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물길 막는 돌덩이?
소통의 물길 막는 돌덩이?
  • 정재수
  • 승인 2008.02.25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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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 노인복지정책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노인사회에도 이전 정권에서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물길이 열릴 가능성이 많이 있다. 분배를 중시하던 정권과 성장과 효율을 중시하는 정권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물길이 열리는 때 그 물길 가운데에 돌덩이처럼 존재하며 흐름을 막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주변 환경이 바뀌었는데도 혼자 독야청청하는 경우가 바로 그런 예가 될 것이다. 권위의식이 강한 중간간부나 리더가 무겁게 자리 잡고 앉아있는 경우 특히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아 그가 속한 조직 전체가 경쟁력이 약화된다. 

노인회활동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물 흐름을 막는 존재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언로를 막고, 변화에 둔감한 사람이 자리 잡고 앉아 누군가 보고했는데도 그 진정성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복지부동으로 묵살하게 되면 해당 노인사회에 여파가 미친다. 경로당, 분회, 지회 등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물이 넘치면 주변이 피해를 입는다. 경로당이나 지회에서 혹 이런 중간간부가 있어 영향을 미치면 노인사회 전체가 사회로부터 경원시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노인을 공경하는 전통, 효행을 장려하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이 정신이 만고불변이라는 보장이 없다. 그렇지 않아도 젊은이들이 노인을 보는 눈이 예전 같지 않고, 핵가족화 되면서 시집에 대한 며느리들의 생각이 바뀐 지 오래다.

오죽하면 요즘 며느리들이 시금치를 싫어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겠는가.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어렵기 때문에 시금치도 여느 야채 같이 안 느껴진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스로를 경계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 옷차림을 정갈히 한다거나, 몸에서 냄새가 나지 않도록 목욕을 자주 한다거나 하여 주변에 폐가 되지 않는지 각별히 살펴야 존경받고 함께 어울릴 수 있다. 어르신들은 중간 과정이 어떻게 됐는지 알아보지도 않고 결론만 급히 묻고는 호령을 하거나 불평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지양할 일이다.

경로효친의 전통을 물려주고 고령화시대의 행복을 영속적으로 담보하는 ‘센스쟁이’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조금만 주의 깊게 주변을 둘러보고 소통을 막는 존재가 아닌지 헤아리면 된다. 어른으로 대접받는 데 익숙해서 당신이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데 서툴거나 혹 깜박 잊어버리면 내 가족과 주변사람들에게 폐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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