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세대가 뛰는 에너지는 경로당으로
60~70세대가 뛰는 에너지는 경로당으로
  • 정재수
  • 승인 2008.02.16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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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새마을 운동이 시작된 것인가. 이른바 60~70세대가 허연 입김을 내뿜으며 뛰고 있다.

일자리가 늘고 건강을 챙기는 노인들이 많아졌다는 반증이다. 최근에는 60~70세대가 주축으로 참여하는 각종 포럼, 모임단체의 조찬 행사가 유행처럼 번지며 다양하게 개최되고 있다.

그런데 말이 조찬이지 실은 강연회이자 세미나다. 여기에 세계적 석학이나 당대에 인정받는 전문가들이 초대되고, 강연 내용이 비중이 큰 뉴스로 보도되고 있다. 60~70세대가 신새벽에 이런 자리를 갖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우리 60~70세대가 누구인가. ‘대한민국’을 만방에 선포한 1948년으로부터 정확히 60년이 지났는데, 이들이 바로 그 60년을 함께 산 주역이다. 지난 60년은 전 세계 어느 나라의 60년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위대한 시대였다.

세계 최빈국인 아무것도 없는 나라에서 선진국 클럽에 들게 한 시대였다. 좌우이념대립으로 동족상잔을 겪고 분단 상황에 놓여 있지만, 교역규모가 세계 10위권일 뿐만 아니라 한류라는 이름으로 한국문화를 아시아권에 전파했다.

문화적 측면에서 영향을 미친 것은 우리 역사에 있어서 광개토대왕 시대의 영토확장에 이어 또 하나의 쾌거다. 서구에서 수 백년에 걸쳐 이룩한 성과에 필적할 만하다.

그런데도 60~70세대는 아직 배가 고프다. 지적 탐구심이나 경제발전 여망이 아직 식지 않고 있다. IMF를 겪으며 내공을 쌓고 의기도 충만해 있다. 고령화시대를 내다보는 눈도 있다. 새벽마다 조찬 모임을 통해 재충전 재교육에 열심인 이유가 이것이다. 

우리 당대의 역사를 요즘 어린 세대는 모른다. 미국의 조지워싱턴은 알아도 대한민국을 세운 이승만 대통령은 모른다. 남북이 싸웠는지, 일본과 전쟁을 했는지 정확히 모르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부지기수다.

60~70세대가 살아온 역사가 지나치게 엄숙하여 묻히고 이야기하길 꺼렸던 탓이다. 숨기려 했던 역사가 있다면 이제 재평가하여 새로운 도약의 에너지로 삼아야 한다. 진실을 감추려 한다고 해도 감춰지지 않는 정보화시대다.

우리 사회는 사리를 분별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 있다. 우리 60~70세대가 시민의식을 성숙시켜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야 한다. 각종 조찬 세미나 강연회에서 배우고 비축하는 에너지는 경로당에까지 퍼져야 한다.

그래서 노인사회 전체가 공유할 때 60~70세대가 염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그래야 아침 세미나와 강연회가 한국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아이콘이 될 수 있다. 새벽에 다시 뛰는 60~70세대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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