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문고전 자문서비스를 아시나요?
[기고]한문고전 자문서비스를 아시나요?
  • 최영록 한국고전번역원 홍보전문위원
  • 승인 2018.03.23 11:20
  • 호수 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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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번역원(이하 번역원)은 우리나라의 산적한 한문고전을 전문적으로 번역하고 있는 교육부 산하 학술기관이다. 2007년 11월 국회 특별법 발의로 민간단체인 민족문화추진회가 환골탈태한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오직 한문으로만 된 어마 무시한 분량의 문헌들을 남겼다. 조선왕조 500여년 동안 기록된 정사(正史)의 역사문헌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이  그것이다. 

어찌 그것뿐이겠는가. 신라말 최치원부터 구한말 매천 황현까지 1258명이 남긴 1259종의 문집을 27년에 걸쳐 수집, 영인본으로 정리해놓은 게 ‘한국문집총간’ 500책이다. 500책에는 우리가 들어본 웬만한 문집들이 망라돼 있다고 보면 된다. 번역원은 역사문헌과 문집 그리고 특수고전서로 일컫는 전문실용서 등을 지난 50여년 동안 채곡채곡 번역, 물경 2300여책의 국역서를 펴냈다. 

번역원은 정부의 막중한 국책사업을 수행하면서도 일반인들의 한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차원에서 ‘한문고전 자문서비스’라는 코너를 만들었다. 집안에 가보처럼 대대로 내려오는 병풍이나 족자, 기물(器物), 편액 등에 쓰여진 한자는 대부분 초서(草書)여서 읽기가 쉽지 않다. 무슨 글자이고 뜻은 무엇이며, 출처가 어떻게 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또한 간찰(簡札)이나 족보 그리고 각종 기문(記文)들의 내용이 무엇인지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진품명품’의 뜻을 알면 애착도 훨씬 더할 것이다. 이 문건들이 한글 번역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갈수록 한자를 이해하는 고령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사람들 중 상당수가 한자(漢字)와 한문(漢文)의 문맹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럴 때, 한국고전번역원에 자문을 의뢰하면 된다. 개원 직후인 2008년부터 서비스를 실시한 이래 10년 동안 이용건수가 1만 5000건에 이르렀다. 월평균 120여건. 한문의 문맹자들(?)이기에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한문 원문’, ‘초서’, ‘이체자’ 등 비교적 간단하고 짧은 한문 자료에 대한 궁금증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밀려드는 자문 의뢰에 너무 긴 원문은 번역해줄 수가 없고, 공공기관 특성상 필적 감정 같은 법적 분쟁에 휘말릴 여지가 있는 문건은 사양한다. 또한 감정기관이 아니기에 값을 매기지도 않는다. 이용료는 공공기관인 만큼 물론 무료다. 국립국어원에서 우리말과 글에 대해 자문해주는 ‘가나다전화’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궁금한 한자(漢字) 글씨를 핸드폰으로 찍거나 해당 문건을 복사해 홈페이지(www.itkc.or.kr)나 이메일(center114@itkc.or.kr) 또는 전화(02-394-1137) 등으로 자문을 요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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