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문서처리 돕는 행정도우미 활용 확산
경로당 문서처리 돕는 행정도우미 활용 확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2.09 13:40
  • 호수 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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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인력 활용, 문서 전담부터 행정보조까지
노인들에게 복잡한 경로당 행정업무를 도와주는 행정도우미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일산동구지회 행정코디(오른쪽)가 경로당 총무에게 행정문서 주요 정보를 설명하는 모습.
노인들에게 복잡한 경로당 행정업무를 도와주는 행정도우미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일산동구지회 행정코디(오른쪽)가 경로당 총무에게 행정문서 주요 정보를 설명하는 모습.

일산동구지회 2015년부터 도입… 지회와 경로당 사이 소통에도 큰 도움

제주연합회, 지난해 시범사업 거쳐 올해 본격화… 고령친화일자리로

[백세시대=배성호기자]

“행정코디가 있어서 지회랑 소통이 원활해졌어요”

지난 2월 5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강촌마을3단지아파트 경로당에서 만난 김종동 회장은 2015년부터 경로당과 지회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는 행정코디 칭찬에 열을 올렸다. 그간 경로당은 지회로부터 받은 우편물을 놓치는 일이 많았다. 일반 우편물과 섞이거나 고령인 회원들이 읽어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신청기간을 놓쳐 손해를 보는 일도 있었다. 김 회장은 “각경로당에서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문서접수인데 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었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노인회 산하 연합회와 지회에서 운영 중인 경로당 행정도우미가 각 연합회와 지회의 업무를 돕고 동시에 경로당의 지독한 고민 중 하나인 행정 스트레스를 줄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노인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실용적인 노인일자리라는 평을 받고 있어 향후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현재 행정도우미를 가장 잘 활용하는 곳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지회(지회장 정순현)다. 2015년부터 ‘경로당 행정코디’란 이름으로 행정도우미를 운영 중인 일산동구지회는 현재 18명의 행정코디를 두고 있다. 노인일자리 사업기간인 3월~11월에 활동하는 행정코디들은 188개 경로당을 나눠서 문서 전달 업무를 맡고 있다. 

그간 일산동구지회는 회원들이 컴퓨터 작업에 서툴러 모든 문서를 우편으로 발송해야 했다. 하지만 회장들이 대부분 고령이어서 노인일자리 사업 신청 같은 중요 문서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또 일부 문서는 설명이 필요한데 지회 담당자가 모든 경로당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설명하기도 어려웠다.

행정코디를 노인일자리로 운영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행정코디들이 경로당을 일일이 돌면서 문서를 직접 전달하고 관련 사항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정보 전달력을 높였다. 또 경로당의 건의사항이나 각종 민원을 행정코디가 지회에 전달하면서 지회와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고 있다. 

정순현 일산동구지회장은 “행정코디 도입 이후 지회와 경로당 모두 행정 스트레스가 줄었다”면서 “효과가 큰 만큼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노인일자리보다 수당이 많은 고령자친화 일자리로 발전시킨 곳도 있다. 대표적으로 제주연합회(회장 강경화)는 제주도와 손잡고 고령친화일자리로 조성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9월 경로당 행정도우미 발대식을 열고 4개월간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33명의 행정도우미를 선발해 55개 경로당의 행정업무를 도운 결과 예상보다 성과가 좋아 올해 본사업으로 확정됐다.

제주연합회는 60세 이상 70세 미만 고령자 가운데 문서작업이 가능하고 인터넷 숙련도가 높은 인원을 행정도우미로 선발했다. 경쟁률이 5대 1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들은 오는 3월부터 1인당 3개의 경로당을 맡아 월 57시간 정도 활동한다. 대략 경로당별로 주 1회 방문해 회계 장부와 경로당 일지를 정리한다. 또한 경로당 프로그램 운영 장·단점을 비교 분석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또 제주 행정도우미는 수당도 노인일자리보다 많은 45만원을 받는다. 

반응도 좋다. 까다로운 문서작성을 도우면서 회장, 총무의 일을 경감시켜 준 것이다. 제주연합회는 행정도우미를 통해 경로당 운영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운영상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강경화 제주연합회장은 “사회 경험이 많은 노인들이 도우미로 배치돼 경로당 행정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처리하면서 경로당 운영이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춘천시지회(지회장 이수홍)도 춘천시의 지원을 받아 올해 처음 경로당 행정도우미를 운영한다. 역시 경로당 행정업무 지원, 여가 프로그램 모니터링, 노인 시책 홍보 등을 맡는데 월 40시간 일하면 활동비와 교통비로 50만원을 받는다. 

춘천시 관계자는 “행정도우미를 통해 경로당 어르신의 원활한 행정 처리와 이용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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