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같은 콜레스테롤, 혈관 내벽을 좁게 만들어
죽같은 콜레스테롤, 혈관 내벽을 좁게 만들어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2.23 14:47
  • 호수 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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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상동맥경화증의 증상과 치료법
노화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는 ‘죽상동맥경화증’은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원인이 된다. 사진은 구급대원이 갑자기 쓰러진 환자를 이송하는 모습.
노화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는 ‘죽상동맥경화증’은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원인이 된다. 사진은 구급대원이 갑자기 쓰러진 환자를 이송하는 모습.

나이 들수록 혈관 좁아지고 굳어져… 뇌졸중‧심근경색 등 일으켜

주 5회 30분 이상 빠르게 걷기 운동… 콜레스테롤 낮은 음식 섭취를

[백세시대=이영주기자]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들리는 소식이 있다.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없고 감각이 저하돼 병원을 찾았더니 뇌졸중 진단을 받았다거나, 쥐어짜는 듯한 가슴 통증으로 쓰러진 후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았다는 이야기 등이 그것이다.

이들 질환은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는 ‘죽상동맥경화증’으로 발생한다. 죽상동맥경화증은 동맥의 탄성이 감소하고 단단하게 굳어지는 ‘동맥경화증’과 혈관 내벽이 손상된 곳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죽상경화증’을 합친 표현으로, 보통 동맥경화증과 죽상경화증이 동시에 발생하고 진행되기 때문에 단어를 혼합해 부른다. 

문제는 혈관이 좁아지고 단단해져도 가슴통증, 마비 등 증상이 발생하기 전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죽상동맥경화증으로 인해 발병한 질환은 골든타임에 치료를 놓치면 사망에 이를 수 있고, 치료를 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과 장애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심장 질환과 뇌혈관 질환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04명으로 암에 이어 사망 원인 2, 3위를 차지했다. 특히 70세 이후 심뇌혈관질환 사망률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기 심뇌혈관질환 발병의 가장 큰 원인인 죽상동맥경화증을 예방하고 조기에 치료해야 하는 이유다.

◇죽상동맥경화증의 증상

죽상동맥경화는 주로 심장, 뇌, 신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들을 침범하고, 이로 인해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신부전 등의 질환이 발생한다.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혈관이 죽상경화증으로 좁아지면 ‘가슴이 조인다’, ‘쥐어 짠다’, ‘타는 것 같다’는 식의 가슴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데, 이를 협심증이라 한다. 계단을 오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 심장이 일을 많이 하게 되는 경우에 통증이 유발되며 보통 5분에서 10분 정도 지속되다 호전된다. 때에 따라서는 왼쪽 어깨나 목으로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가끔 노인 환자의 경우 협심증이 있어도 그냥 ‘답답하다’, ‘숨이 차다’, ‘어지럽다’ 정도의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협심증과 비슷한 양상의 가슴 통증을 보이나 그 강도가 더 심한 심근경색은 혈관 내벽에 쌓인 기름 물질이 파열되면서 만들어진 혈전이 관상동맥을 완전히 막아 생긴 질환을 말한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극심한 가슴 통증이 20분 이상 가라앉지 않고, 심한 경우 어지럼증과 구토를 호소하며, 더 심각해지면 심장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뇌졸중(중풍)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동맥과 경동맥 등에 죽상동맥경화증이 악화돼 발병되는 질환이다. 두통, 어지럼증, 기억력 감소 등 비특이적 증상 외에도 한쪽의 감각 저하, 편마비, 갑자기 말이 안 나오거나 어눌하게 나오는 증상 등이 있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다리의 동맥 혈관에 죽상경화증이 심해지면 말초동맥 질환이 생기는데, 걸을 때 다리가 땡기고 아픈 간헐적 파행, 허혈성 궤양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밖에 콩팥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콩팥 기능이 떨어져 신부전 등이 생기고, 대동맥에 동맥경화가 심해지면 동맥벽이 약화되면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대동맥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죽상동맥경화증의 치료와 예방

죽상동맥경화증의 치료는 혈전의 형성을 억제하는 약 등을 복용하는 약물치료, 좁아진 혈관을 스텐트 같은 기구를 이용해 넓히는 중재적 시술, 인조혈관을 이용한 혈관 우회 수술 등이 있다.

죽상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는 고령화, 남성, 가족력,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증, 운동부족, 지나친 스트레스 등으로 죽상동맥경화가 심하지 않다면 위험인자의 교정 및 관리로 치료를 한다.

이 중 생활습관을 개선해 위험도를 줄일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 먼저 흡연이 이에 해당한다. 흡연은 혈관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므로, 심뇌혈관질환 환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간접흡연도 해롭기 때문에 가족 등 환자 주변 사람들 모두 금연하는 것이 좋다.

죽상동맥경화증 환자의 운동은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숨이 약간 차오르는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예를 들어 30분 이상 빠른 걸음으로 걷기, 20분간 수영하기, 10km/h 속도로 자전거 타기 등이 있다. 운동은 주 5회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은 죽상동맥경화증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에 해당한다. 당뇨 환자의 혈액은 점도가 높은데 이 끈적거리는 혈액이 혈관 벽을 지나가며 내막을 손상시켜서다. 

평소 식습관은 싱겁고 균형 있는 식단으로 준비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버터‧소기름‧ 돼지기름 등 동물성지방 대신 식물성 기름‧등 푸른 생선‧견과류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혈압 관리와 체중 조절 또한 죽상동맥경화증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생활 수칙에 속한다.

건강 검진을 통해 동맥경화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죽상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를 많이 가지고 있어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크다면 경동맥 초음파, 동맥경화도 검사, 발목상완지수 등의 검사를 옵션으로 선택해 건강 검진을 하면 된다.

김병규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혈관의 노화현상을 받아들이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일단 발병하면 재발 위험도 높고 치료가 어려우므로 평소 뇌졸중, 심근경색증의 응급 증상을 숙지하고 발생 즉시 병원에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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