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의 조건
필연의 조건
  • 글=이기영 시인
  • 승인 2018.03.16 11:10
  • 호수 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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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음미하는 디카시 산책

필연의 조건

스스로 틀에 갇힌 각각의 사연들

서로 모르는 사이 인연이 되고

인연이 인연에 묶여 필연이 되고

이미화

**

필연에 조건이 붙는다는 게 이상하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필연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연결고리가 있었을 것이다. 단지, 그렇게 연결 될 수밖에 없는 인연의 끈이 서로 연결되어 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뿐이다. 알게 모르게 우연이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일어나 인연이 되고 그건 필연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저 어망들이 그렇다. 각각의 사연들이 들어찬 공간들이 똑 같은 모양새로 층층이 쌓여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모두 줄로 연결되어 있다. 따로 또 같이 존재하는 것이다. 불가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건 전생에 3000번의 인연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의 인연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지를 빗대어 표현한 말이지만 그만큼 현재 내가 알고 있는 인연을 귀하게 여기라는 뜻일 것이다. 나의 위, 아래, 옆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디카시다.    

    글=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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