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케어 덫’에 걸린 50‧60대…노부모 부양‧성인 자녀 지원 ‘이중고’
‘더블 케어 덫’에 걸린 50‧60대…노부모 부양‧성인 자녀 지원 ‘이중고’
  • 라안일 기자
  • 승인 2018.03.13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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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득 낮을수록 부담 커…수명연장‧저성장 등 원인

[백세경제=라안일 기자]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부모 부양 및 성인 자녀 지원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자신의 윗세대와 아래세대를 모두 책임지는 ‘더블 케어 덫’에 걸린 셈이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만 50~69세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한 ‘은퇴 라이프 트렌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5060세대가 노부모와 성인자녀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더블 케어’의 덫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설문결과 5060세대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노부모 부양과 성인 자녀 지원을 동시에 하고 있다. 5060세대 2가구 1가구(53.2%)는 성인자녀에게 매월 정기적으로 생활비 등 목돈을 주고 있으며 3가구 중 2가구(62.4%)는 노부모에게 생활비를 주거나 간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명연장과 저성장 구조 속에서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한 시니어 층이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경제적으로 책임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블 케어를 하는 가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고정비 성격의 더블 케어 비용이 5060세대 노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설문결과 더블 케어 가구의 성인 자녀와 노부모의 생활비로 지출되는 돈은 월평균 118만원. 100만원 이상의 고정비는 5060세대의 노후생활에 타격을 줄 정도의 금액이다.

특히 더블 케어 비용은 가구소득이 적을수록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가구 중 소득이 제일 많은 상위 20%의 더블 케어 비용은 148만원으로 가구소득 대비 16% 정도이다. 하지만 소득이 제일 적은 하위 20% 가구의 더블 케어 비용은 92만원으로 상위 20%에 비해 50만원 이상 차이가 났지만 소득 대비 비율은 28%를 넘어 12%p 차이가 났다.

은퇴연구소는 수명연장으로 노부모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과 3% 내외의 저성장으로 성인 자녀에 대한 지원을 더블 케어의 원인으로 꼽았다.

1990년 당시 기대수명은 71.7세에 불과했지만 2016년의 기대수명은 82.4세로 11살 가까이 늘어났다. 5060세대 이전 세대는 부모의 부양부담을 겪지 않았지만 현재 5060세대는 부모 세대와 달리 부모세대를 부양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났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90년 당시 85세를 맞이한 이는 10만명 중 2만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2016년에는 10만명 중 5만명이 생존한 것으로 집계됐다. 90세의 경우에도 30% 가량 생존해 수명이 길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저성장으로 성인 자녀의 독립이 늦어지는 것도 5060세대의 노후를 어렵게 하는 원인이다. 청년 10명 중 1명이 직업을 구하지 못하는 것도 부모세대의 지갑이 가벼워지는 이유다.

더블 케어 상태에 놓인 5060세대는 성인 자녀보다 노부모 부양에 더 큰 부담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블 케어 중인 이들 10명 중 9명은 노부모가 경제적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성인 자녀에를 도와주는 것이 도리라고 응답한 이는 10명 중 7명이었다.

심현정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원은 “노부모 부양에 대해 의무, 도리라고 느낀다면 동일한 정도의 경제적 부담을 지더라도 정서적, 심리적 부담이 가중되기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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