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민소득, 3만 달러 돌파 유력… 개개인의 살림살이 나아지는 정책 펴야
올해 국민소득, 3만 달러 돌파 유력… 개개인의 살림살이 나아지는 정책 펴야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3.30 13:19
  • 호수 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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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수치상 한국은 올해 선진국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3월 28일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만9745달러(약 3364만원)를 기록했고, 큰 이변이 없다면 올해 3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1인당 GNI 3만 달러는 선진국 진입 기준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실제 가정에서 느끼는 경제 사정은 나아진 게 없다. 한 국민은 “기준을 어디에 두는 건지 수치상으로만 맨날 좋아진다”고 꼬집는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와 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것이다. 한 나라 국민의 생활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2016년 기준으로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넘는 국가는 미국, 일본 등 25개국뿐이다. 이 중 국민소득이 3만 달러이면서 인구가 5000만명 이상인 이른바 ‘30-50 클럽’은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6개국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7번째 가입을 예약한 셈이다. 

12년 만에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진입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정규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우리가 3만 달러를 달성한다는 것은 생활수준이 우리보다 앞서 나갔던 나라들을 평균적으로 따라간다는 의미가 있다”며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이 1만 달러, 2만 달러 등 낮은 수준일 때는 삶의 질이나 복지 여력이 부족할 텐데 3만 달러가 되면 그간 등한시했던 환경, 삶의 질, 복지에 신경 쓸 여력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10여년 세월동안 나아지지 않고 있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고용 시장 악화로 실업률은 점점 높아지고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열심히 일하고 활발히 소비 활동을 해야 할 청년층의 실업률이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9.9%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노인빈곤율 또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전 연령층에서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66∼75세에서 42.7%, 76세 이상에서 60.2%를 기록했다. 이는 비교 대상 38개 회원국 중 최악의 지표다.

이러한 경제지표와 체감 정도의 차이는 GNI 계산법의 문제일 수 있다. 총소득 합계에 기업과 정부의 몫도 포함돼 있어 개인 소득이 부풀려질 수 있는 것이다. 수출이 늘고 정부의 재정 상태가 좋아지는 등 한국경제 전체의 규모와 외형은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그 이익이 임금 인상 등 국민들의 일상생활로 분배되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저금리와 가계 빚 부담으로 정부 재정만 호전됐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3만 달러 진입에 기뻐하기보다 실제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경제전문가는 경제 성장의 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큰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경제성장·국민 생활에 기반이 되는 보건의료, 안전, 사회간접자본 등에 대한 공공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제언한다. 중소기업의 성장에 힘쓰는 등 경제 구조를 튼튼하게 만들어 경제 성장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치권의 역할은 더 중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복지 정책을 내세우는 경우 민심을 잡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 아닌 정확한 분석과 철저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빈부격차를 줄여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3만 달러를 달성했다가도 다시 2만 달러대로 내려오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은 스페인과 그리스는 3만 달러에서 2만 달러대로 추락한 바 있다. 우리나라 또한 성장률 부진과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2009년 2만 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이듬해 다시 올라온 이력이 있다.  

정부는 경제의 외형적 성장 못지않게 국민 개개인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할 방법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펼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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