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공간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전용공간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3.02 09:30
  • 호수 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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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MBC 연예대상을 수상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전현무와 한국의 톱모델 한혜진이 열애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이미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며 묘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시청자들로부터 진짜 사귀는 거 아니냐는 의심을 받던 두 사람의 만남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열애설이 보도된 날 전현무 소속사는 엉뚱하게도 대중들에게 사과를 했다. 열애설을 보도한 매체가 전현무의 일거수일투족을 쫓는 사진을 함께 게재했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전현무가 보유한 차량 한 대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버젓이 주차돼 있는 것을 발견한 네티즌들이 이에 대해 항의한 것이다. 

최근 지자체에서 야심차게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가 어르신전용주차 공간 조성이다. 경기도 대부분의 공공시설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단시간 내에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가 사회 이슈로 떠오른 만큼 발 빠른 지자체의 대처는 환영할 만하다. 

다만 장애인전용주차공간과 달리 법적 근거가 없어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선 언젠가는 반드시 정착시켜야 한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전용공간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지하철 임산부전용좌석 도입이다. 교통약자석과 마찬가지로 강제성은 없지만 사람들의 눈초리 때문에 앉기 어렵게 만들었다. 임산부전용좌석에 앉아 있는 남자들이 못마땅한지 기관사에게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어 종종 자리를 양보해달라는 방송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차라리 자리를 양보하자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한다. 현재는 칸마다 두 좌석이 마련돼 있는데 만약 한 칸에 네 명의 임산부가 타면 두 명만 혜택을 받고 나머지 두 명은 서서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용좌석이 있음으로 양보해줄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다는 근거를 대면서 말이다. 

늘어나는 전용공간은 우리나라 시민의식이 성장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다만, 일방적인 추진은 아쉬운 부분이다. 부작용을 사전에 인식하고 이를 극복할 방법까지 생각한 후에 추진했다면 연착륙이 수월했을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에는 여러 사정 때문에 몸이 불편해 배려받아야 할 사람들이 많다. 이들을 위한 전용공간은 분명히 필요하다. 다만 제도나 정책으로 무리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사람들 마음속에서 절로 행동이 우러나오도록 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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