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네트워크'사업, 저소득층 노인 보건·의료·복지 원스톱으로 해결
‘365네트워크'사업, 저소득층 노인 보건·의료·복지 원스톱으로 해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3.30 10:29
  • 호수 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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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하는 ‘365네트워크’ 사업
보건·의료·복지 기관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구성, 저소득 노인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365네트워크가 노인 돌봄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365서포터즈의 도움을 받아 외출을 하는 어르신의 모습. 	사진=조준우 기자
보건·의료·복지 기관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구성, 저소득 노인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365네트워크가 노인 돌봄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365서포터즈의 도움을 받아 외출을 하는 어르신의 모습. 사진=조준우 기자

구청‧병원‧복지관 등 협력 시스템… 서울 중랑구, 경기 안산 등서 운영

각종 질병 치료부터 방역, 간병, 도시락 등 지원… 현재 1500여명 관리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서울 중랑구에 거주하는 안 모(88) 어르신은 지난해 생명에 큰 위협을 받았다. 무릎이 좋지 않아 수입이 적은 장남과 함께 살고 있는 그는 키우던 고양이에게 팔을 물려 상급병원에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비용이 없어 전전긍긍했다. 치료도 문제였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은 잿빛 미래만 제시했다. 이런 안 어르신이 최근 희망을 되찾았다. ‘365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아 의료비뿐만 아니라 생계비도 지원 받은 것. 특히 무기력했던 장남을 다독여 생업 전선에 다시 뛰어들 게 한 것도 큰 변화다. 안 어르신은 “365네트워크의 도움 덕분에 잃었던 미소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복지관을 중심으로 구청‧병원‧보건소 등 보건‧의료‧복지기관이 결성한 ‘365네트워크’가 저소득 고령자 돌봄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건의료복지 노인건강돌봄통합지원센터를 표방하는 365네트워크는 보건‧의료‧복지 전문가들이 60세 이상 중랑구 저소득층 고령자를 위해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는 연대 시스템이다. 

저소득층 노인을 지원하기 위해 그간 보건‧의료‧복지기관은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래도 한계가 있었다. 병원에서 환자를 발굴해도 의료지원을 해주는 게 전부였다. 마찬가지로 구청에서 어려운 형편에 노인을 지원해도 일시적으로 금전적 지원을 해주는 등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보건‧의료‧복지기관이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노인의 불편함을 여러 기관을 거치지 않아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365네트워크는 이러한 발상 아래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제안한 사업으로 2016년 서울 중랑구, 경기 안산 등 3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중랑구는 3년간 30억원의 예산을 지원 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랑구는 2016년 5개 컨소시엄 기관(중랑구청, 신내종합사회복지관, 서울특별시 북부병원, 중랑구보건소, 중랑구정신건강증진센터 및 치매안심센터)과 지역 내 복지관 및 의사회, 병원, 동주민센터 등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 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365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했다.

신내종합사회복지관(이하 신내복지관)이 대표기관을 맞고 네 기관이 협력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대상은 60세 이상 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계층, 중위소득 80% 이하를 대상자로 하지만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해도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지원한다. 

매년 수혜자가 늘어 2017년 기준 1500여명의 고령자들이 혜택을 받고 있고 현재에도 900여명이 접수한 상태로 대상 인원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사업의 첫 번째 핵심은 의료자원연계다. 대한노인회 중랑구지회, 주민센터 등 각종 기관에서 추천하거나 스스로 신청한 사람 중 대상자를 선발한 후 의료지원이 필요한 경우 병원과 연계해 각종 의료비, 간병비, 그리고 요양비 등을 지원한다. 단순히 치료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퇴원 후에도 의사, 간호사, 의료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방문지원단을 정기적으로 파견해 건강관리를 돕는다. 

가족이 없어 식사를 해결하기 어려운 노인들에겐 주 2~3회 도시락 배달 서비스도 진행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환자의 건강을 돕는 특수식도 곁들여 호응도가 높다. 도시락 제작도 지역자활센터에 맡겨 사회적 약자끼리 서로 상부상조하는 선순환 구조도 갖췄다.

도시락 지원을 받는 이 모(73) 어르신은 “틈틈이 건강을 돌봐주는 것도 고마운데 영양까지 챙겨줘 매번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의 경우 집안 정리나 청소를 자주 못해 실외보다 나쁜 환경에 노출되는 일이 잦다. 이런 노인들을 위해서 ‘안전한가(家)’ 프로그램을 운영, 방역과 리모델링으로 안전한 공간을 제공한다. 지난해에도 100여 가구가 도배부터 각종 청소 지원 혜택을 받아 삶의 질을 높였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의 건강 체크 및 집안 청소, 외출 동행 등 일상적인 생활을 지원해 주는 ‘365 서포터즈’ 봉사단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150여명으로 구성된 서포터즈는 요양보호사 자격증 소지자,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전문 인력과 자원봉사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로 단순한 생활지원에 그치지 않고 고령자들의 고독감과 우울함을 보듬어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다만 365네트워크의 사업 계속 여부는 내년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3년간 매년 10억원 규모의 모금회 지원이 올해로 끝이 나면서 당장 내년 사업비 마련이 발등에 불로 떨어진 것이다. 구청의 지원만 기대할 수도 없는 노릇. 그렇다고 해서 1500여명의 노인들을 포기할 수도 없기에 365네트워크는 후원계좌(국민은행/063-25-0008-961/신내종합사회복지관)를 열고 적극적인 대처에 나섰다.

365네트워크 관계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사업인 만큼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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