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경 신임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장 “시장, 군수에게 손만 벌리지 않고 상도 주며 협조 구할 것”
양재경 신임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장 “시장, 군수에게 손만 벌리지 않고 상도 주며 협조 구할 것”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4.06 13:31
  • 호수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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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회 운영 철학… “민주적 합의에 따라 결정되면 밀고나갈 터”

경북도 의원 두 번 지내…의정동우회 회장 때 사재 출연하기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손홍민의 몸값은 1194억원이라고 한다. 우리 노인도 어른으로서 품위와 신뢰성을 높여 몸값을 올려보자.”

4월 2일 오전 11시,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장 이·취임식이 열린 대구 호텔인터불고. 양재경(81) 제17대 경북연합회장의 취임사에 장내가 순간 조용해졌다. 축구선수 이름을 호명하며 어른다운 어른이 되자는 말에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호응했다. 

이날 행사에 박영일 전 경북연합회장, 박병용 대구연합회장, 문우택 부산연합회장, 염수환 울산연합회장, 신희범 경남연합회장, 도내 시·군·구 지회장과 사무국장, 이원경 경북도 복지건강국장, 이철우·김광림·박명재 국회의원, 고우현 도의회 부의장, 이승율 청도군수 등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전·현 회장이 나란히 무대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꽃다발과 감사패를 받아든 박영일 전 경북연합회장은 “시·군·구 지회장과 임원 그리고 직원들이 저를 많이 도와주셔서 큰 과오 없이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인사한 후 경북연합회기를 양재경 신임회장에게 이양했다.

박병용 대구연합회장은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을 대신해 읽은 격려사를 통해 “경북 어르신들의 복지와 권익신장을 위해 힘써 달라”고 말했다. 이원경 국장은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대신해 읽은 축사를 통해 “경북도의 노인회를 이끌어갈 양재경 신임 연합회장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 노인회와 발맞춰 노인복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시간여에 걸친 행사를 끝으로 참석자들은 축하 시루떡 절단과 기념촬영 후 오찬을 함께 했다. 양 신임회장은 행사장 출입문에 서서 돌아가는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마에 땀을 훔치는 양 신임회장과 행사장 한쪽에 마주 앉은 후 취임 소감과 연합회 운영 계획을 물었다. 

-취임 소감을 말씀해 달라.

“출마의 변이라고 할까, 노인들이 너무 침묵을 지키는 현실이 안타까워 나서게 됐다. 경찰 출신들의 단체인 대한경우회만 해도 ‘특권을 좀 내려놓자’고 부르짖으며 단합된 행동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노인회도 같이 소리를 맞춰 정부에 대해 개혁시킬 건 개혁시켜야지 지금처럼 가만히만 있으면 안된다.”

양 지회장은 이어 “100세시대의 노인들은 관변단체나 청년들이 눈치 보느라 하지 못하는 소리도 과감히 해서 사회를 개혁시키고 바꿔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잠시 행사장 분위기가 격앙되기도 했다.

“도지사가 참석하지 않은 걸 보고 일부 지회장들이 용납을 못하는 것 같았다.  도지사, 행정․경제부지사가 있는데 이런 날 못 나오면 언제 나오나. 노인회 정기총회 같은 중요한 날에는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고 본다. 노인들이 제자리 찾을 건 찾고 직언도 해야 한다.”

양 신임회장은 3월 정기총회에서 대의원 46표 중 24표를 얻어 당선됐다. 

-당선 비결이라면.

“특별한 건 없고 대의원들에게 위에 말했듯이 사명감을 갖고 눈치 보지 않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선거 경험이 도움이 됐는가 보다.

“도의원 선거에 두 번 나가 모두 당선됐다. 4대 도의원 선거 때는 상대후보가 3선의 국회의원이었지만 압도적으로 이겼다. 그때 합동연설회가 있었는데 거기서 제 연설이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

-도 의원 시절 성과라면.

“제가 예산결산위원장 할 때 도청, 교육청 예산이 상임위에서 삭감 또는 전액 부결이 된 적이 있었다. 이걸 부활시켰으면 하는 당위성을 느껴 전액 부활시켰다. 당시 도청, 교육청의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소신 있게 일 잘한다고 격려해준 일이 기억에 남는다. 도의원들의 탈선·비리를 감시·계도하는 일을 하기도 했다.” 

-지회 운영 구상은.

“우리 연합회의 지회 수(23개)는 경기연합회(44개)와 비교해 반 가까이 적지만 지역은 훨씬 넓다. 지회들이 멀리 떨어져 있어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권역별로 따로 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가령, 포항·울진·영덕지회가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하는 식이다. 그 자리에 시장, 군수들도 참석해 유대감을 갖고 또, 우리의 이익만 대변할 게 아니라 예산이 잘못 돼 있으면 시정 해 달라 요청도 하고 그럴 예정이다.”

양 신임회장은 “우리가 받기만 할 게 아니라 일 잘하는 시장, 군수에게 노인회 이름으로 격려 차원에서 상도 주고 그렇게 상생·협력해나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회 현안은 무엇인가.

“아직 보고를 받지 못해 자세한 사항은 말할 수 없지만 예산만 자꾸 따올 것이 아니라 우리도 능력껏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 행정동우회나 의정동우회에 도 지원이 전혀 없다. 의정동우회 회장 때 사무실 임대료와 운영비, 직원 급여 등 나가는 돈이 많아 사비를 썼다.” 

양재경 신임회장은 경북 청도 출신으로 영남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영흥직물공업사 대표를 지냈다. 제4·7대 경북도의회 의원, 징계자격특별위원장을 역임했다. 국제로타리 청도로타리클럽회장, 평화대사 경북도협의회 회장, 경북도 의정동우회 회장, 청도군지회 부회장을 지냈다. 현재 성균관 유도회 총본부 부회장으로 있다. 

-사업을 크게 한 듯하다.

“부산에서 섬유사업을 했다. 부가가치세가 신설되면서 경영에 충격을 크게 받았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원래 꿈은 무엇이었나.

“정계 진출이었다. 국회의원에 도전하려고 했지만 집안에서 들고 일어났다. 두 번의 도의원 선거를 치르면서 고생이 심했던지 아내가 ‘절하는 데 지쳤다, 조용히 살자’고 해 꿈을 접었다. 온가족이 그러면 포기해야지.”

-그런데 노인회장 선거에는 왜 나왔나.

“여긴 봉사하는 곳이니까. 의정회 회장도 봉사직이다. 제가 많은 건 배우지 못했지만 오랫 동안 사업을 해오면서 쌓은 기업 정신이라든가 정보, 그런 것들을 교환해 서로의 꿈을 키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의 각오는.

“저는 개인 자격의 회장이 아니다. 회장단에서 민주적인 합일점을 찾아 결정하면 그 결과에 따를 것이다. 신라시대 화백처럼 다수의 공감대가 형성되면 과감히 밀고 나가고 결정되지 않은 사항을 독단적으로 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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