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회 자랑 ⑤ ] 대한노인회 전북 남원시지회 “국가 근본 구성원은 부부… 60년 해로한 회원들 잔치 열어 축복”
[우리 지회 자랑 ⑤ ] 대한노인회 전북 남원시지회 “국가 근본 구성원은 부부… 60년 해로한 회원들 잔치 열어 축복”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3.23 14:19
  • 호수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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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시지회가 해마다 봄·가을에 시행하는 ‘회혼례’. 지회 직원들이 신랑·신부 집사 역할을 하거나 청사초롱을 들고 전통방식 그대로 재현한다.
전북 남원시지회가 해마다 봄·가을에 시행하는 ‘회혼례’. 지회 직원들이 신랑·신부 집사 역할을 하거나 청사초롱을 들고 전통방식 그대로 재현한다.

 

김진석 지회장, 예의생활실천운동 남원지부 설립
회혼례 총 55쌍, 전통혼인례 총 10쌍 치러
 
부부가 함께 해로한지 60년이 되는 해에 치르는 예식을 ‘회혼례’(回婚禮)라고 한다. 헌수례 또는 금강석혼례라고도 한다. 인생의 많은 통과의례 중 가장 성대한 의례로 꼽았다.
 
대한노인회 전북 남원시지회는 해마다 회혼례 행사를 치른다.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려온 회원을 대상으로 한다. 2012년 김진석 남원시지회장이 지회장 선거에 당선된 직후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김진석 남원시지회장은 “현대의 부부는 서로 덜 존중하고 예를 다하지 않아 언쟁이 잦고 자식들에게도 모범이 되지 못한다. 부부가 화목하지 못하면 그 사회도 화목하지 못하는 법”이라며 “회혼례는 두 사람이 인내와 희생으로 삶의 수많은 고비를 지혜롭게 넘기며 화목한 가정을 지켜온 점을 축복하고 여생을 같이 잘 살기를 기원하는 뜻 깊은 행사”라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이어 “어려서 배우는 ‘사자소학’은 부부가 서로 공경하기를 손님처럼 하고 어려운 손님 대하듯 하라고 가르치고, 중용에서도 국가의 근본 구성원은 부부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이 행사는 남원시 예산지원을 받아 1년에 2건씩, 봄철과 가을 ‘흥부제’에 곁들인 부대행사로 치른다. 젊은이들이 전통혼인례를 요구하면 우선순위에 따라 시행한다. 회혼례가 소중하지만 전통을 존중하는 젊은이들의 요구 역시 비중 있게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김 지회장은 효와 예절을 으뜸으로 여긴다. (사)범국민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 남원시지부를 설립하고 이사장직을 맡으면서 이 행사를 시작하게 됐다. 현재 지회 직원 모두가 예실본지부 이사이거나 회원이다. 2005년 춘항제 때 20쌍의 회혼례를 집례한 이후 지금까지 회혼례 총 55쌍, 전통혼인례 10쌍을 치렀다.
 
남원시지회의 회혼례 행사는 전통적인 순서와 규범을 충실히 지킨다. 대례청에 근배상 1개, 동로상 2개는 필수다. 북쪽 중앙에 위치한 근배상에는 송죽, 청·홍실, 표주박, 청·홍초를 준비한다. 동로상에는 신랑·신부 의자, 술, 시접, 잔반 빈그릇, 포, 쌀, 전, 팥, 밤, 배, 감, 대추 그리고 동로상 밑에 모사기를 놓는다.
 
진행에는 큰손님 1인, 집례 1인, 해설 1인, 가마꾼 4인, 청사초롱 각 1인, 신랑집사 2인, 신부집사 2인, 주인 1인, 안부 1인 등 약 20명이다. 회혼례 절차를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신랑신부가 대례청에 입장한다. 자식을 많이 낳고 정절을 지키라는 상징적 의미에서 기러기를 신부집에 드린다. 신랑 신부가 절을 교환한다. 하늘에 서약하고 배우자에게 서약하며 술을 교환해 마신다. 신랑신부가 표주박으로 술을 마신다. 원래 표주박은 하나였는데 둘로 나뉘었다가 하나로 합친다는 의미다. 신랑은 신부에게 읍하고 신부는 신랑에게 허리를 굽혀 답례한다. 가족헌수례, 헌시낭독, 꽃다발 증정 등에 이어 가족사진촬영, 피로연 순으로 행사를 마무리한다.
 
김 지회장은 노인 회장 이전에 남원시에서 이름이 익히 알려진 노인지도자이기도 하다. 그는 남원의 대표적인 축제 ‘춘향제’를 준비하는 춘향제전위원회의 부위원장이다. 매년 5월, 5일간 개최하는 ‘남원춘향제’가 그의 손에서 치러진다.
 
남원춘향제는 문체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의해 지역대표공연예술제에서 2년 연속 전통예술분야 전국 1위로 선정됐다. 이에 대한 김 지회장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김 지회장은 “춘향제는 1931년 일제강점기 때 기생들이 모여 열녀 정신을 추모하는 행사로 시작됐다. 당시 서울․진주․평양 기생들이 모여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냈는데 제관들이 다 기생들이었다”고 소개했다.
 
춘향제 때 노인회원들은 야간에 진행하는 촛불등불 행렬에 참여한다. 그 전에 회원들은 남원시 요천천에서 환경정화 등 자연보호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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