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당뇨병 앓는 어르신, 콩팥병 발생 확률 높아
고혈압‧당뇨병 앓는 어르신, 콩팥병 발생 확률 높아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2.09 13:52
  • 호수 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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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 증상과 치료법
쉽게 피로하고 가렵고 손발이 붓는 증상 등이 나타나면 만성콩팥병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은 만성콩팥병 환자가 혈액투석을 하며 의사와 상담하는 모습.
쉽게 피로하고 가렵고 손발이 붓는 증상 등이 나타나면 만성콩팥병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은 만성콩팥병 환자가 혈액투석을 하며 의사와 상담하는 모습.

65세 이상 6명 중 1명이 만성콩팥병 추정… 초기엔 증상 없어 유의해야

쉽게 피로하고 몸이 붓는 증상… 음식 싱겁게 먹고 단백질 섭취 조절을

[백세시대=이영주기자]

이 모(62)씨는 최근 어지럼증이 심해지고 일어나기 힘들 정도의 피로감을 느꼈다. 평소에도 피로를 자주 느끼고 종종 두통과 소화 불량을 겪어 온 터라 처음엔 휴식하면 나아질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심한 어지럼증과 몸이 붓는 증상이 지속돼 병원을 찾았고, 이씨는 신장내과 전문의로부터 ‘만성콩팥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만성콩팥병은 콩팥(신장)이 손상됐거나 콩팥 기능 감소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노인에게 흔하게 발생한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6명 중 1명(16.5%)이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콩팥병은 심해지면 투석해야 하고 콩팥 이식을 기다려야 하는 몹쓸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초기에 발견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콩팥 기능을 거의 잃어버린 상태에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쉽게 피로해지고 가려움증, 식욕부진, 몸이 붓는 증상 등이 나타나면 ‘만성콩팥병’을 의심해야 하는데, 이 때는 이미 콩팥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한 번 망가진 콩팥은 되돌릴 수 없다. 그만큼 조기 진단이 중요하며, 소변검사와 혈액검사 등으로 비교적 쉽게 만성콩팥병을 진단할 수 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한 이유다.

◇만성콩팥병 증상

만성콩팥병은 5단계로 진행된다. 1, 2단계는 콩팥 기능이 떨어졌지만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단계이고, 3단계는 자각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단계로 사구체여과율이 60% 아래로 떨어진다. 사구체여과율이란 콩팥 기능을 보는 척도를 말하며, 사구체여과율이 30% 미만이면 4단계, 15% 미만이면 5단계로 분류한다. 마지막 5단계는 콩팥 회복이 불가능해 투석을 하거나 콩팥 이식을 필요로 하게 된다. 흔히 3단계부터 ‘만성 신부전’으로 간주하고 5단계를 ‘말기 신부전’이라 한다.

콩팥은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거르고, 몸 안의 수분과 전해질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혈압을 조절하고 빈혈을 막으며 비타민D를 활성화해 뼈의 생성과 흡수를 돕는 기능도 콩팥이 한다. 콩팥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노폐물이 몸 안에 쌓이게 되고, 피로감, 가려움증, 식욕부진, 붓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 뼈가 약해지고 신경이 손상되는 경우도 있다.

만성콩팥병의 3대 원인질환은 당뇨, 고혈압, 사구체신염이다. 이들 질환이 있는 경우 만성콩팥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말이다. 최근에는 당뇨병으로 인한 만성콩팥병이 늘고 있는데, 그 유병률이 50%를 넘고 있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절반이 당뇨 때문에 콩팥에 손상을 입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만성콩팥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65세 이상은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3.2배 증가하며, 심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는 만성콩팥병의 발생 위험이 무려 7.9배 높아진다.

◇만성콩팥병 치료

초기에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위험군에 속하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할 필요가 있다. 당뇨병‧고혈압 환자, 비만 또는 흡연자, 50세 이상, 당뇨‧고혈압‧콩팥병에 가족력이 있는 등의 경우가 검사 대상이다. 이미 만성콩팥병에 걸렸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해 병의 진행을 막고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고혈압 환자는 혈압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의사의 정확한 진단으로 적절한 혈압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 조절이 필요하며, 비만 환자는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 음식은 싱겁게 먹고 단백질 섭취를 줄여야 한다. 싱겁게 먹으면 혈압과 단백뇨가 감소하고 단백뇨를 조절하는 약물의 효과도 증가시킬 수 있다.  

콩팥 기능 저하가 악화돼 마지막 5단계에 이르면 식이요법이나 약물요법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해지며, 콩팥 기능을 대신해 줄 수 있는 투석이나 콩팥 이식을 받아야 한다. 투석은 기능이 떨어진 콩팥을 대신해 몸 속 노폐물을 밖으로 빼주는 것이다. 

투석에는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이 있다. 혈액투석은 투석장치를 이용해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으로, 팔의 혈관에 바늘을 찔러 나온 혈액을 투석막을 통해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하고 다시 몸 안으로 들여보내는 과정을 일정 시간 반복한다. 혈액투석 전에는 혈관 수술을 하는데, 투석을 하기 위해 적절한 혈관 통로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복막투석은 환자의 뱃속에 부드러운 관을 삽입하고 이 관을 통해 투석액을 교환하는 것이다. 복막투석을 시작하기 전에는 투석 도관을 뱃속에 삽입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콩팥 이식은 뇌사자나 가족 등 다른 건강한 사람의 콩팥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방법이다. 이식은 투석에 비해 이식 수술 후 일상생활이 자유롭다는 등의 장점이 있으나, 이식할 콩팥을 제공받기가 쉽지 않다. 

개인마다 적절한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하며, 의사에게 주기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를 받을 필요가 있다.

김용수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콩팥병 치료에서는 혈압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며 “요즘 같은 겨울에는 혈압이 쉽게 오를 수 있으므로 혈압을 자주 측정해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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