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우주를 꿈꿔야 할 때
문화계, 우주를 꿈꿔야 할 때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2.09 11:30
  • 호수 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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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6일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 기업인 스페이스X가 ‘팔콘 헤비’(Falcon Heavy)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데 성공했다. 팔콘 헤비는 2단 로켓으로 하단에는 이 회사가 개발한 상용 재활용 로켓 ‘팔콘9’ 3개를 나란히 묶은 형태다. 높이 70m, 폭 12.2m로 역사상 가장 강력한 로켓으로 평가받는데 추진력은 비행기 보잉747기 18대가 한 번에 내는 추진력과 유사하다.

이번 발사에서 주목할 점은 3개의 하단 로켓 중 중심부 로켓을 제외한 좌우 2기를 회수했다는 점이다. 상단 로켓과 분리된 하단 로켓 2기가 발사된 위치로 되돌아오는 장면은 SF영화 속 한 장면처럼 놀라움을 선사했다. 그간 로켓은 재활용이 아닌 1회용이었다. 한 번 발사되면 수억달러가 공중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스페이스X가 로켓 회수에 연거푸 성공하면서 우주 개척의 꿈은 공상이 아닌 현실이 돼가고 있다.

미국은 소련과의 냉전시대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우주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뿐만 아니라 민간기업마저 놀라운 성과를 보이면서 지구 밖에서조차 강대국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미국의 우주에 대한 열망은 과학분야뿐만 아니라 문화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이 우주 개척을 활발히 진행하던 시기 영화 ‘스타워즈’와 ‘스타트랙’ 시리즈가 등장한다. 광활한 우주에 존재할 거라 여겨지는 다양한 우주인들이 등장해 이색적인 행성을 오가며 펼치는 대서사시는 미국인들에게 큰 감명을 줬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큰 인기를 끌지 못하지만 두 작품이 미국에 끼친 영향은 막대하다. 현재까지도 후속 시리즈가 나오고 있고 개봉할 때마다 북미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진짜 인상적인 건 이 영화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현재 미국 문화를 이끄는 세대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우주라는 광활한 세계를 경험한 이들이 상상력을 계발해 작가와 감독으로 성장했고 미국 문화계가 세계를 장악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런 점에서 우리 문화계도 상상력의 지평을 우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화성에서 1년간 살아남은 우주인의 이야기를 그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영화 ‘마션’은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워낙 구체적이고 사실적이어서 우주 관련 종사자가 쓴 것으로 추측했지만 실제로는 이와 무관한 게임업계 종사자가 순전히 인터넷 검색으로 얻은 정보로만 완성한 작품이었다.

우주와 문화는 상상력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닮았다. 이제라도 우리 문화계가 좀더 드넓은 우주로 손을 뻗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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