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많이 마시면 우울증·치매 위험 높아
미세먼지 많이 마시면 우울증·치매 위험 높아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3.30 14:06
  • 호수 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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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남 서울대병원 교수 미세먼지 관련 Q&A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수분을 자주 섭취하고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외출 시에는 마스크 착용이 권장된다. 	사진=서울대병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수분을 자주 섭취하고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외출 시에는 마스크 착용이 권장된다. 사진=서울대병원

‘1급 발암물질’로 분류… 폐암‧방광암에도 악영향

외출 시 KF80 이상 보건용 마스크 착용… 물 자주 마셔야

[백세시대=이영주기자]

미세먼지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는데, 미세먼지가 혈관‧폐‧뇌 속까지 침투할 만큼 작아 각종 악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김경남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교수의 도움으로 ‘미세먼지와 건강’을 Q&A로 정리한다. 

-미세먼지는 어떤 질병을 일으키나?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악화다. 특히 천식 환자는 미세먼지 환경이 나쁠 때 단 며칠간 바깥 외출로도 병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미세먼지는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질환, 고혈압, 죽상경화증과 같은 혈관성질환을 악화시키거나 사망률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 심부전, 부정맥, 뇌졸중 등 여러 심장질환 위험 역시 증가된다.”

-미세먼지는 우울증과도 관련이 있나?

“미세먼지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뇌 등 다른 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최근 연구결과가 있다. 미세먼지에 장기 노출되면 전신적 염증반응이 높아지고 이 때문에 우울증 발생과 자살 위험이 증가한다는 내용이다. 성인과 노령인구에서는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 영유아는 자폐스펙트럼장애와 같은 발달장애 질환 위험 증가가 보고되고 있다.”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는 발암물질인가?

“WHO 국제암연구소는 2013년부터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이런 연구들은 특정 국가만 아니라 세계 각국 연구에서 매우 일관성을 보이고 있다. 폐암은 물론이고 방광암과의 관련성도 보고되고 있다. 유방암과 혈액암은 아직 데이터가 부족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한 원칙은?

“지역별 실시간 대기오염도는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에어코리아’ 웹페이지에서 공개되고 있으니 이런 정보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자전거 타기나 달리기 등 외부 활동을 줄이고, 필요하다면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방법에 맞게 착용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는 제품 외부 포장에 ‘의약외품’과 KF80, KF94, KF99 등이 표기돼 있다. 숫자가 높을수록 미세먼지를 더 많이 여과하지만 호흡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기저질환이 없는 일반인은 KF80 정도를 쓰면 큰 문제가 없다. 실내에서는 창문을 닫아 미세먼지 유입을 차단하고 고성능 헤파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보건용 마스크의 올바른 사용법은?

“보건용 마스크 외에 방한 마스크와 일회용 마스크는 차단 효과가 매우 작다. 머리카락 굵기의 1/20~1/30 크기인 미세먼지는 일반 천은 통과해 버린다. 마스크는 사용 방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사용설명서를 참고하되 일반적인 원칙은 코, 뺨, 아래턱 쪽으로 오염물질이 들어오지 않도록 밀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세탁을 하면 모양이 변형돼 기능이 감소되기 때문에 세탁 후 재사용은 피해야 한다. 휴지를 덧 댈 경우에는 틈새로 미세먼지가 흡입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미세먼지 대부분은 코를 통해 흡입되기 때문에 입만 가려서는 소용이 없다.”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현재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된다는 증거가 확실한 식품은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코와 호흡기 점막의 수분량이 많아져서 먼지를 잘 흡착해 배출시킬 수 있도록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면 좋다. 가글과 양치질, 비강 내 생리식염수 세척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미세먼지 노출로 산화손상, 만성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항산화 기능이 큰 녹황색 채소, 과일, 해조류의 적당한 섭취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체 뿐만 아니라 외부 노출되는 가방과 옷 등도 영향이 있나?

“귀가 전, 옷이나 가방에 묻은 먼지는 바람을 등지고 꼼꼼하게 털어내야 실내 오염을 막을 수 있다. 외출 후에는 손 씻기 뿐 아니라 머리도 감아야 한다. 특히 집에 영유아나 임산부, 만성질환자가 있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실내에서의 생활수칙은? 환기가 필요한가?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가급적 창문을 닫고 환기 횟수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고기를 굽거나 튀김 요리를 했을 경우, 청소나 흡연을 했을 때는 실내공기가 더 나쁠 수 있기 때문에 창문을 열거나 환기장치를 작동하는 것이 좋다. 창문을 열어 환기할 경우 가능한 3분 이내로 하고 환기 후에는 먼지가 쌓이기 쉬운 부분들을 물걸레로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는 실내에 들어오면 가라앉지 않고 떠다닐 수 있기 때문에 진공청소기 보다는 물걸레 사용을 권장한다. 하지만 천식같이 대기오염에 민감한 사람이 있으면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 때까지 가급적 창문을 열지 않는 것이 좋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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