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 종로구 체부동 성결교회 건물이 도시재생을 통해 지역 주민을 위한 생활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시는 3월 12일 오후 4시 박원순 시장과 지역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체부동 생활문화지원센터’ 개관식을 열었다.
이곳은 1931년 건축돼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같은 우리 근·현대사의 질곡을 고스란히 견뎌냈다. 옛 모습을 지켜 온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 서울시 미래유산과 지난해 서울시 1호 우수건축자산으로 각각 등록됐다. 그러나 2014년 한 중국인 사업가가 매입을 시도하는 등 주변 상권 성장세 속에 팔려나갈 위기에 빠졌다. 이에 서울시는 지역 주민과 교인의 제안으로 이 교회 건물을 사들여 재생사업을 벌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프랑스와 영국의 근대 건축양식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건물로, 건축사적으로도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체부동 생활문화지원센터에서는 근대 서양 건축양식의 특징인 목조 트러스 구조 천장, 남녀 별도 출입구 흔적, 1930년대 민가에서 많이 사용한 꽃담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서울시는 건물 외관은 원형을 보존해 역사적·건축사적 가치를 살리고, 내부는 전면 보수를 통해 기능을 강화했다.
예배당 건물은 오케스트라·밴드 등 음악 분야 활동 공간인 ‘체부홀’로 꾸며 130여 석 규모의 콘서트홀과 연습실을 조성했다. 시민 누구나 대관 신청 후 이용할 수 있다.

배성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