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활용해 당뇨부터 치매 치료제까지 개발
미생물 활용해 당뇨부터 치매 치료제까지 개발
  • 라안일 기자
  • 승인 2018.03.15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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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산업 아이콘으로 떠오른 ‘마이크로바이옴’
심각한 장질환 환자에 건강한 사람의 대변 이식
이동호 서울대 분당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3월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에서 대변이식의 의학적 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동호 서울대 분당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3월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에서 대변이식의 의학적 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세경제=라안일 기자]마이크로바이옴이 차세대 바이오산업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을 포함해 동식물·토양·대기·물 등에 존재하고 있는 미생물의 군집과 유전체를 일컫는다. 최근 인간의 몸속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을 활용해 과민성대장증후군, 당뇨, 알레르기 등 면역질환은 물론 치매, 파킨스병, 우울증 등 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제2 게놈(Second Genome) 프로젝트’라 부르며 인간 생명유지 및 질병예방과 치료의 새 패러다임을 열 것으로 보고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펼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5년 전부터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HMP·Human Microbiome Project)’를 수행하고 다른 선진국들도 마이크로바이옴 컨소시엄 연구를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 또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16년 19억원을 투입해 한국인에게서 보이는 특이한 장내 미생물군 ‘바이오 뱅크’를 구축했다. 또한 지난해 56억원, 올해 92억원 등 매년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복지부도 10년 동안 1조1054억원을 투입하는 국가치매 R&D사업과 소화기·심뇌혈관 질환·암 치료에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할 계획이다. 농림부 또한 벼·고추 등 농작물과 토양에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 등을 분석해 농작물의 건강한 발육에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미생물을 활용한 피부·미용연구도 활발하다. 피부 등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분석, 맞춤형 화장품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화장품 산업 종합발전계획에 마이크로바이옴이 포함된 것도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3월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에 눈길이 쏠린 것도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관심의 척도를 보여준 사례다. 이날 500여명의 참석자들은 발제자와 토론자에 시선을 집중하며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현황과 미래를 확인했다.

우선 윤복근 광운대 바이오의료경영학과 교수가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윤 교수는 “우리 인체가 필요로 하는 대사, 효소, 면역, 내분비, 외분비, 신경조절물질의 조절기능이 장내 유익한 미생물에 의해 생성 및 합성된다”며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로 인체내 유익한 균을 증가시켜 질병의 원인과 증상을 함께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로바이옴은 바이오산업 뿐만 식품, 뷰티&화장품, 농축수산업, 조경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어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이동호 서울대 분당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유산균과 대변이식의 의학적 효능, 마이크로바이옴의 산업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발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 교수는 젊고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받으면 질병을 고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클로스트리듐디피실레(CD) 독성으로 설사, 발열, 혈변 등 증상을 보이는 장염환자에게 건강한 사람의 장내 분변을 이식해 치료하고 있다.

CD는 건강한 사람의 장 속에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유익한 미생물 수가 적은 환자에게는 심각한 장질환과 설사를 일으키는 등 생명을 위협한다. 의료계는 CD로 장염을 앓고 있는 이들의 장에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넣어 유익한 미생물 수를 늘려 병을 치료하고 있다. 이 같은 방법으로 난치성 대장질환 치료에서 90% 가까운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바이오산업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아이콘으로 떠오른 만큼 제약업계도 연구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종근당바이오는 서울대학교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와 손잡고 장내미생물은행(IMB) 설립과 공동연구에 나섰다. 일동제약도 천랩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연구소(ICM)를 설립하고 공동연구 중이다. 일동제약은 아토피·피부 주름·콜레스테롤을 개선하고 치매예방 물질도 생성한다는 목표 아래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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