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새마음운동’으로 선진 의식을 갖추자
[기고]‘새마음운동’으로 선진 의식을 갖추자
  • 홍재석 수필가
  • 승인 2018.03.09 11:13
  • 호수 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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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우리 사회의 거대한 화두는 적폐청산이다. 야권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벌어지는 정치적 탄압이라 주장하기도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좀 다르다.
남한과 북한은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로 나뉘었고 대한민국은 보수와 진보로 갈렸다. 보수는 오랜 전통을 중시하며 옛것을 지켜가려고 한다. 반면에 진보는 새로움을 추구하며 급변하는 개혁(改革)을 중요시 한다. 조선시대도 마찬가지지만 어느 시대건 보수와 진보 진영으로 갈려 대립해 왔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추구하는 가치 역시 일치하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다. 
다만 현재 일어나는 적폐청산은 이러한 진영 논리와는 다르다. 먼저 우리나라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1945년 광복을 맞은 후에도 독립운동가와 외국으로 망명한 수많은 사람들이 귀국조차 못했다. 특히 친일파를 정리하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뼈아픈 일이다. 
오히려 미군정과 결탁해 일제강점기와 다를 바 없는 권세를 누린 친일파들의 행보로 인해 ‘권력에 붙어 있으면 잘먹고 잘 살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이 깔렸는지도 모른다. G20 국가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지만 여전히 후진국에서 벌어지는 권력형 비리가 잦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죽했으면 김영란법이 만들어졌을까. 
적폐청산을 정치탄압으로 규정하는 정치인들이 있는데 이 역시 후안무치한 행동이 아닌가 싶다. 적폐청산은 단순하다. 뿌리부터 썩은 법치국가의 기강을 바로잡는 일이다. 황금만능주의에 젖어서 돈이면 뭐든지 다 된다 믿고 물질로 권력자를 유혹해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이들을 법대로 처벌하는 것이 적폐청산이다. 없는 죄를 만들어 감옥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지은 죄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법이 정한 대로 처벌하면 된다.
현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권력과 결탁해 물질만 쫓는 추악한 마음이 아닌 공평하고 공정하게 경쟁하려는 ‘새마음’이다. 수년 전만 해도 금수저라는 말은 없었다. 1970년대만 해도 누구나 노력하면 인생을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젊은 세대는 인생역전이 어려운 사회 구조 속에 살게 됐고 이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용어가 금수저다. 강원랜드를 비롯한 일부 공기업에서 자행된 채용비리가 대표적이다. 
이런 잘못된 구조를 바꾸기 위해선 기성세대의 변화가 필요하다. 새마을운동을 이끌었던 선배들이 먼저 낡은 가치관을 버리고 시대 요구에 맞게 새마음을 갖출 필요가 있다. 최근 속속들이 드러나는 성추행 사건들의 이면에는 ‘힘 있는 사람은 그래도 돼’라는 그릇된 사고가 당연한 것처럼 박혀 있다. 
새마을운동이 대한민국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이끌었다면 새마음운동을 바탕으로 선진국에 걸맞은 의식을 갖춰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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