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路)
길(路)
  • 글=이기영 시인
  • 승인 2018.03.30 13:34
  • 호수 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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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음미하는 디카시 산책

길(路)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마음으로 찾아야 해

哪怕找不到前进的路 

跟着心情走吧

고이영(중국 정주경공업대학 한국어과 3학년)

**

안개 속으로 길이 사라지고 있다. 그 속으로 걸어가는 나도 언젠가는 사라져버릴지 모른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미래,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불안이 엄습한다. 어떡해야 할까. 왔던 길로 되돌아 갈 수만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한 번 시작한 인생은 돌아갈 수 없다. 싫든 좋든 종착지에 도달해야 끝나는 것이다.   

삶이란 저렇게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안개 속을 헤치며 나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함께 가자고 도움을 청할 수도 없다. 철저하게 홀로 매 순간 용기를 내야 하고 마음을 다잡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앞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마음의 소리를 따라 가야 한다. 모든 순간이 자신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안개가 걷히고 마침내 어디엔가 도착해 있을 것이다. 마지막 순간에 후회 없이 만족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겠지. 모두 그러하기를.    

    글=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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