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바람
대관령 바람
  • 글=이기영 시인
  • 승인 2018.03.02 09:38
  • 호수 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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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음미하는 디카시 산책

대관령 바람

하늘도 열린 날에 무한의 세력들

바람아! 내 가슴에 넘치게 불어 다오

 

한낮의

흩어진 구름

그림자는 멈춘다

송광세(시조시인)

**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는 시의 한 구절을 읊조리지 않아도, 이렇게 하늘이 푸른 날은 그리운 사람이 아니더라도, 문득 문득 누군가가 한없이 그리워질 것만 같다. 바람이 불어와서 불어가는 쪽으로 마음 설레며 하루 왼 종일 나부낄 때에는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 이런 날은 기다림마저 팽팽하게 부풀어 기쁨으로 넘쳐날 것만 같다. 

하늘의 빛깔이 눈 위 그림자에 그대로 투영된 코발트블루, 한 때 이 색에 빠져 줄기차게 그림을 그려대던 때가 있었다. 나는 그때 고흐를 사랑했고, 고흐가 사랑했던 아를 하늘의 그 파랑에 한껏 빠져들었다. 그때 나는 얼마나 젊었던가. 코발트블루는 젊음의 빛깔이고, 끓어오르는 청춘의 깃발이다. 한껏 부풀어 올라 마음껏 그리워하기도 하고 온 마음으로 사랑을 표현하기도 하는 이 빛깔, 눈 부시다.    

    글=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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