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공유가치 통해 인생 이모작 돕는다
기업, 공유가치 통해 인생 이모작 돕는다
  • 라안일 기자
  • 승인 2018.04.05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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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케어매니저·실버 택배원 등 일자리 창출
소득·소비 주체된 시니어 통해 경제 선순환 구현

[백세경제=라안일 기자]기업들이 공유가치창출(CSV) 경영을 통해 고령화 문제 해소에 나서고 있다.

CSV(Creating Shared Value)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되는 공유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적 책임(CSR)에서 더 나아가 기업의 핵심 역량을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등 사회적 가치와 기업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며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다.

유한킴벌리는 CSV 경영을 통한 시니어 비즈니스 육성에 가장 앞선 기업 중 하나이다. 유한킴벌리는 고령화를 문제가 아닌 기회로 보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시니어 산업비중은 5.4%로 독일(12.3%)이나 일본(19.6%) 등에 비해 현격이 낮은 수준이다. 

유한킴벌리는 디펜드 매출 일부를 ‘공유가치창출 기금’으로 기탁하고 시니어 비즈니스에 도전하는 소기업과 사회적 기업을 육성, 시니어 일자리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시니어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면 유한킴벌리도 시니어 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시니어소기업 육성(2017년까지 33개 기업 발굴·육성), 시니어시설의 심리·위생교육을 제공하는 시니어케어메니저 육성, 시니어용품의 공익유통 모델 등을 지원해 450개 이상의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함께일하는재단’과 협력해 2016년부터 진행 중인 시니어케어매니저 사업은 시니어들이 이용하는 요양시설, 데이케어센터 등에 55세 이상의 은퇴 간호사, 물리치료사,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등을 파견해 시니어들의 건강상담 및 정서안정 지원을 돕는다.

지난해 총 60명의 시니어케어매니저가 146개 시니어 시설에서 활동했으며 올해에는 신규 30명과 함께 총 90여명의 시니어 강사가 약 200여 시설에서 활동한다. 건강한 시니어가 질환 등으로 도움이 필요한 시니어를 돌보는 ‘노노케어’ 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시니어케어매니저에 대한 수혜기관과 참여자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다. 함께일하는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수혜기관의 90%가 프로그램 전반에 대해 만족을 표했다. 시니어케어매니저 역시 96%가 자기계발 등의 측면에서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CJ대한통운은 시니어들이 친환경 전동카트를 이용해 각 가정까지 택배를 전달하는 ‘실버택배’를 운영 중이다. 실버 배송원들은 택배차량이 아파트 단지에 실어온 물량을 친환경 전동카트를 이용해 각 가정에 배달한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013년 보건복지부와 ‘시니어 일자리 창출 MOU’를 체결한 뒤 서울시를 비롯해 부산, 인천, 전남 등 전국 지자체들로 실버택배사업을 확대했다. CJ대한통운은 회사의 인적·물적 인프라와 첨단 물류 시스템을 통해 택배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친환경 배송 장비를 제공한다.

지자체는 행정적·예산적 지원을,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시니어 인력 수급과 교육 등을 담당한다. 현재 전국 160여개 거점에서 1300여명의 시니어들이 실버 배송원으로 활동 중이다. 출범 당시 41명에 비하면 5년만에 30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실버 배송원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하루에 3~4시간 근무하며 택배물량 50~60개를 배송하는 정도여서 체력적인 부담이 적고 매일 발생하는 택배 물량으로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택배를 받는 고객들의 호응도 높다. 친숙한 동네 어르신이 배송을 맡아 안심하고 택배를 받을 수 있다. 일자리 창출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도 장점이다.

SK텔레콤은 만 60~70세를 대상으로 농구 경기장 내 입장권 검수 및 좌석 안내를 담당하는 ‘SK나이츠 실버 챌린지’를 운영 중이다. SK나이츠 실버 챌린지는 미국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스퍼스, 피닉스 선즈 등이 홈 경기장에서 지역사회 실버 세대에게 입장권 검수나 좌석 안내 등 자원봉사 기회를 주는 데서 착안했다.

이들은 SK나이츠 홈 27경기에서 활동한다. 근무시간은 1일 5시간이다. 급여는 1일 6만원으로 27경기 근무 시 총 162만원을 받는다. ▲모자, 사인볼, 점퍼 등 구단 기념품 및 물품 ▲매 경기 4인 무료 경기 관람권 제공 ▲근무 시 식사 제공 등 다양한 혜택도 받는다. SK텔레콤은 SK나이츠 실버 챌린지가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동시에 실버세대 일자리 확대에 도움이 되는 만큼 확대할 계획이다.

이마트24는 ‘시니어 편의점’ 모델을 구축한다. 실버택배를 운영하는 대한통운, 우리은행과 손잡고 시니어 편의점주에게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 기업들은 시니어가 운영하는 사업장 및 고령자 친화 기업이 만든 제품의 판로를 개척하는데 도움을 주도록 물류·유통·금융지원을 맡는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을 통해 선발된 시니어 편의점 점주는 가맹비를 면제받고 우리은행을 통해 개점 투자비(상품준비금, 소모품비)를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또한 편의점 내 특화 매대를 설치해 정부가 지정한 ‘고령자 친화기업’과 ‘시장형사업단’이 생산한 노인생산품을 판매할 수 있다. 

이마트24는 올해 시니어 편의점 3개 매장을 열고 오는 2020년까지 전국에 총 20개 매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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