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수면 방해… 억지로 자려 하면 더 못자
스트레스가 수면 방해… 억지로 자려 하면 더 못자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3.23 14:13
  • 호수 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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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의 원인과 개선방법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되면서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불면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낮잠을 자는 사람들의 모습. 낮잠을 자는 경우 1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되면서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불면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낮잠을 자는 사람들의 모습. 낮잠을 자는 경우 1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평균 수면 시간은 7~8시간… 이보다 적게 자도 피로 풀리면 문제 없어

야식‧커피‧담배‧술 피해야… 한 달 이상 불면증 지속되면 전문가 찾아야

[백세시대=이영주기자]

잠자는 것이 고민인 사람들이 많다. 수면에 대한 걱정은 중년 이후 더욱 많이 생기는데, 나이가 들수록 수면의 질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54만여명이었고, 이 중 50대 이상은 67.5%를 차지했다. 그러나 불면증을 앓고 있어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드물어, 실제 불면증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면증은 수면이 불충분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수면 시간을 측정해 ‘몇 시간 이상 못 자면 불면증’이라고 판단하진 않는다. 바빠서 잠을 못 자는 건 불면증이 아니고, 잘 기회가 있음에도 잠을 못 자는 게 불면증이다. 잠들기 어렵거나, 중간에 깨거나, 잠을 자더라도 피로감이 풀리지 않는 것 등이 모두 불면증에 속한다. 노년기에는 대개 중간에 자주 깨거나 새벽잠이 없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불면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며, 노년기 불면증은 대부분 신체적‧정신적 질환이 원인이 된다. 불면에 대한 걱정도 수면을 방해하는데, 잠에 대한 걱정보다 낮 동안 맑은 정신으로 활동하는 것에 더 집중하는 것이 좋다. 잠자리에 들었는데 30분 이상 잠이 오지 않으면, 독서 등 다른 활동을 하다 잠이 올 때 자는 것이 좋다. 또 지난 밤 충분히 자지 못했다고 늦게 일어나지 말고 기상 시간은 일정하게 지켜주는 것이 바람직한 생활 습관이다. 

잠을 잘 자지 못하면 기억력, 집중력, 판단력이 떨어지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때문에 대인관계, 직장, 학업 등에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 불면증으로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고, 한 달 이상 불면이 계속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원인을 찾고 수면의 질을 올리는 것이 좋다. 

◇불면증의 원인

흔히 불면증은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한다. 이 경우 스트레스가 급성이냐 만성이냐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인다. 갑자기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몸은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해 자율신경을 활성화시키면서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이로 인해 밤에 잠을 못자는 급성 불면증이 생긴다. 스트레스가 장기간 오래 지속되는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이 몸에서 지속적으로 분비되면서 만성 불면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급성 불면증은 스트레스 상황이 명확해서 문제가 되는 상황만 해결되면 잠을 잘 잘 수 있는 반면, 만성 불면증은 스트레스 상황이 전혀 없는데도 잠을 못 자게 된다. 만성 불면증은 대개 수년간 지속되고, 수면에 집착하게 된다. ‘오늘 못자면 어떡하나’는 걱정으로 수면에 집착하게 되면, 잠을 못 자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면서 또다시 못 자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또 다른 불면증의 주요 원인으로는 신체 질환이 있다. 천식, 갑상선 기능 항진증, 위-식도 역류 등의 질환은 잠자는 걸 방해한다. 특히 나이가 들면 통증 등의 이유로 잠이 들어도 수시로 잠에서 깨어난다. 신체적 질환이 불면의 원인이라면 신체 질환을 해결하는 것이 첫째다.

◇잠을 잘 자는 방법

수면에 대한 오해로 잘못된 생활 습관을 갖는 경우가 있다. 먼저 최소한 하루 8시간 이상을 자야한다는 강박을 가지는 경우인데, 수면 시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박일호 국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6시간만 자도 충분히 피로가 풀리는 사람이 있고, 10시간은 자야 피로가 풀리는 사람도 있다”며 “평균 7~8시간 이상 자야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기는 한데, 그건 어디까지나 평균이고 적당량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적당량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며 중요한 것은 ‘깊은 잠’을 많이 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밤에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 낮잠을 자는 경우도 많은데, 낮잠을 너무 많이 자게 되면 생활리듬이 깨져 피곤한 상태가 계속될 수 있다. 박 교수는 “피곤하면 1시간 이내로 낮잠을 청하고, 낮잠을 잔다면 정해진 시간에 일정하게 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잘못된 생활 습관을 개선시켜야 한다. 먼저 늦은 밤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운동은 잠을 자는데 도움이 되지만, 너무 늦은 시간에 운동을 하면 각성이 돼서 수면에 방해가 된다. 수면 건강에는 늦은 오후나 초저녁 운동이 가장 좋다. 

잠들기 전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소변이 마려워 자주 깰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 늦은 밤 음식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너무 허기가 져서 잠이 안 온다면 가벼운 간식 정도로만 그쳐야 한다. 잠자기 6시간 전부터 커피, 녹차 등 카페인 음료, 담배, 술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면 잠은 빨리 오지만, 깊은 잠을 못자 새벽에 자주 깨게 된다. 알코올 자체가 깊은 잠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불면을 극복하기 위해 술에 의존하게 되면 간, 위장, 심장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결국엔 알코올 중독까지 일으킬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주변 환경도 중요하다. 소음을 없애고 실내온도는 너무 덥지 않도록 선선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실내가 더우면 체온이 올라가서 잠을 자기 힘들어진다. 

박일호 교수는 “나이가 들면 당연히 불면증이 생기고 굳이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수면 문제가 주 3일 이상, 1개월 이상 지속되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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