제가 많지만, 여하튼 나는 다시 한번 뒤돌아보며 한발 물러서야 한다고 다짐한다.

 

그냥 자연의 일부로 물러앉아 조용히 배경이 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제대로 된 젊은 후학과 후계들을 위해 조용히 엎드려 기도하고자 한다.

 

이청승 (주)베세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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