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선 무료 행복택시 타고, 천안선 버스 무료환승
제주선 무료 행복택시 타고, 천안선 버스 무료환승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3.23 10:49
  • 호수 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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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교통복지 시동 건 지자체
수도권이 지하철 무임승차 논란으로 시끌시끌한 가운데 오히려 노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100원 택시 등 다양한 교통복지정책을 펼치고 있는 지자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전남도에서 운영하는 100원 효도택시에 어르신이 탑승하는 모습.
수도권이 지하철 무임승차 논란으로 시끌시끌한 가운데 오히려 노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100원 택시 등 다양한 교통복지정책을 펼치고 있는 지자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전남도에서 운영하는 100원 효도택시에 어르신이 탑승하는 모습.

전남도 등 7개 시도 100원만 내면 버스정류장까지 효도 택시 이용

천안시 최초 요금 낸 후 24시간 버스 무료… 옥천군은 버스도우미 운영

[백세시대=배성호기자]


#1. 서울 중구에 사업체를 운영하는 유원재(66) 씨는 최근 놓았던 운전대를 다시 잡았다. 60대에 진입한 이후 자택인 도봉구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인근 지하철에 환승해 출근했지만 지난해부터 무임승차 논란이 일자 눈치 보기 싫어 운전을 재개한 것이다. “버스요금을 정당히 지불하고도 지하철 환승 요금을 안내는 것 때문에 눈치 보는 것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2. 제주에 사는 김춘례(77) 어르신은 이달부터 자식들 도움 없이 자유롭게 시내를 오가고 있다. 교통이 불편해 도움을 받아야만 외출이 가능했지만 최근 지자체에서 택시를 무료로 이용하게 해주면서 마음 편히 나서게 된 것이다. 김 어르신은 “노인을 배려해주는 교통정책에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에서 무임승차 논란으로 시끄러운 와중에 지하철이 없는 지자체에서 노인들의 교통복지 실현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100원 택시’를 넘어 공짜 택시가 등장한데 이어 버스 탑승 도우미 배치, 1일 무료환승 도입 등 노인을 배려하는 정책을 펼치며 호평을 받고 있다.

현재 수도권과 달리 대중교통이 많지 않은 지역은 노인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일명 ‘100원 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마다 요건의 차이가 있지만, 버스정류장에서 1km 떨어져 있는 마을에서는 100원만 내면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준다. 1200원을 내면 읍면 소재지의 병원 및 지역시장까지 데려다준다. 

전남도의 ‘100원 효도택시’의 경우 14개 시·군 362개 오지마을을 드나들면서 전화 한 번으로 원하는 시간에 버스정류장, 읍면 소재지로 갈 수 있다. 충남도(지역별 택시), 울산(마실택시), 강원도(희망택시), 경기도(따복택시), 경북도(행복택시), 충북도(행복택시) 등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70세 이상 고령자들을 위한 100원 택시를 운영하면서 거동이 힘든 어르신들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한발 더 나아가 아예 100원도 내지 않는 행복택시를 이달부터 운영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도택시운송사업조합, 제주도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제주은행 등과 손잡고 ‘공공형(어르신) 행복택시 사업’을 시작했다. 

도내 읍·면 지역에 사는 만 70세 이상 노인 2만7000여명은 1회당 최대 7000원(호출비 1000원 포함) 범위 내에서 무료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택시를 이용할 때는 제주은행에서 발급받은 제주교통복지카드로 결제하면 요금이 자동 처리된다. 다만 요금이 7000원을 넘으면 초과 비용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월 2회 연 24회로 제한되긴 하지만 가까운 이웃 네 명이  합승을 하면 최대 주 2회까지 무료로 택시 이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읍·면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시행하는 정책”이라면서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계속해서 개선해 제주형 행복택시 체계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시는 한번 버스요금을 내면 24시간 동안 횟수에 제한 없이 무료로 환승할 수 있는 1일 무료 환승 제도를 시행해 호평받고 있다. 65세 이상 천안시 주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무료환승 카드를 발급받아 최초 탑승 시에만 요금을 지불하고 당일 24시 전까지 추가 요금 없이 환승이 가능하다.

지난해 8월 도입 이후 현재 3만2940명의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 주목할 점은 시내버스 이용객의 증가로 재정난을 겪던 버스 업계도 수입이 늘며 건전한 재정안정을 찾아가면서 시민과 시내버스 업계 모두 만족한 윈-윈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북 옥천군은 13개 시내버스 노선에 어르신들의 탑승을 돕는 ‘시내버스 탑승도우미’를 배치해 주목받고 있다. 탑승도우미는 매달 노인들의 이동이 많은 옥천 장날(5·10·15·20·25·30일)과 청산 장날(2·7·12·17·22·27일) 배치된 노선의 시내버스에 올라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활동하면서 안전한 승하차를 돕는다. 

사고 예방뿐만 아니라 노인들의 말벚 역할도 함께 하고 있어 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옥천군 관계자는 “대중교통 서비스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갖는 시내버스 탑승도우미 사업이 지속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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